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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하고 선명한 사진을 원하는 DSLR초보분들께.

by 선배/마루토스 201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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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사고 사진 찍기 얼마 안된 초보분들이 거의 하나같이 연연하는 명제가 하나 있다면

그건 아마 쨍하고 선명한 사진일겁니다. 거기에 아웃포커싱도 팍팍 되면서 핀맞은 부분은 또 칼처럼 쨍한 그런사진 말이죠.


하지만 이전 제 블로그 글들에서 언급했듯이 그런 사진 찍는게 뭐 쉬운것만은 아닙니다.

장비탓도 있고 유저 내공탓도 있고..이런 저런 몇가지 이유들로 인해 고수분들 사진처럼 쨍~하고 선명한 사진은 쉬이 나와주지 않습니다.


2011/05/12 - [CAMERA] - 왜 내 사진은 초점이 안맞고 항상 흔들릴까? (1)
2011/05/17 - [CAMERA] - 왜 내 사진은 초점이 안맞고 항상 흔들릴까? (2)

일단 핀맞추고 흔들리지 않게 찍는것만 해도 이리 어렵고..

무엇보다도 쨍하고 선명하게 사진이 나오기 위해 필요한 "쨍한 빛"의 조건을 깨우치는것도 쉽다 하기 힘들며

그 빛을 최대한 살려 선명한 사진을 찍는 세팅과 이를 극대화하는 후보정방법을 익히는것 또한 빈말로라도 누워떡먹기라곤 못합니다.


최소한 스스로 이거저거 열공하며 반년이상, 꾸준하게 일년이상 사진찍고 반성하고 후보정해야 체득하는 영역이라고 봐야겠죠.



그러나 여기서 제가 그럼 선명하고 쨍한 사진은 어떻게 찍고 후보정해야 하느냐? 하고 가르쳐드리기위해

이 글을 적냐면...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항상 한발 뒤로 물러나 전체를 보고, 상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위수단을 나눠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게 보이고,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니까 말이죠.




우선, 선명하고 쨍한 사진이 나쁘다는 소리는 저도 절~대 안합니다.

사진 선명하고 쨍해서 나쁠거 그리 없는거 맞거든요.


그래도 일단은 큰 목적이 무언지를 먼저 상기하기위해 우리 같이 한발 뒤로 물러나 크게 한번 봅시다.



애초에 사진이 왜 쨍하고 선명해야 하나요?

왜 초보분들은 선명하고 쨍한 사진을 우선 찍고 싶어 할까요?



아마도 인정하고 싶지 않으시겠지만 답은 솔직히 완전 간단합니다.



볼줄 아는게 그거밖에 없어서예요 아직.

딱 아는만큼만 보인다고...다른 고수분들 사진을 볼때 그사진의 주제, 테마, 이야기...이런걸 보면서도 그런걸 볼줄 모르기에,

딱 그 수준에서 아는게 선예도와 쨍함, 선명함..이런거밖에 없기때문에 이런것만 보이는 거고

그런것만 보였기때문에 그런걸 추구하려 드는겁니다.




그 어떤 사진을 보더라도 아이의 미소라던가..

아, 저 가족이 다같이 어디를 갔는데 뭐를 하고 놀다가 아이가 뭘 어찌어찌해서 뭐하는걸 가족들이 보고 웃었겠구나..

빛을 보니 오후시간이긴 한데 일부러 역사광에서 색온도를 올려잡아

가족의 즐거운 한때를 따스한 색감을 통해 은은하게 전달하는구나, 아이의 업된 기분이 라인아트의 빛으로 표현되고 있구나..

참 행복하고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는 그 가족의 즐거움이 엿보이는구나..

아이가 물놀이를 참 좋아하는구나..저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 수영복을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골랐겠구나..이런거 생각안합니다.

생각할 줄을 모른다고 해야겠죠. 모르기에 보면서도 못보는겁니다. 정말 아는만큼만, 생각하는 것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까요.



대신 다른 생각을 합니다.

딱 아는 만큼, 눈에 지금 보이는것만큼의 생각을요.


오 망원렌즈인가보다, 아웃포커싱 죽이네, 선예도 캡이다..쨍하다..무슨 렌즈 무슨 바디일까..샤픈준건가 안준건가..

조리개는 몇이고 감도는 몇일까...




"사진"을 볼줄 모르고 "화질"만 봅니다. 왜?

"사진"을 모르고 "화질"만 알기때문이죠. 아직.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제대로 된 스승이나 책으로 배우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게시판으로, 그리고 장비 리뷰나 잔뜩 올라와있는 몇몇 블로그와 카페로부터 배우다보니

자연스레 사진이 아니라 화질, 장비만 알게되고 아는만큼만 보이다보니 절로 저리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소위 뻘짓이란걸 하게 되죠.

지름신이 강림해서 저렌즈 저장비면 나도 쨍한 사진 나올거야 하며 이거저거 지르고

그래도 안되니 온갖 용하다는 샤픈 관련 액션이나 후보정 비법을 들여다보고..

장비를 고르는데 MTF그래프나 보고 앉았는가 하면

얼마나 색이 아름답고 빛망울이 예쁜가가 아니라 오직 선예도와 해상력 뛰어다나는 렌즈만 골라 찾아다닙니다.


비구면렌즈가 들어가있는가 아닌가가 착란원의 모양을 어찌 바꾸는가 하는가를 알고 원하는 착란원을 찾아다니는게 아니라

망원에 의한 아웃포커싱과 조리개에 의한 아웃포커싱도 구분할줄 모르면서 그저 쨍한 렌즈만 쓰고싶어하게됩니다.


핀이 맞은 부분만 볼줄 알기에 핀이 맞은 부분이 얼마나 선명한가만 따지는거죠.

핀이 안맞은 부분을 볼줄 모르기에 핀이 안맞은 부분의 아름다움이 거리와 조리개와 렌즈특성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는 절대 모릅니다.


보통 사진에서 핀맞은 부분이 10%, 핀안맞은 부분이 90%임에도, 그래서 사진의 진짜 분위기와 맛은 핀안맞은 부분이 결정하는데도 말입니다.




사실 DSLR을 이제 갓 시작했거나 시작한지 1년 남짓한 초보분들에게 지금 당장 이런걸 알라고 하면 그건 무리인거 저도 압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것들을 가슴에 담아두고

자기가 왜 선명하고 쨍한 사진이란걸 찍고 싶어하는지는 알아야.. 

막상 선명하고 쨍해봤자 주제와 테마 없으면 그사진은 선명하고 쨍한 디지털쓰레기에 불과하다는걸

뒤늦게나마, 그래도 남들보단 빨리 깨닫고 사진의 본연에 충실할 수 있을것입니다.


선명하고 쨍하게 함으로서 사진의 표현력중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보탬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진의 보다 한단계 높은 경지를 한발 뒤로 물러나 바라보게 된다면 그게 사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얼마 안된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막말로 한 일년 대충 쨍함과 선명함의 요인 및 후보정법 좀 공부하면

그 이후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진을 찍어도 필요충분한 선명함과 쨍함을 획득합니다.

그 다음부터 찍는 사진은 다 선명하고 쨍~하게 할수있어요. 이런건 정말 일년 채 안걸릴겁니다 작정하면.



하지만 사진에 행복을 담는것, 사진에 주제와 테마를 담는것, 그리고 그것을 온전하게 보고 느끼는 법을 아는것은

그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며 오래 걸릴 그런 것입니다.

보고자 하는 마인드가 없다면 몇년이 지나도 보이지도 않고 담아야 한단 생각도 못하죠.

반면 마인드만 있다면 선명하고 쨍하지 않더라도 주제와 테마와 행복을 담은 사진은 당장이라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와 테마가 선명하고 행복이 쨍하다면 사진의 선예도나 노이즈따위랑은 상관없이

그 사진은 더할나위없는 임팩트와 강렬함을 지니게 될것입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그리고 아마 이후로도 수많은 초보입문자분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쨍함과 선명함에만 매료되어

자기도 그렇게 찍고싶어하겠죠.



하지만 그전에..왜 그렇게 찍고 싶어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애초에 사진기 왜 샀는지, 뭘 찍고 싶었는지 자기 가슴에 물어보시고

이러한 점들을 가슴 한구석에 담고 셔터를 누르시다보면....


장비에 큰 돈 버리는 일 없이도 행복한 사진생활을 하실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오늘도 뻘글을 써봅니다.



저도 감히 이런말 쉽게 할 처지는 안되지만 이거 정말 진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딱,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거 말입니다.



지금은 저도 제 아는 바가 미천해 이런 정도의 시야밖엔 가지지 못해 이런글밖엔 적을 수 없지만


한 10년 더 지나 제가 아는 바가 좀 더 많아지면

더 많은걸 보고, 더 많은걸 적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지니고서



오늘도, 또 내일도 셔터를 누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