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5일...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캐논에서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이로서 소니와 니콘에 이어 캐논까지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발을 내딛게 되었는데
당일 발표 내용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얼마나 큰 작정을 하고 이 판에 뛰어들었는지를 실감나게 해주는 발표였습니다.
그러나 그 중차대한 발표가 있던 그시각에 정작 저는 그 발표를 보지 못했어요.
왜냐면 그시간에 저는 캐논 코리아 본사 빌딩에서 발표되고 있던 EOS R 실제 바디와
RF 28-70 F2 L, RF 50mm 1.2 L, RF 35mm 1.8 IS, 그리고 RF 24-105 F4 IS L 및
전용 세로그립과 EF-RF 아답터등을 만져보며 선행체험에 대한 미팅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 그래서 결국 또 접니다. (......)
앞으로 대략 1개월에 걸쳐 EOS R과 RF 24-105 F4 IS L, RF 50mm 1.2 L 등을 사용해보고
그에 대한 제 개인적 소감등을 또 여러차례에 걸쳐 포스팅하게 되었네요.
아직 양산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시작은 베타바디로 하게 될듯하며
발표당일 체험은 해봤지만 아직 실제 제품 수령은 못한 상태에서
프롤로그 형식으로 이번 발표의 엑기스만 요약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먼저....캐논은 2012년에 처음으로 M마운트를 출시하면서 미러리스시장에 진출했습니다만
처음 출발이 그리 희망차거나 그렇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미러리스 제품을 출시해왔지만
개인적으로 진정한 캐논 미러리스의 시작은 듀얼픽셀을 장착한 M5부터였다고 생각해요.
한편 지난 몇년동안 캐논의 리뷰어 활동을 해오면서 제가 가장 많이 온오프라인상으로 들었던 질문이 하나 있는데
"캐논에선 풀프레임 미러리스 언제나와요!?" 라는 거였어요.
당연히 저도 모릅니다. 캐논의 엠바고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예요. (.....)
저 이거 EOS R 나오는것도 전혀 몰랐다고요. 진짜. 레알. 믿어주세요. (......)
여튼...그렇게 6년이 넘는 기다림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한 끝에
그 모습을 드러낸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는
스펙만 놓고 본다면 어 뭐 나쁘지 않게 나왔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예요.
3천만화소, 4k동영상 (비록 크롭이지만) h.264코덱으로 지원하고
고만고만한 연사와 당연히 달고 나온 듀얼픽셀에 eye af나 무음셔터도 스펙표에 명시되어있는데다
와이파이며 터치UI며 측거점 드래그등....
물론 여전히 바디내장 손떨림 하드웨어 보정같은 몇몇 중요기능은 누락되어 있긴 하나
그래도 보는 소비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납득할 수준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정작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같이 발표된 렌즈들이예요.
캐논의 개발자 인터뷰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이친구들이 바디 먼저 개발하고 거기 맞춰 마운트랑 렌즈를 만든게 아닙니다.
제일 먼저 RF마운트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바디랑 렌즈랑 각각 설계했다고 나와요.
EF마운트로 천년만년 갈것같던 그 캐논이....!
그 결과가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든 28-70 F2 고정조리개 표준줌렌즈입니다.
줌렌즈 고정조리개 2.0이 전례가 없었던건 아니지만
풀프레임용 준광각~표준~준망원을 다 아우르는 F2줌렌즈는 이게 세계최초예요.
한술 더떠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EF 50mm 1.2와는 사뭇 다르지만 스펙상으로는 비슷한 RF 50mm 1.2렌즈도 같이 내놨습니다.
영악하게도 거기에 35mm 1.8 IS 매크로 렌즈를 더했고요.
24-105 F4 IS 하나 달랑 냈다면 사람들 반응이 지금처럼 열광적이지 못했을겁니다.
캐논.....진짜 장사 할줄알아요.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_-;;
개인적으로 리뷰어를 그동안 해오면서 수많은 분들의 구매상담을 온/오프라인 상으로 해드렸습니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분들은 궁금한걸 물어보신다기보다는 어느정도 답을 정해두시고
그에 대한 확신을 저한테서 얻고자 하시는 경향이 강했었어요.
그리고 그 정해진 답이.....정말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몇가지 "정답" 이라 일컬어지는 조합....
예를 들어 오막포 사무엘2 조합이라던가, 육두막 신계륵 조합...이런 경우가 정말 많았어요.
요컨데 많은 분들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적은 돈 들이는것도 아니지만, 그렇다해서 너무 큰돈들여 이거저거 다 살수는 없고
그러니까 풀프레임 바디 하나 렌즈 한두개에서 가장 범용적이면서도 가격 대비 극상의 퀄리티를 낼만한 정답으로 구성하자"
그리고 또 한가지는, 저한테 상담하시는 분들이기에 더욱 그런 경향이 강했을테지만
애초부터 캐논을 원하신다는 점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캐논의 강점은 캐논이라는 사실이예요.
선입견...브랜드파워....시장선점....그게 그렇게 무서운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실제 EOS R이랑 4종류의 렌즈를 만져보고 느낀 점은요...
"니미 이거 하나 하나가 다 사람들이 바라마지않는 정답들이잖아;;" 라는 거였습니다.
잘만든것 이전에 각각의 노림수가 너무나 분명하고 절묘해요.
풀프레임 + 5스탑을 보장하는 IS를 장착한 24-105.....여행을 가던 스냅을 찍건 못찍을게 없죠?
풀프레임 + 35mm 1.8 IS 매크로.... 35미리 단렌즈에 매크로랑 IS를 같이 넣으면 이건 반착이죠;;;;
풀프레임 + 50mm 1.2 ....오이만두가 그렇게 뒷말이 많으면서도 그렇게 많이 팔렸던 정답인거 생각해보면 ㅎㄷㄷ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풀프레임 + 28-70 F2 L.... 이거 물려보고 EVF보면서 "헐 끝판왕이네" 소리가 절로 나더군요. -_-;
줌렌즈가 이렇게 다 날라가고 이렇게 선명하고 이렇게 무겁고(......)
물론 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EOS R바디 가격도 제 예상보다 살짝 쎄요.
그러나 결국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24-105나 35미리라는 정답은 저렴하면서도 가벼우면서도
가성비면에서 다들 납득할 답변이예요. 아마 번들도 이렇게 나오겠죠.
반면 50.2나 28-70 F2는 원 온리, 단 하나의 유니크한 정답을 위해
무게나 부피를 기꺼이 감내하면서 거금을 선뜻 지불할 분들을 노립니다.
그런 분 별로 없을것같다고요? 절대 안그래요.
특히 일부 커머셜쪽 프로분들이나 하이아마추어분들이라면
28 35 50 70 밝은 단렌즈 4개대신에 28-70하나로 끝낼수 있다면
1.5키로의 무게라던가 400만전후라는 가격이 크게 문제 안될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한텐 아니지만...;;)
그걸 뒷바침하는게 결국 EOS R바디인데,
스펙상으로는 딱히 나쁜 구석이 없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되어 나왔다고 봅니다.
그립감도 제가 쥐어봤던 미러리스들중에선 발군으로 좋았고,
오래간만에 조작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지금 쓰는 오막포는 정말 철저하게 저한테 맞춰 커스터마이징되어있어서
사실 왼손 전혀 안쓰는건 기본에 오른손도 거의 검지로 EV조절하고 셔터누르던가
라이브뷰 놓고 대충 찍는게 전부여서 사실 사진 찍는다 라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진 않았는데
이건 오막포보다 뭔가 조작해야 하는 버튼들이 더 많아서
약간 헷갈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캐논 고유의 UI와 배치는 이어지기때문에 의외로 쉽게 적응되던것 같습니다.
문제는 뭐랄까.....스펙상으론 다 될것같은데 막상 해보니까 될락말락 하는 부분들이 좀 눈에 띄더란 건데
아직 베타바디여서 나중에 펌업으로 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무음모드 시험해보는데 왜 안되나 하다 알고보니 연사모드는 안된다 그랬던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게 EYE AF일텐데, 저는 일단 없다 생각하고 리뷰할 작정입니다.
물론 어떤 기능이고 언제 써야할지 탈탈 털어보기는 하겠는데
타사의 그거랑은 제가 보기에는 개념과 목적 자체가 달라요. 용법도 제한적이고...
촬영장수와 배터리용량관련해서 350장 내외로 스펙표에는 나와있었는데
예전에 리뷰했던 6D mark2의 경우에도 스펙표에는 라이브뷰 350장 전후였지만 실제론 1200장도 촬영할 수 있었어요.
아마 이것도 그럴 수 있을것 같은데....실제로 그런지는 실물 받아보면 꼭 테스트해보겠습니다.
미러리스에서 가장 중요한게 전 배터리당 촬영 매수/ 실질 촬영 시간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영상도 전문이 아니기에 좀 수박겉핡기가 될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4k하면서 저 드넓은 촬상면의 60%를 날리고 시작하는건 솔직히 좀 많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거기에 렌즈 IS에 소프트IS더하면 무지막지하게 잘려나가죠.
공짜 망원되었다고 좋아하기에는 너무 많이 말입니다. (.......)
이런 부분도 짚을 수 있을 만큼 차차 짚어보고......
액정 휙휙 돌아가는거 시원시원하니 좋았고
시원한 뷰파인더 보면서 액정을 손가락으로 드래그 하여 원하는 부분에 초점 즉각적으로 맞추는 동시에
우상단 터치바를 사용해 서보/원샷 전환 및 얼굴 추적 켜고 이러는 재미가 솔직히 없지않았어요.
체험리뷰 자체는 일단 선행발매될 50mm 1.2 L신형렌즈와 24-105L 가지고 진행될 예정인것같습니다.
35mm IS와 28-70L은 아직 양산체제가 아니며 올 연말즈음에 나올 예정이래요.
(근데 28-70L은 생산이 어렵고 국가별 물량 할당? 상 초기에 물량확보가 어려울수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그때는 허접한 저 말고 렌즈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주실 수 있는 능력자분들이 리뷰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애초에 어제 만져본 소감으로는....28-70L은 걍 처음부터 만지지도 말고 느껴보지도 말아야 할 놈이예요.
어제 한번 만져보고도 안잊혀지는데 한달 정도 갖고 놀다가 없어지면 아마 미치고 펄쩍 뛸걸요 (......)
테스트 못하게 되서 차라리 다행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중입니다.
예판행사는 이달안에 뭔가 움직임이 있으실 것 같고,
실제 물건을 받아보시게 될 시기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늦어도 10월중에는 거리 여기저기에서 보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발매나 가격 관련 자세한 정보는 아마 이번주내로 추가 해금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스펙표에 없는 몇가지는 제조사측에 답변 문의 해둔 상태이므로
답변이 오면 리뷰하면서 차차 정보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기동하면 사실상 1초내로 찍을 수 있습니다.
기동시간이 느려서 못쓰겠다 소리는 안들을것같아요.
솔까말 오막포 리뷰때도 깠었지만 오히려 오막포같은 DSLR이 기동시간 더 오락가락 느렸다 빨랐다 사람 미치게 합니다.
여튼 신제품 발표에 대한 흥분은 가라앉히고 괜한 다툼에 휘말리는 일 없이
어차피 신제품 못살 가난한, 기존에 오막포를 구매한 유저의 입장(......)에서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결코 업체의 스피커가 되지 않고 소비자분들의 대변인이자 궁금증 해소자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약 한달간 건담 끊고(.....) 잘부탁드립니다. 꿉벅.
ps) 본 EOS R 리뷰어 활동은 캐논 코리아의 협찬을 받아 실제 판매단계 이전의 제품을 가지고 진행될 예정입니다.
저는 리뷰어 활동에 대한 소정의 댓가를 지급받으나 실제 제품을 무상으로 받거나 하지는 않으며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캐논 코리아는 제가 적는 리뷰의 내용등에 일절 간섭하지 않고
저는 그 어떤 간섭도 없이 제가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을 것입니다.
아직 제품 수령 전이기에 PS로 적으나, 실제 사용기에는 본 내용을 가장 앞에 적고 시작할 것이므로
현명한 소비자분들께서는 각각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취사선택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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