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알려준 장소, 알려준 시간에 B가 가서 알려준 방향과 구도를 참고하여 사진을 촬영했다면
그것은 A의 사진인가 B의 사진인가" 라고 하는 질문을
제가 제 자신 및 페친분들께 한 4년쯤 전에 던진 적이 있었습니다.
문득 어제 그에 대한 제 생각이 정립되었는데요,
제 생각에는 그것은 독창성과 개성, 오리지널리티의 크고 작음에 대한 문제는 내포할지언정
결국은 B의 사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질문을 던졌던 당시에는 A의 사진이다 라는 쪽의 생각에 가까웠었고요)
풍경 사진은 결국 자신의 두 발로 그곳에 그시간에 가 있었느냐 아니냐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백명이 같은 곳 같은 시간에 있었어도 모두 자기의 시선과 지닌 기량에 따라
다른 사진을 담아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많은 이들은 알려준 그대로 실행할 기량조차 가지지 못한 경우도 많고요.
물론 남과 다른 독창적인 풍경 사진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포인트의 발견, 그리고 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자기만의 플러스 알파를 찾아내고 부여하는 힘일것입니다.
하지만 그런것보다도 "일단 무거운 장비들을 챙겨서 그시간에 거기 가 있고자 했던" 그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시됩니다.
갔느냐 안갔느냐는 1과 0 만큼이나 차이가 나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가서 찍지도 않은 이가 잘난척하면서
"어차피 풍경사진은 죄 남과 똑같은 사진,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라며 말 몇마디로 폄하해서는 안된다는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말 나온 김에 사진의 차별화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 해보고 싶네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면 결국 보편적인 소재들과 방법들이어야 합니다.
메이저가 메이저인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해요.
그렇기에 그만큼 이미 많은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것들을 시도하고 있꼬 따라서 어지간해서는 차별화되기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이름난 포인트에 가서 사진찍는 사람은 수만수십만명에 달하잖아요?
어지간하면 그사진이 그사진이고 거의 차이점 찾기 힘든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를 압도하는 퀄리티를 뽐내며 마치 주머니를 뚫고 나가는 송곳마냥 치고 나아가는 이들,
남들보다 먼저 시작했기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선두주자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편, 거의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마이너한 소재와 방법들은
그만큼 차별화 되기는 쉽지만 보편성이 부족하기에 열심히 해도 사람들의 관심 그 자체를 끌기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관심을 끌고 수면 밖으로 나가는데 성공하면
거대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며 세간의 주목을 한눈에 받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실 무언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욱 중요한것은 결국 오리지널리티의 확보, 개성의 유무입니다.
남보다 잘하는게 아니라 남과는 달라야 살아남는 시대예요.
왜냐면 어지간히 잘하는건 이미 기본 소양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 물론 그 기본도 못하면서 으시대는 경우도 적지 않긴 하지만(....)
그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말해 옛날마냥 혼자 루빼로 슬라이드 필름 들여다보며 만족해 하고 끝내지말고
어떤 식으로든 세상에 이를 부지런히 퍼블리싱 해야 합니다.
인사동 같은데 가면 맨날 누구누구 사진전 이런게 항상 사시사철 열리고 있죠?
유명한 기존 기성 작가들이 괜히 잘난척 하려고 자기 돈 들여서 전시회 하고
도록 발표하고 그러는줄 알았다면 나를 알아주는 대학 오산 대학입니다.
그게 다 명확한 목적이 있어서 하는 일들이예요.
ps) 전시회와 화랑과 사진의 가격 등의 유래, 그 역사에 대해서는
유명하신 사진 평론가 진동선 교수님의 관련 글 한번 읽어시면 좋을거예요.
물론 아마추어 레벨에서 순수하게 사진 보여주고 자신의 마음속 심상을 알리고자
자비들여 전시회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긴 하지만 그건 아마추어의 큰 즐거움의 하나이므로
이것 또한 무턱대고 부정적으로 보아선 안됩니다.
솔까말 이런 분들 없으면 대한민국 화랑이나 전시장 굶어죽어요(.......)
인구 5천만. 생각보다 내수 시장의 규모는 정말 작고 작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남는 한줌안에 끼이려면 실력이던 개성이던 보통으론 안되거든요.
하물며 글로벌 레벨에서는....500px같은데 한번 가보세요.
세상에는 정말 사진 끝내주게 잘찍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는 현실이 거기 있습니다.
잠깐은 버티지만 길게 가기 위해서는 결국 차별화 없인 어려워요....
여튼 제 결론은 그렇습니다.
아마추어 레벨에서 집에서 나오지도 않은 이가 유명 포인트에서 풍경사진 찍은 이와 그 사진을 무턱대고 폄하해선 안됩니다.
아마추어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행복을 즐기는것이 결과물의 우열을 놓고 잘난척하는것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예요.
한편 거기 간 모든 이가 나름 조금씩 다른 사진을 찍어 오기야 하겠지만 프로레벨에서 실제로 팔릴만한 사진,
비슷한 다른 사진을 제치고 돋보이는 사진을 찍어올 수 있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이는 스스로를 차별화 하는데 성공한 이들 뿐이란 겁니다.
프로, 아트 레벨에서 정말 기억에 남고 팔리는 사진을 찍어오는 이는 한줌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남들 그 누구도 찍지 못한 특이하고 개성진 사진,
예를 들면 해발 5천미터짜리 산 꼭데기에서 남성미 넘쳐나는 거한의 남자가 웨딩드레스 입고 부케 던지는(....) 사진을
마치 토르가 묘니르 던지는 것처럼 개성지게 찍어오는 ...그런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됩니다.
거기에 인맥이나 학력, 정치력등의 외모가 더해지고 굴곡진 과거사같은게 곁들여지면서 차별화는 이뤄진다고 봅니다.
단순히 잘찍으면 차별화 되겠지?.... 그야말로 순진한 생각이죠 (....)
ps) 사회적 위치, 지위, 지명도나 인맥, 사진 실력 외 말빨이나 글빨
그리고 외모나 패션감각 등 타인과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요소가
결국은 실력과 개성에 포함되는겁니다.
요즘세상은 태어나고 살아온 흔적 그 자체, 인생역경이 곧 콘텐츠화 되면서
경쟁력과 연결되고 지명도가 지명도를 부르는 냉혹한 바닥이예요.
"실력은 내가 위인데 더러운 인맥으로 밀려났다" 같은 소리 하면서 징징대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잘생긴/ 예쁜 사진사의 외모에 밀렸다? 외모한테도 눌릴만큼 보잘것없는 사진을 찍은 자신을 탓하는게 맞는겁니다.
세상에 사진을 얼마나 못찍길래 명색이 사진사란 사람이
자기사진 남의 말빨 글빨 인맥에 밀린걸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툴툴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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