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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사진사의 문제점 - "단 한장을 골라내는 능력"의 부재.

by 선배/마루토스 2009.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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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아주 흔히 보는 경우입니다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사진사분들이 어딘가 출사를 다녀오신후(풍경이건 모델이건 가족이건 스냅이건 행사건간에)

그날 찍은 사진중 "The One", 다시말해 가장 잘 된 단 한장을 골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저를 포함해서요 -_-;)


뭐 게시판에 적당히 올리기 위한거야 몇장을 올리건 상관없고

대부분의 경우 꼭 그래야만 할 필요성이 없는건 사실이지만


공모전 제출용이라던가 클라이언트에게 사진을 주어야 하는 케이스에는

그 단 한장을 골라내야만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고민을 하십니다.



"제일 잘 나온 한장이 대체 어느거지?" 하면서요.



그러면서 사진을 솎아 냅니다. "이건 핀이 나갔고, 이건 노출이 부족하고, 이건 화밸이 어긋났고...."

그런 담에 젤 잘 찍은 몇장까진 솎아 내는데 그 다음에 결정을 못합니다.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요?


저 역시 그중 한명이기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고

그 결과 얻은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사진을 골라내는 저의 명제가 잘못되어 있었던 겁니다.


"The One"은...단 한장이라 하는건 노출이 젤 잘맞고 칼핀에 화밸잘맞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 사진을 제가 찍었을 당시에 품었던 목적에, 담고자 했던 느낌에 가장 충실한 한장이

바로 "The One"이었던 것입니다.


애초에 사진을 찍으면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찍었으면?

그날 골백장을 찍었어도 "그 한장"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사진은 화밸, 핀, 노출, 보정..모든게 완벽해도 The One이 되지 못합니다.


모델사진을 찍더라도 담고자 했던 느낌, 보여주고자 했던 감정이 무엇인지를 처음부터 명확히 해야 하고

그것을 가장 잘 살린 한장이 "그 한장"이 됩니다.

섹시가 목적이었다면 거기에 맞는 한장. 열정이 목적이었다면 거기에 맞는 한장.

외로움의 표현이 목적이었다면 거기에 맞는 한장...


그냥 모델 세워놓고 모델이 이포즈 저포즈 취하는대로 수동적으로 찍었다면

잘찍은 사진은 나와도 "그 한장"은 나오기 힘듭니다.


"권태로운 기다림"을 표현하겠노라며 모델 데려다 역광에 갖다놓고 가운 하나 바람에 날리게 한후

한손에 와인글래스, 한손에 담배 들게 하고 갖은 노력하며 수도 없이 찍어

마침내 그 감정의 표현에 성공한 사진 한장을 얻었다면,

모델의 얼굴조차 나오지 않더라도 "The One"이 생긴 것이죠.



저같은 추억사진사에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사진을 찍는 테마는 보통 "가족의 행복한 순간"이고

The One은 그 행복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해주는 한장이 되는 식입니다.

비록 핀좀 나가고 흔들리고 노이즈 많고 하더라도요.(..핀 잘맞고 안흔들림 금상첨화지만..;;)




그러나 "단 한장"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렇게 찍는 것 못지 않게 찍은 사진들중에서 골라내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찍은 이가 "이 사진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보는 다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즉, 사진사의 "보는 능력", "골라내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사진을 판단하는 능력, 평가하는 능력은 찍는 것과는 또 전혀 다른 별개인 것입니다.

사진의 비평능력, 직관적인 사진의 평가능력이 찍는 능력과 별개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죠.



사진생활 하시는 분들의 경우,

의외다 싶을 정도로 이부분이 약한 분들이 많으십니다.


어찌보면 당연하죠. 자기 사진 찍고 보정하고 다시볼 시간도 없는데

남의 사진 들여다보고 할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_-;;



그러나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한발 더 내딛기 위해서는요.


가장 모범적인 사진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사진들을 수도 없이 보고 또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직격탄을 날리는게 어떤 것인지, 최근의 트랜드는 어떤건지,

편안하고 보기 쉬운 사진이란 어떤건지 하는 추상적인 것을 다듬고 추려내어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 합니다.



"나 보기엔 진짜 잘찍은 사진인데 사람들 반응이 별로다"

독불장군식으로 사진생활을 하다보니 자기 느낌, 자기 표현을 강요하고 이를 알아주지 않으면 오히려 대중을 욕합니다.



"막샷중 하나일 뿐인데 의외로 반응이 너무 좋아 이해하기 힘들다"

사람들이 사진을 맘에 들어 하는데 대체 왜 맘에 들어하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합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사진중 "The One"을 골라 자주 포스팅을 하고,

그에 대한 리스폰스를 많이 얻는것을 반복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으시다면

사진이 인정받는다는게 대체 무엇인지, 어떤 사진들이 주로 인정받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많이 찍는것만큼이나

많이 보는게 중요하다고 수많은 선배 사진사분들이 말씀하시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 능력을 키위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The One, 단 한장"을 골라보는 연습을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가장 잘 나온 사진이 아니라, 가장 잘 느낌이 표현된 사진으로 말입니다.



원고를 쓰다 중간에 막혀 다른 방식으로 써보며 전환하기 위해 올려보는 정신론에 대한 간이강좌였습니다. -_-;;

쓰고보니 우왕좌왕 헛소리에 뻘소리네요. 다시 써야 할듯.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