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언제 끝나나 언제 끝나나 하고있었는데
앗하는 사이에 이상기후덕인지 벚꽃이 절정이고 야외 나들이 하며 사진찍기 좋은 철이 되었습니다.
이런 계절이면 가족들이 흔히 찍는 사진중 하나가 바로 예쁜 꽃들을 배경으로 하여
아이들이나 가족의 사진을 예쁘게 담는거죠.
특히 비싼 DSLR 겨우내 썩히다가 제값을 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까지도 들게하는게 바로 저 흩날리는 꽃잎들입니다.
사실 비결.....이라고 하니 뭔가 특별한, 그리고 쉬운 그 어떤걸 연상하고 이 포스팅에 들어오셨다면 좀 죄송하네요.
제가 오늘 말할 내용의 골자는 비결이라기보다는 심득...같은 겁니다. 얼마전 페이스북을 통해 예고했던 [배경]과 관련된 포스팅이예요.
그래도 한번 읽어두시면, 틀림없이 두고 두고 남을거라는건 장담드립니다.
DSLR의 특징중의 하나는 얕은 심도입니다.
그것은 큰 착란원을 만들어 내기 쉽다는 말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기도 하며,
흔히 말하는 아웃포커싱 시켜서 우리 예쁜 아이들은 돋보이게 하고 그 외의 것은 날려버림으로서
피사체를 강조하기에도 아주 쉽다는 거죠.
문제는, 단순히 날리기만 하면 장땡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개나리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때 아무 생각없이 찍고나서 나중에 돌아와서 보면,
배경이 뭔가 노란 얼룩이 크게 뭉탱이 하나 져있는거 같은데 무슨 꽃인지 안보입니다.(.....)
혹은, 배경의 꽃도 너무 선명하고 아이도 선명해서 시선이 분산되고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인지 꽃이 주인공인지 알수없는 산만한 사진이 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오늘의 꽃사진에 있어 핵심은 그거예요.
[착란원]
착란원이라 하니 좀 어렵게 들리실 수 있는데 이것은 하나의 점같은것이 존재할때
심도를 깊게 하면 점 그대로 보일것이고 심도를 얕게해서 다른데 초점맞추면
점이 아웃포커싱되면서 원형으로 변화하는데, 이때 그 변화된 원형을 착란원이라 부릅니다.
아웃포커싱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시게 되면, 이 착란원이 유지되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물론 유지되는 경우도 있어요.
점이 "광원"의 성질을 지닌다면 그 착란원은 어지간히 아웃포커싱 시켜도 착란원 꽤 유지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연상하시면 쉬울거예요.
그러나 지금 계절에 절정을 맞이하는 꽃같은 작은 객체는 점적인 성질은 강하게 지니지만
절대로 광원은 아니기 때문에, 착란원의 모양을 유지시키는게 오히려 힘이 듭니다.
이 꽃을 꽃으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만 적당히 아웃포커싱 시키고
착란원이 어느정도 유지되면서도 우리 아이들은 선명하게 담으려면
몇가지 방법이 있는데, 제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게 바로 그부분이예요.
[배경을 보고, 거리를 선택하는 안목]이란 말이죠.
예를 들어 개나리꽃이 거의 구분이 안갈만큼 뭉쳐져있는거 보고
"우와 대-박" 이러면서 거기 배경으로 대충 조리개 열고 사진찍으면...
착란원이 유지되지 않아 또 노란 얼룩이 담깁니다.
개나리꽃이 서로 어느정도 떨어져있으면서
그 꽃들 하나하나가 착란원화 되었을때 서로 겹칠락말락한 분포를 보이는 배경을 찾아내어 찍는다면
꽃과 꽃의 구분이 어느정도 일어나기때문에 이때는 오히려 꽃이 많은것보다 사진은 더 예쁘게 나와요.
그리고 착란원의 정도를 조절하는것에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망원이 되는 렌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착란원이 변화하며
조리개를 얼마나 여느냐에 의해서도 착란원이 변화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것에 우선하는 방법은 바로 여러분의 발입니다.
착란원이 어떤 모양으로 얼마만큼 뭉개지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카메라-피사체간 거리와 피사체-배경이 되는 꽃들 사이의 거리 입니다.
카메라-피사체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다뭉개집니다. 적당히 떨어지되 너무 떨어지면 이번에는 아웃포커싱이 안일어납니다.
피사체-배경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하나도 안뭉개집니다. 적당히 떨어지되 너무 떨어지면 이번에는 다 뭉개집니다.
배경을 보고 그 배경이 만들어 낼 착란원을 미리 예측하되
현재 세팅한 카메라와 렌즈의 화각과 조리개까지 연관해서 이미지해 낼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배경을 보는 안목입니다.
그리고 카메라-피사체-배경간의 거리를 구도를 감안해 배치하는 능력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거리조절능력입니다.
말도 안된다고요?
말이 됩니다. 실제로 고수분들 의식 무의식중에 이거 다 하고 계셔요.
그분들은 아예 한술 더 떠 소위 말하는 "회오리 보케" "소용돌이 빛망울"도 필요할 때 척척 만들어냅니다.
그런거 특정렌즈 쓸때만 나온다고 하는 사람 가끔 있는데 헛소립니다. -_-
착란원의 광학적 특성을 알고, 그게 만들어질 수 있는 배경의 객체와 거리 선택해 적절한 세팅으로 찍으면
어지간한 렌즈로도 못만들게 없어요. 의미가 있냐 없냐는 둘째치고...(......)
다만 이런걸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사진책도 없다시피하고, 알려주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누가 가르쳐줘 알았다고 해서 바로 해낼수 있는 영역도 아니고요.
그래서 제가 저 앞에서 비결...이란 제목을 쓰긴 했으되 심득같은거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실 망원화각을 사용할수록 착란원은 더 쉽게 무너지며
밝은 조리개의 렌즈를 사용할수록 착란원은 비교적 더 쉽게 유지되는 경향은 있어요.
그래서 제조사들도 조리개 1.4, 조리개 1.2...이런 렌즈 만들어 내놓는겁니다.
기왕 꽃 배경으로 사진 예쁘게 찍으실거라면
이러한 배경을 보는 안목과 거리를 조절하는 내공을 염두에 두면서 시도해보세요.
장담컨데 작년, 재작년과는 다른 사진을 얻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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