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번 제가 사진동호회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을 포스팅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에는 보통 사람이 사진동호회를 가입했을 때 받게 되고 겪게 되는 다양한 부작용들을 이야기 했었습니다만
오늘은 조금 더 저 개인적인 입장에서
왜 제가 어떠한 사진동호회 활동도 하지 않는지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첫째. 저같이 어느정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부분은 완성이 된 사람이 동호회에 참가 하게 되면
원하던 원치 않건간에 온/오프라인에서 거의 맨투맨으로 일방적인 강의를 해드려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기 쉽습니다.
일로서, 혹은 원해서 사람 모아놓고 하는거라면 또 모르겠지만
동호회에 즐거움을 찾으러 가는데 점차 나가는게 부담스러워지는 것이 당연해지게 되고
처음의 목적은 빛이 바랜채로 신입회원 들어오는 분들, 오프모임 처음 하시는 분들 상대로
같은 말만 영원히 반복해서 하게 되는 기이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데 이게 바람직하다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어린아이들 가르치는 사진모임 같은데 가서 자원봉사를 하면 했지...
애초에 동호회라는건 동등한 사람들이 같이 즐기기 위한 모임입니다.
누가 누굴 가르치고 누가 누구에게 배우기 위한 스터디 모임이 아니잖아요....?
근데 막상 해보면, 너무나 쉽게 이렇게 변질되어 버리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질투를 사게 되기도 쉽고, 동호회 나와서 지 지식 자랑만 하는 x같은 놈이라는 욕이나 얻어먹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안하면, 안가르쳐준다고...자기만 다 해먹는 사람이라고 욕을 얻어먹어요.
그냥 첨부터 일절 아는 티 안내고 조용조용 해야 하는데...그렇게 자신을 속이면서 동호회 해봤자 참이나 행복하겠죠?
둘째. 이전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여럿이 모이게 되면 찍고 싶은 것을 찍을 수 없게 되고
숫자가 힘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주변에 민폐를 끼치게 되기 쉽습니다.
일단 좀 이름난 출사지에 그런 동호회 팀 두팀만 와도 혼자 오신 분들은 삼각대 놓을 자리조차 못찾고 돌아가기 일쑤예요.
다수가 모여 움직이는 그 자체가 원하던 원치 않건 문제시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사진동호회끼리 자리싸움 말싸움 패싸움 하는 광경 한두번 본거 아닙니다 (.......)
셋째. 이런 동호회는 필연적으로 파벌이라는게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들,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주 보며 얼굴 트고 말 놓고 형 아우 하는 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사이에는 크나큰 벽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너도 모임에 나와서 말 트면 되지 않냐 하시는 경우도 많이 봤지만
그래봤자 기득권에 한발자국 들여놓는 것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해서 민족의 정서인 '정'에 근거한 이런 따스한 미풍양속을 나쁘다고 단언 할 수도 없는 일이죠.
술 몇잔 걸치고 사진이 이렇네 저렇네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레 형 아우 하게 되는 건데
오프에서 형 아우 하게 되었는데 온라인에서 다시 A님 B님 하고 존댓말 한다는 것도 넌센스죠.
특히 운영진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 분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마치 어떤 특혜를 받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분명 규칙 위반은 똑같이 했는데, 오프 참가 안하는 사람은 제명당하고 술같이 많이 마신 사람은 아무일 없이 지나가고...
혹은 운영진이 분명히 잘못을 했는데도 친분때문에 두둔하고, 억지쓰고...
이게 좀 심각한게, 활발히 활동하면서 말 트신 분들은 자기들끼리 형님 아우님 하면서도
절대 다른 분들이 보면서 어떤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모릅니다. 알면 애초에 그러겠습니까.
아니, 일부러 티를 못내서 막 안달나신 분들조차 계신데요 뭐....
반대로 소수파는 소수파대로 나름의 구심점 찾아서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윽고 양자는 불꽃튀는 한판 승부를...(........)
여기에 한술 더 떠 사랑의 작대기가 이리 저러 걸쳐지기 시작하면 이건 뭐 수라장이 따로 없게 됩니다.
그리고 형아우끼리 돈을 꾸고 갚고(보통 술값...)하다 차일 피일 미루고 하기 시작하면....후......-_-
저는 이런 과정을 정말 오랫동안 반복해서 보아왔습니다.
어떤때는 전자의 입장에 서있기도 했고 또 어떤때는 후자의 입장에 서있기도 하면서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절대로 어떤 사진동호회에서도 오프모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예요.
온라인으로야 이런 저런 동호회에 적을 좀 두는것까지는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
동호회의 거의 모든 문제는 오프모임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저는 보거든요.
이런 부분에 비하면 장비의 우열이나 브랜드 논쟁같은건 동호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중 하찮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
요즘 주목해서 보는 동호회 한두곳도 최근 이 비슷한 흐름으로 가던데..내심 좀 안타깝긴 합니다만
저는 뭐 어차피 부외자니 뭐....앞으로도 쭈욱 부외자로 있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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