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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많은 분들이 DSLR을 고려하고 또 구매하시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
DSLR이 소위 말하는 똑딱이 카메라와 가장 다른점 하나....그건 바로 아웃포커싱일겁니다.
유효심도치가 낮은 렌즈(한마디로 F값이 적은 렌즈)와 커다란 센서의 합작품으로서 가능해지는 이 아웃포커싱은
DSLR초보분들이 장비를 구매할때 가장 큰 판단기준중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얼마나 큰 판단기준이냐면 "85미리 단렌즈랑 70-200줌렌즈랑 어느게 더 아웃포커싱 잘되요?" 같은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할 정도죠.
위 질문이 왜 말도 안되냐면..아웃포커싱의 4대조건중 2개만 놓고 비교를 하려 드니 말이 안된다는겁니다.
잠깐 본론들어가기전에 짚어본다면 아웃포커싱의 4대조건은
1. 카메라와 피사체 거리가 가까울수록
2. 피사체와 배경이 멀수록
3. 유효조리개수치(F값)이 낮을수록
4.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수록
이 네가지입니다. 근데 거리는 생각안하고 3,4번만 놓고 어느게 잘되냐고 하면 그건 말이 안되죠.
거리가 가까우면 조리개가 이기고 거리가 멀면 망원이 이기는걸요. -_-;;
그러나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단순히 아웃포커싱이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많은 초보분들이 아웃포커싱에도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는걸 모르신다는 점을 짚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여기 두가지 아웃포커싱된 사진이 있습니다.
이 두 사진의 차이점을 이렇게 각각 놓고 비교해보면 한눈에 파악이 되실건데요.....
첫번째 사진은 착란원(객체가 뭉개지며 발생하는 그 윤곽선)이 어느정도 유지가 되면서 서로 겹쳐
독특한 느낌의 아웃포커싱이 발생한 사진입니다. 대신 착란원들이 겹쳐 좀 현란하고 산만하게 느껴질수도 있죠.
이것이 망원화각보다도 아주 밝은 조리개로 사진을 찍을때 흔히 발생하는 아웃포커싱입니다.
F1.2렌즈라던가 F1.4, F1.8렌즈들을 최대개방하여 사진을 찍으면 이처럼 착란원이 유지되면서 어느정도 배경이 식별가능한, 그런 아웃포커싱사진이 나옵니다.
두번째 사진은 순전히 망원으로 아웃포커싱을 시킬때의 느낌이 저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시다시피 착란원이 유지가 안되면서 완연히 나무가지와 꽃잎들이 그 형태를 완전히 무너뜨려 말 그대로 지우개로 지운듯한 아웃포커싱이 발생하죠.
그결과 객체가 구분되지 않는 대신 만약 저기에 주피사체가 따로 있다면 첫번째 사진에 비해 배경이 더 죽어주면서 피사체는 띄워주는 사진이 나오겠죠.
어느게 더 낫고, 어느게 더 못하다....이런게 아닙니다.
착란원이 유지되는게 더 예쁘다 느낄 분도 계시고, 그냥 뭉개지면 장땡인 분들도 계실겁니다.
저 둘은 그렇게 그냥 서로 "다를"뿐이지....좋고 나쁜게 아니거든요.
이런것도 전형적인 망원화각 뭉개기 아웃포커싱입니다.
제 아들은 선명하게 부각되고 배경은 착란원을 유지못하면서 완연히 지워지죠.
그리고 반대로 이건 밝은 조리개의 렌즈를 써서 아웃포커싱 시킨 사진입니다.
배경이 뭉개지면서도 끝까지 착란원이 유지되며 서로 겹쳐지는것이 구분이 되실겁니다.
그 결과 어느정도 거리의 풍경이 살아있어 독특한 느낌이 더해지는 대신 산만한 느낌도 같이 들 수 있죠.
이처럼 두가지 아웃포커싱이 존재하는데도
자세히 관찰하고 또 경험하며 느껴보지 않은 분들은.....이런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어느게 아웃포커싱 더 되고 안되고.....어느게 더 선명하고 안하고....이런걸 기준으로 렌즈를 고르려 하시죠.
솔직히 좀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예를 들면 꽃잎이 휘날릴때 그저 배경지우기만 하는 망원으로 아웃포커싱 시키면..꽃잎의 느낌이 착란원이 무너지면서 그 느낌을 살려내지 못합니다.
반면에 배경이 상당히 산만한데 조리개로만 아웃포커싱시키려 들면 산만한 배경때문에 주제가 드러나지 않기 쉽습니다.
이런것조차도 구분해가며 장비를 선택하셔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고수분들이 어떤 렌즈를 고를때의 판단기준이랑..초보분들이 렌즈를 고를때 판단기준중 가장 큰 차이점이 뭔지 아시나요?
고수분들은 "핀이 맞지 않은, 아웃포커싱 영역이 아름다운 렌즈"를 찾아 헤매이시는 반면
초보분들은 "핀맞은 부분 킹왕짱 선명하고 아웃포커싱은 무조건 잘되는 렌즈"를 찾아 헤매입니다.
아직 핀이 맞지 않은 부분의 아름다움을 구분할 눈, 그정도의 내공을 쌓지 못하셔서 당장 눈에 띄는 현미경같은 선명함만 추구하시는거죠...
소위 구시대의 명렌즈라 불리우는 헬리오스, 라이카, 칼짜이즈 렌즈등등...이런 렌즈들은 솔직히 선명함에선 요즘나오는 렌즈들의 발치에도 못미칩니다.
하지만 이 렌즈들의 핀맞지 않은, 아웃포커싱영역의 아름다움이란 최신예렌즈들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제사진을 따로 드리진 못하지만 사실은 제 3의 아웃포커싱이 존재합니다.
극히 밝은 조리개를 지닌, 그러면서도 충분히 망원인 렌즈들에 의한 아웃포커싱이죠.
소위 85.2, 85.4, 135/2, 200.8같은 렌즈들이 해당되는데
이 렌즈들은 조리개에 의한 착란원이 유지되는 아웃포커싱에 망원화각에 의한 지우개 효과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정말 그 렌즈들이 아니면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유니크하고 독특한 이미지의 아웃포커싱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핀맞은 부분은 또 얼마나 선명한지 그 아웃포커싱에 칼같은 선예도가 더해지면서 비정상적이라 할만한 독특한느낌,
소위 공간감있는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흔히 말하는 공간감있는 사진이란 절대 배경이 지우개로 지운듯한 사진이 절대 아닙니다. 착란원이 유지되야 합니다.)
캐논의 경우 만투, 대포같은 렌즈들의 명성은 바로 이런연유에서 비롯된거죠.
그저 무작정 아웃포커싱 잘되는 렌즈만 찾지 마시고
아웃포커싱에도 종류가 있고, 그중 어떤느낌이 더 자신이 선호하는 느낌인지를 안 연후에..
가장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뽑아줄것같은 그런 렌즈를 고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원래는 이런주제에 대해 쓰는걸 그리 즐기지 않지만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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