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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덜어냄의 미학을 실천하는 10가지 방법.(2)

by 선배/마루토스 201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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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쓰다가 시간관계상 중간에 끊었던..

사진에 있어 덜어냄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10가지를 계속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6. 빛으로 덜어내기

심도로 덜어낸다거나 하는거랑은 또 다른 것이 바로 이 빛으로 덜어낸다는 개념입니다.

극도로 강렬한 노출의 차이를 응용해서 덜어 낼 수도 있고...반대로 강제로 밝게, 강제로 어둡게 함으로서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덜어내고 원하는 것을 강조 해 낼수도 있는것이 바로 이 빛으로 덜어낸다는 개념이예요.

가장 쉽게 생각한다면 역광을 이용해 배경 다 날려버리는 케이스부터 시작해서..

화면전체를 어둡게 해 덜어낸 상태에서 원하는 피사체에만 강렬한 조명을 넣어 부각시키는것도

화면 전체를 다 밝게 하되 원하는 부분만 어둡게 해 보여주는 것도

모두 빛으로 덜어내는 방법들의 일환입니다. 오히려 응용하기에 따라 그 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덜어냄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러나 이 빛으로 덜어냄을 실제로 실천해 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카메라의 노출은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고

원하는대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빛의 성질, 빛의 방향, 자연광에 대한 이해와 순간광, 지속광등 인공광에 대한 컨트롤 능력이 불가결하죠.

이론과 실제의 거리가 가까운듯 정말 먼 부분이 바로 이 빛으로 덜어내는 부분입니다.

 

7. 시간으로 덜어내기

지난번 포스팅과 위에서 저는 몇가지 덜어냄을 이야기하며 조리개를 사용하는 덜어냄을 이야기 한 바가 있죠.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있듯 카메라의 기본을 이루는 또 다른 절대요소가 있으니 바로 셔터속도입니다.

그리고 이 셔터속도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작함으로서...조리개와는 또 다른 덜어냄을 실천 해 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패닝샷이 대표적입니다. 달리는 자동차를 실감나게 찍으면서도 배경은 차의 진행방향에 대해 흐르게 하는

패닝샷은 보통 조리개는 듬뿍 조인 상태에서 카메라를 횡이동/회전 시키며 촬영하는데 이때 셔속이 보통 1/60 미만입니다.

셔속을 고의적으로 느리게 함으로서 차 외의 다른것을 효과적으로 덜어내는거죠.

또 다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초장노출 사진입니다. 예를 들면 청계천 분수대 같은곳에서 분수 좀 예쁘게 찍고싶은데

앞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끊임없이 하잖아요?

이런때 오히려 삼각대에 카메라 올려놓고 조리개 듬~뿍 조이고 감도 낮추고 30초 이상의 초 장노출로 촬영한다면..

오가는 사람들은 말끔히 덜어내고 분수만 찍을 수 있습니다.

노출시간이 충분했던 분수를 제외한 지나가는 행인들은 얼핏 사진에 찍힐 듯, 노출이 부족했기에 찍혀나오지 않거든요.

바로 이것이 시간으로 덜어내는 개념입니다. 예술 사진가중에 김아타작가의 사진이 이걸로 유명하죠.

아주 긴 시간을 찰나로 압축하면서 필요없는 것을 덜어내는 이 개념은....실제로 나가서 시도해보지 않으면

몸에 붙기가 참 힘듭니다.

왜냐면 다른 덜어냄과는 달리.....이 덜어냄만큼은 순수하게 예측과 경험으로 하는 거거든요.

해보지 않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도 눈으로 일단 확인하고 덜어낼 수 있는 다른 부분들이랑은 그래서 좀 다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시간의 흐름을 이용해 덜어내는거니까요.

 

 

 

8. 부지런함과 기다림으로 덜어내기

자, 여기까지 카메라의 성능이라던가 렌즈 화각이라던가 하는 부분들을 통해 덜어내는 방법을 말씀드렸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덜어냄의 방법들이 아직 몇가지 남아있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여러분 자신이 덜어내는 것입니다. 카메라와 렌즈가 아니라요.

위에서.....청계천 분수대 이야기 잠깐 했는데요..저런 소위 말하는 사진찍기 좋은 명소에서

장노출같은거 안하고 불필요한 사람들을 프레임으로부터 덜어내려면 어떻하면 좋을까요?

정말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 있는데요, 그게 바로 부지런함과 기다림입니다.

새벽에 다른 사람들 아직 자고 있을 해가 뜰락말락한 시간에 미리 거기 가보세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아주 약간은 있을수도 있겠죠? 그럼 삼각대에 카메라 올려놓고 프레임 잡고 그 프레임안에서 사람들이 없어질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면 됩니다. 참 쉽죠;?

남들 잘때 안자고, 조용히 아무짓 안하면서 기다리기만 해도 덜어낼 수 있는 겁니다.

정말 별것 아닌것같지만 이것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예요.

그만큼 능동적이면서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이사진은 그 사람많은 캐러비안 베이에서 사람 한명 없을때까지 기다렸다 찍은 사진입니다. ㅋ


9. 후보정으로 덜어내기

자, 지난번 포스팅에서 고수님 한분이 말씀하셨듯이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후보정으로 덜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선 참으로 많은 것을 덜어낼 수 있는 편하고 좋은 방법이 많죠.

먼저 크롭/트리밍을 통해 화각과 불필요한걸 덜어낼 수도 있고..

특정 색만 덜어낼 수도 있으며...힐링브러시같은거 잘 써서 얼굴의 점도 덜어내고, 흉터도 덜어내고..

미처 줍지 못한 쓰레기도 덜어내고, 낙엽속에 보이는 성인업소 광고 찌라시도 지워내고 ...

1~8번 덜어냄으로 미처 덜어내지 못했던 자잘한 모든 것들을 마지막으로 덜어낼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바로 이 후보정을 통해 덜어낸다는 개념입니다.

간혹 이 후보정을 통한 덜어냄을 굉장히 죄악시하시는 원분지상주의자분들 계시던데....

그럼 뭐 그분들은 후보정 안하시면 되는거구요. 다만 남에게 강요만 하지 마세요. ㅋ

다만 전 제가 원하는 것을 덜어내기 위해서 쓸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일단 쓸겁니다.


10. 자기자신을 덜어내기

자...이렇게 해서 덜어냄을 실천하는 아홉가지 방법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이야기 한다면 제가 제가 아니죠. (......)

제 포스팅이 항상 그렇듯이, 그리고 후드래빗님을 비롯한 단골방문자분들께서도 이미 눈치채셨듯이...

저는 여기에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더 덜어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건 바로 여러분 자신을, 여러분의 욕심을 사진에서 덜어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제가 위에서 프레임안에 사람들이 사라질때까지 기다리시라 말씀드렸는데

인내심 모자르는 사진진상분들은 기다리지 않고 "야 비켜!! 비키라고!!" 하며 앞에 분들에게 쌍욕을 하곤 하죠.

이러면 안됩니다. -_-;; 자기가 아무리 일찍왔어도 공공장소를 전세낸건 아니잖아요?

거기 구경나오신 분들도 사진찍는것만큼이나 자기눈으로 그 광경을 보고 즐기러 나오신 동등한 시민입니다.

사진찍는 자기는 위대한 예술장이고 구경나온 서민은 비켜야 할 장애물이다?

정신나간거 아닙니까?? 거기 삼각대 펴놓고 있는것만으로도 일단 민폐고 가만히 조용히 기다리고있으니 그나마 봐주는겁니다.

관대하신 시민분들이 그정도 용납해주는것만도 고맙게 생각하진 못할망정 비키라고 쌍욕을 한다??

이런 사람들때문에 카메라 들고 다니는 다른 사람들이 욕을 먹는거예요. -_-;

걍 조용히 기다릴거 아니면.....걍 나가질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기고 웃고 하는 그 장소에서

가장 덜어내야 할것이 바로 그 사진부심입니다. 사진에서 뭘 덜어내기전에 그런 자기자신부터 좀 덜어내세요 -_-;


물론 더 좋은 카메라, 더 좋은 렌즈가 있어야 한다는 장비욕심도 덜어내세요.

편하게 편하게 찍고 싶다는 마음도 덜어내셔야 하며..

이런 저런 공부 하기 싫다고 하는 게으름도 덜어내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먼저 욕심을 덜어내세요.

나 사진찍는 예술가야~ 하는 그 자만심부터 덜어내세요.

잠깐인데 뭐 어때 하며 자기 아이를 "잔디를 보호합시다 출입금지"팻말 안에 넣는 이기심을 덜어내세요.

이 희귀꽃은 나만 담아야 해! 하며 뒷사람 못찍게 꺽어버리는 그 알량한 자존심부터 덜어내세요.

단체 출사 나왔고 쪽수가 있으니 무슨짓을 해도 지들이 어쩌겠어 하는 마음부터 덜어내세요.

새사진 찍겠다며 애기새 발에 본드 발라 매다는 그 사악함부터 덜어내세요.


사진 거 몇장 못찍으면 어떻습니까. 그깟 일개 취미에 불과한 비생산적인 활동을 위해

타인을 상처주고 위해를 가하고 자연을 망치며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기분을 작살낼거라면 차라리 걍 때려치우세요 -_-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덜어냄입니다. 욕심의 덜어냄말이죠.

 

이로서 제가 생각하는 10가지 사진에서 덜어냄을 실천하는 방법을 얼추 말씀드렸네요.

물론 이것은 가장 대표적인 10가지 경우이고..

실제로는 이 방법들을 하나만 쓰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겁니다.

둘 이상의 방법을 응용해서 덜어내는게 일반적이고....여기 적혀있지 않은 전혀 다른 덜어내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어요.

다만 중요한건 덜어냄을 외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고,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어떤 덜어냄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면 좋을까를 아는 것이라고 봅니다.

 

조금쯤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