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이번주에는 포스팅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늘이 마지막이어서 급 부랴부랴 포스팅 합니다..;
얼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사진은 좀 찍겠는데, 후보정은 도저히 모르겠다고...후보정이 사진보다 훨씬 어려운것 같다고..
반면에 또 정 반대되는 이야기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었습니다.
후보정은 좀 하겠는데, 사진은 진짜 어렵더라고...사진에 비하면 후보정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짐작 조금 하셨겠지만 후보정이 어렵다고 하신건 60대 어르신이었고,
사진이 어렵다 한건 30대 후반의 장년이었습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예요. 이미 자기가 해왔던 것, 충분한 경험을 쌓은건 쉬울 것이고
처음 해보는것, 기초가 전혀 없는 것일수록 어렵게 느껴지는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사진이라는건 엄연한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는, 고도의 문화콘텐츠예요.
후보정 또한 지금에 와서는 디지털의 총체적 이해를 동반해야 하는, 하나의 학문에 가까운 분야고요.
당연히 둘 다 어려울 수 밖엔 없습니다. 그러나 굳이 하나를 찝어 어느게 더 어렵다...고 해야 한다면
저는 사진을 꼽겠습니다. -_-;
단순한 촬영 테크닉과 후보정 스킬만 놓고 본다면 양쪽의 학습 난이도 및 실제 필드에서의 응용난이도는 거의 동등해요.
조리개, 셔속, 감도를 알고 빛을 이용해 촬영하는 것과, 비트맵과 RGB를 알고 연산을 통해 보정하는 것은 실로 흡사합니다.
게다가 자동모드의 존재는 외부플러그인필터의 존재와 동급이죠. 셔터만 누르면 되듯, 클릭만 하면 보정되는 툴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따져본다면...하나의 가정이 되겠지만, 찍을 때 잘 찍으면 보정은 거의 필요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예 필요없진 않아요. 2%를 다듬어 내는 과정은 거의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하니까요.
또한 찍을 때 실패하면 보정으로 도저히 어떻게 해 내기 힘든것도 맞죠. 관용한도라는게 있으니..
게다가 사진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구도와 구성, 시선이동 처리, 화각의 결정, 피사체의 감정 유도, 순간포착등은
파면 팔수록 끝이 없습니다. 예술에 끝이 있는거 보셨어요?
그래서 사진은 아무리 오래 해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후보정은 사실 하는 사람의 머리속에 사진의 완성형만 명백하게 존재한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요.
그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는 후보정 내공을 쌓는게 조금 어렵지만,
이건 진짜 기초를 탄탄히 하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 확립됩니다. 결국은 말그대로 '보정'인거거든요.
보정의 한자가 무슨 한자인가요? 補正입니다. 도울 보, 바로잡을 정이예요.
후보정이 사진보다 어렵다는 말을 하시는 것 자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 이제와서 xy좌표가 어떻고 RGB가 어쩌고 HSV는 뭐고 클래러티는 어떻고 리퀴파이가 저쩌고...
머리가 복잡하고 엄두가 안날 수도 있는거 맞거든요.
다만 이런건 올바른 순서로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 정통파 기초를 쌓을 기회를 갖지 못해서라고 봅니다.
막상 하나씩 욕심 안내고 해보면 충분히 하실 수 있는데 안해보시던 거라 익숙하질 않아 더 그러신겁니다.
물론, 디지털 아트의 영역은 전혀 별개예요.
후보정이라는 작은 범주를 벗어나, 여러 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진을 전혀 다른 디지털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디지털 아트는 제 2의 촬영이라 불러도 될,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예전 미술에서 콜라쥬나 프로타주, 데칼코마니, 모자이크등이 회화와는 다른 장르의 별도 예술로 인정받았듯,
디지털 아트는 사진과 독립된 다른 영역의 예술이라 보아야 합니다.
이 영역으로 가기 위한 리터칭은 이미 보정이라 부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예요. 이건 또 다른 창작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도트그래픽, 2D 이미지 그래픽, 2D 벡터 그래픽, 3D 모델링, 3D 렌더링을 전부 다 경험해 보았고
사진도 10년 넘게 촬영해오면서 느끼는 건데
사진에 비하면 보정은 정말 쉬운겁니다. -_-;;
그게 제 저 최초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이네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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