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장노출계 쓰면 사진 안늡니다.
꼭 비싸고 유명한 전통의 입사식 외장 노출계 들고 다니면서 찍어야 합니다.
풍경이건 인물이건 야외건 실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
2. 줌렌즈 쓰면 사진 안늡니다.
꼭 조리개 밝은 표준 단렌즈 써야지만 사진이 늘 수 있습니다.
슈퍼줌 번들줌따위로 사진찍는다 깝치면 큰일납니다.
3. 연사 하면 사진 안늡니다.
어디 감히 시간당 몇천장씩 연사를 해요?
한 컷 찍는데 온갖 폼 다 잡아가며 심사숙고 해서 한 한시간에 한컷 찍어야죠.
4. 자동 모드 쓰면 사진 안늡니다.
무조건 언제 어디서나 메뉴얼 모드로 찍어야만 합니다. 아무리 급박해도 자동이 왠말인가요.
자동으로 할수있는 순간포착 수동으로 놓쳐도 수련부족일 뿐인겁니다.
5. 기능 많은 카메라 쓰면 사진 안늡니다.
사진의 기술적 구성요소는 결국 초점, 셔속, 감도, 조리개의 4개뿐.
연사니 와이파이니 하는 별 잡스런 온갖 기능 딸려 나오는 카메라가 뭔말이래요.
6. 액정 보고 찍으면 사진 안늡니다.
뷰파인더로 얼굴 찡그리면서 주름살 생기게 찍어야지
어디 부정타게 액정으로 노출 구도 실시간으로 보며 찍나요
7. 아웃포커싱 하면 사진 안늡니다.
안셀 아담스가, F 64클럽이, 시라카와 요시카즈가 조리개 조이고 찍으라고 한 정언명령을
감히 어길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닌게죠. 무조건 조여야 합니다.
8. 당연한 말이지만 후보정 하면 사진 안늡니다.
무조건 눈으로 본 그대로 (....) 사진에 뻘짓 단 하나도 하지 않고 재현해 내야 진짜배기죠.
포토샵따위를 한 그림을 내밀고 사진이라 우기면 안될일입니다.
9. 디지털만 하면 사진 안늡니다.
구형 필름 카메라, 중 대형 카메라 가지고 무브먼트도 해보고 자가인화도 해보고 막 그래야 사진이 늘지
찍으면 바로 보이는 요망한 디카따위를 들고 사진을 논해서야 어디 될법한 소린가요.
10. 사진은 무조건 잘찍어야 합니다.
전문 카메라, 비싼 카메라, 좋은 카메라를 산 이상
당신은 무조건 예술 사진을 찍으며 작품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당연히 사진 실력을 늘리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만 합니다.
사놓고 찍지도 않는다거나 평범한 사진따위를 찍는건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입니다.
길거리에서 도촬도 막 하고 꽃도 막 꺽고 화단에 부동액도 뿌리고 어린 새들 둥지에서 꺼내고 가지도 치고 하면서
끝내주는 사진을 찍어야만 합니다.
.....는 개뿔. (.....)
하루이틀도 아니고 진짜 낡은 사고방식 바꾸지도 않는거야 그렇다 치는데
그걸 또 남에게 강요해대는 그 한결같음에 경의를 표하고 싶네요.
다시 하나씩 놓고 살펴볼께요.
1. 내장노출계 쓰면 사진 안늡니다.
스튜디오등에서 상업촬영 제대로 할때는 EV 계산 일일이 해가며 입사식 노출계로 측정하고 셋팅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만,
절대 다수의 아마추어는 카메라에 내장된 반사식 노출계의 특성과 활용조차 제대로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굳이 커며설 할거 아니라도 발전의 여지는 무궁무진해요.
내장노출계만 제대로 쓸수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에서 사진 충분히 일취월장 가능합니다.
2. 줌렌즈 쓰면 사진 안늡니다.
줌렌즈를 써도 사진 느는 사람은 늡니다. 단렌즈를 써도 정체되는 사람은 정체됩니다.
결국은 케바케고 정답은 없어요.
다만 발전을 전제로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표준단렌즈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렌즈는 경험해보는게 좋을겁니다.
3. 연사 하면 사진 안늡니다.
연사가 필요한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습니다. 그거 먼저 가리는게 실력의 시작이예요. 무조건은 없습니다.
연사를 덜 하고 사진 포착하면 좀 더 실력있어보일지 모르지만 연사로 포착한들 나쁜거 아닙니다.
단, 건질 확률을 단 0.1%라도 높여준다면 무슨 짓이건 어떤 시도건 일단 해봐야 할 필요는 있어요.
과거의 RF카메라 찍듯 찍어서 브레송마냥 찰나를 포착해야만 하는거 절대 아닙니다.
4. 자동 모드 쓰면 사진 안늡니다.
수동 기능 잘쓰는걸 사진 잘찍는다고 착각하시는 분들 정말 많죠.
물론 자동이 다 커버쳐주지 못하는 부분도 많으니 수동 연습해둬서 나쁠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효율상 자동이 충분히 커버해주는건 자동에게 의존하는게 솔직히 현명한 촬영법입니다.
기계 잘 다루는 기계 고수랑, 사진을 감각있게 촬영하는 사진 고수랑은 전혀 다른거예요.
기계 다루는 실력이 는걸 사진 실력이 는거라고 착각하면 심히 곤란합니다.
5. 기능 많은 카메라 쓰면 사진 안늡니다.
사진 찍는게 무슨 요가 하거나 고행 하거나 이런거 아닌 이상,
쉽게 찍어 좋은 결과물 빠르고 편하게 건지는게 좋은게 맞습니다.
그러기위해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이 갗줘진 카메라를 비싸게 주고 사서
사진의 구성요소 대부분을 자동, 기계에 의존하고 순수하게 미적 찰나에 집중하는거야말로
어떤 의미에선 가장 현명한 촬영법일수도 있습니다.
무식하게 기능 없는 카메라 풀 수동으로 쓰면서 셔터찬스 다 날리고 찍은 사진 다 실패하고 하는것보단 말이죠.
6. 액정 보고 찍으면 사진 안늡니다.
당장 가서 링호프 대형 카메라 라던가, 롤라이 플렉스 중형 카메라로 찍는 초고수분들이
뭐 들여다보고 사진찍는지 보고 오세요.
그분들이 뷰파인더 들여다보나요? 오히려 현재의 미러리스 카메라 액정 보듯 보고 찍죠?
자, 이제 다시 말해보세요. 뷰파인더보고 안찍으면 뭐라고요? (.....)
7. 아웃포커싱 하면 사진 안늡니다.
왜 그런말을 하는지는 이해해요. 사진에서 불필요요소를 덜어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당장 가장 쉬워보이는 아웃포커싱에만 너나 할것없이 의존하니 다른것도 좀 해보라는 취지인건 이해하지만...
아웃포커싱도 당당한 사진 테크닉의 하나이며 그거 하나 제대로 파는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렌즈별 상대거리에 따른 피사계심도 파악하는것만도 범인은 한참 걸려요.
또한 팬포커싱 한다 해서 사진 느는것도 아닙니다. 사진은 다양한 공부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하며 자기반성을 해야 늘어요.
아웃포커싱해서 실력이 안느는건 결코 아닙니다.
8. 당연한 말이지만 후보정 하면 사진 안늡니다.
반대죠. 후보정실력이야말로 21세기 현대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의 하나임은 더이상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모든걸 후보정에 의존하는것도 바람직하지 않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부정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아요.
실력을 정말 키우고 싶다면 후보정도 몇만장 단위로 해야 전반적 실력이 늡니다.
9. 디지털만 하면 사진 안늡니다.
필름 지상주의 하루 이틀 보는거 아니지만, 필름이야말로 사진 실력이 느리게 늘게 하는 주범이라고 브라이언 피터슨 조차 말한 바 있죠.
그의 사진교실 배출자들 실력이 급속도로 높아진건 DSLR의 보급 이후부터였다고 합니다.
까놓고 말해 필름은 고사하고 디지털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필름 쓴다고 해서 사진 실력 막 두배 세배 빠르게 늘고 그런거 없어요. 두배 세배 느리게 늡니다.
특히 스피드라이트, 순간광 관련 실력 쌓고 싶다면 디지털에서 쌓으세요.
장담컨데 필름값 감당도 못할 뿐더러 실력도 정말 더디게 늡니다.
10. 사진은 무조건 잘찍어야 합니다.
근데 그런다 사실 다 필요없어요. 실력 키우고 싶은 사람은 키우면 되는거고
작품 찍고 싶은 사람은 작품 찍으면 되는거고
그냥 저냥 찍고 놀고 하고 싶은 사람은 즐기면 됩니다.
비싼 카메라 샀다고 해서 무조건 작품사진 찍어야 한다던가 하는 법 없으며
비싼 카메라 개나 소나 쓴다는 식으로 열폭할 필요도 없으며
사진 아무나 다 한다 어이없다 하는 식으로 말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사진은 예술이기 이전에 이제는 하나의 놀이문화예요.
그점만 명심하시면, 나머지는 아무래도 좋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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