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진좀 한다는 분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초거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가 한곳 있습니다.
가공스러우리만치 활성화되어있는 장터와 게시판등을 바탕으로 DSLR 보급의 붐을 타 회원수가 100만이 넘은 곳이죠.
거기에 소위 "일면사진"이라는게 있습니다.
하루에 한번,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는 사진을 자동으로 추출하여 메인페이지에 걸어주는데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다보니
거기 한번 올라가는게 별따기고...올라가려고 애를 쓰시는 분들의 수도 적지 않습니다만
점차 일면사진은 그 성격이 크게 변질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더이상 눈뜨고 보아주기 힘들정도가 되었습니다.
요컨데 늘씬쭉쭉빵빵하고 헐벗은 아가씨들의 사진만 주구장창 올라오게 변했다는 거죠....
통계적 수치적 증거를 대기 위해서 저는
한달간 올라온 모든 1면 사진을 대상으로 분석해보았습니다.
매일 정오를 기준으로 할때 36장의 일면사진이 갱신, 롤되며 메인페이지에 뿌려집니다.
이 36장중 평균 31장은 무조건 늘씬쭉빵헐벗ㅊㅈ사진이 점유합니다. 기본으로.
거기에 1장 정도 여친 혹은 코엑스 행사장 사진이 꼽사리 끼는 정도고 여튼 그래요.
그러면 보통 일면 36장중 31~2장정도가,
즉 86~89%가 늘씬쭉빵헐벗ㅊㅈ사진으로 채워집니다.
그리고 4장 전후 오락 가락 하며 풍경 자연 사진이 나머지 자리를 채웁니다. 평균내면 10%쯤 됩니다.
그리고 한달동안을 통틀어
새 사진이 4번, 기타 동물이 2번 올라왔더군요. 월간 비율로 치면 ...0.6%라는 소리입니다.
행사, 보도 사진이 가끔 들어가는 경우는 있는데
이때 99% 코엑스나, 킨텍스 행사때 찍은 모델사진, 바디페인팅 같은게 들어가 사실상 늘씬쭉빵모델로 보아야 하며
실제로 위 분석에선 그렇게 분류했습니다.
극히 드물고 예외적이지만 어라전 올림픽때문인지 피겨스케이팅 관련 사진이 몇장 있긴 합니다.
한달동안 일면에 올라온 아이, 가족 사진은 아예 없습니다. 0%
사물, 제품사진도 아예 없습니다. 0%
피겨스케이팅 빼고 스포츠/취미 사진도 사실상 없습니다. 0%
건축/예술로 분류될만한 사진도 없더군요. 0%
자, 저 사이트의 일면같지도 않은 일면에 가고 싶으신 분들 혹시 아직 계시다면
이제 뭘 찍어야 할런지 통계데이터를 통해 아셨으리라 믿습니다.
더불어 일면의 평균 88.89%를 살색으로 채우도록 알고리즘 짜내느라 고생하신 저 사이트 운영진분들께
참 수고하신다고 어께라도 한번 토닥여드리고 싶군요. (.......)
일단 일면에 오르는 알고리즘 자체를 운영진은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기업비밀이라나 뭐라나...
대략적으로는 24시간 내 업로드 된 사진중 추천수/순간 조회수(짧은 시간에 많은 클릭)/댓글수 등을 종합한 후
이것을 각 카테고리별로 책정된 기본점수와 합산, 가장 높은 점수가 되는 일정장수의 사진이 자동으로
일면에 올라오는데...날이 갈수록 댓글수, 추천수의 비중은 좀 줄어들고 결국 조회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색면이 된 일면을 보며 느낄 수 있죠. 실제로 저는 무플일면도 본적있습니다.
운영진은 일면에 대해 매우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댑니다.
한편으로는 일면이 매우 명예로운 것인양 포장하는데 이를 위해 회원정보에
추천사용기/강좌 수는 표시 안해주더라도 일면 장수는 표시해주고 있으며
이게 또 명예롭다 실제로 느낀 회원분들도 계셨는지 명함에 기입한다던가(....)
일면 100장 프로젝트같은걸 위해 다중아이디, 차명아이디, 동호회의 백업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회원분들도 있죠.
그러면서도 일면을 의도적으로 색면으로 몰아갑니다.
사실 주갤/작갤에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사진이 있습니다.
풍경, 인물, 자연, 여행, 아이, 모델, 행사, 누드, 사물, 제품, 스포츠, 취미, 에세이 등등...
카테고리만 세어봐도 얼추 13개 카테고리가 존재해요.
저기 작갤과 주갤의 이중체제이므로 각 카테고리마다 한장씩만 뽑아도 이론상 매일 26장의 일면사진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그냥 그렇게 하면 될것을...고의적으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고
조회수가 많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라는 애매모호한 논리로 위에서 언급했던 카테고리 기본점수를 도입한 후
이 기본점수에 차등을 두되 조회수 추천수가 월등하여 기본점수를 누르고도 남는 사진은
절로 일면에 오르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색면이죠.
모델쪽 말고도 일면에 환장하신 분들중 일부는 모델카테고리의 경쟁을 피하고 가산점을 얻고자
후보정 카테고리. 행사카테고리, 에세이 카테고리에까지도 손을 뻗치고 있기때문에
그냥도 조회수에서 압도적인 모델사진에 이쪽 카테고리의 모델사진들이 더해지면서
위 제가 조사한 통계대로 일면의 88%가량을 상시 모델사진이 점유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데
한술 더 떠 치열한 경쟁을 뚫고자 노출의 수위가 갈데까지 가고 있는거죠.
거의 뭐 누드사진에서 꼭지만 가리면 된다던가 모델 둔부의 95%가 노출되어도 팬티조각 비슷한 뭐 하나 걸치고 있으니 누드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막가는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이 실제로 일면에 자주 가다보니
이제는 아예 롤모델로서 확립되어 이분들을 따라하는 추종자가 끝없이 뒤이어 나오고 있을 정도니까요.
얼마나 대단한지 새사진 찍고 조직적으로 추천올려 일면 만드시는 분들조차 조회수에서 눌려 점차 일면빈도가
팍팍 낮아지고 있을 정도니 말 다했죠. 이분들 조직력도 장난아닌데 (......)
한때는 운영진도 이렇게는 안했어요.
어느정도 카테고리의 제한을 두었었고..모델 노출사진의 비중이 줄어들고
모델사진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사물, 여행, 아이사진등에 고루 일면의 영예가 돌아가게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면 메인페이지에 카테고리 골라보기 기능을 아주 조그맣게,
이제 가입하는 분들은 그런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 알수조차 없게 넣어놓고서는
댁들이 메인화면에서 일면 골라볼 권리를 주었으니 우리는 할 도리 다했다...는 식의 태도로
카테고리의 제한을 풀어버렸습니다. 거의요.
이유? 굳이 추측해본다면....광고수익이겠죠.
아이가 웃고있는 사진, 여행지의 사진보다 늘씬쭉빵헐벗모델사진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거기서 생겨나는 광고노출의 빈도수 차이가 곧 그들에겐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였을테니까요.
일면에서 새사진,야경사진이 줄어드는 것도 새사진이 욕먹어서라기보다 모델사진에 비해 클릭이 덜 발생하니까
새나 야경사진보단 모델사진이 올라가도록 손을 본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뭐 새사진 야경사진 찍는 분들중 일부의 패거리 작당 추천질 부작용이 크기도 컸지만......
다시말해 이제는 아예 의도적으로 일면을 색면으로 만들어 나가는겁니다. 유저와 운영진이 손에 손잡고.
명색이 국내 최대의 사진 및 장비 사이트라고 여기 저기 자랑하지만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아마추어들의 사진 생태계를 비틀어놓고 있다는 점에 있어선 솔직히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델사진 일면과 상관없이 찍으시며 사진수양에 힘쓰시는 분들도 많지만
일면에 못간다면 굳이 비싼 돈 내고 모델불러다 사진 안찍을 아마추어의 수도 장난아니게 많을거라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사진기 좋은거 사면 늘씬쭉빵헐벗모델사진 당연히 찍어야 하는갑다 하고 생각하는
입문자들의 비중도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테고 말이죠.
제생각은 그래요. 저거 못고칩니다.
제가 이런 포스팅하고 통계자료 들이밀고 해봤자 저기 운영진은 절대 변하지 않을거예요.
대신 유저들이, 회원들이 변해야 합니다.
그깟 일면 내가 거절해주마, 하고 마음 깔끔하게 비우고 클릭을 해주질 말아야 해요.
저기 일면 아닌 더 명예로우며 활성화된 다른 곳도 많습니다. 아, 물론 국내말고 해외에요. (.........)
물론 제가 여기서 이야기한 곳보다는 다른 국내 사진 커뮤니티가 더 낫긴 낫지만 50보 100보라고...
어디는 여전히 흑백라이카시절 향수에만 빠져있는가 하면 또 어디는 작가정신이 너무 강해 자칫하다간 삼켜지기 딱입니다.
국내 사진 문화가 왜 이렇게 변질되고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지 참....
그걸 바로잡아야 할 책임과 의무는 도대체 누구에게 있는지.....그런게 좀 아쉽습니다.
...이상은 밀어주기 위젯 테스트용 게시물이었습니다. (........)
티스토리가 베스트 블로거들한테 이젠 이런 베타 테스트도 시키네요 ㅠㅠ
'CAM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과 후보정, 어느게 더 어렵냐고요? (20) | 2014.04.30 |
---|---|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과 사진사들. (16) | 2014.04.25 |
라이트룸을 쓰지 않는 이유와 영화 300풍 간단 보정팁 (49) | 2014.04.22 |
카메라를 든 남자분들께 드리는 말. (48) | 2014.04.15 |
사진, 찍지 말아야 할 경우를 알아야 하는 이유. (51) | 2014.04.10 |
지인의 "스냅 작가를 못구해서 그러는데.."라는 말의 참뜻은 (7) | 2014.04.10 |
DSLR/미러리스로 꽃배경 인물사진 예쁘게 담는 비결 (34) | 2014.04.03 |
사진 그까이꺼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ㅋ (34) | 2014.04.01 |
사진 저작권을 둘러싼 케나와 대한항공의 다툼, 그 결과. (28) | 2014.03.28 |
사진에 있어 제목의 중요성에 대하여. (38) | 2014.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