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이나 미러리스등 렌즈 교환형 고급 카메라를 사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콤팩트 카메라등에 비해 성능적 화질적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딱 한 분야, 그것이 그리 쉽지 않는 영역이 있으니 바로 접사 라고 하는 분야죠....
접사 하면 흔히 곤충접사, 피규어나 프라모델 접사등을 떠올리실텐데요, 이 접사를 할때는 일반적인 인물이나 풍경촬영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는, 아주 가까운 물체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기 대단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렌즈는 사용 가능 초점 거리가 있는데...접사 전용 렌즈가 아닌 한은 이 거리가 보통 수십cm 이상 됩니다.
보통 망원렌즈일수록 길어서 망원줌렌즈들은 1미터는 떨어져야 뭘 찍을 수 있고 어지간한 광각렌즈도 20cm 이상의 거리를 요하거든요.
바꿔말하자면 수십cm 이상 떨어진건 찍을 수 있어도 카메라로부터 10cm내외로 극히 가까운건 아예 찍을 수 없아요.
초점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요.
<300mm 망원렌즈로 촬영한 접사 샘플>
이는 DSLR카메라나 미러리스에 주로 사용되는 렌즈들의 넓은 판형 센서에 맞춰 만들어지다보면 렌즈의 초점거리가 자연스럽게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점이 맞는 거리를 확보하고 촬영하게 되면 피사체에 해당하는 곤충이나 프라모델이 너무 작게 찍혀요.
그런데 오히려 핸드폰이나 콤팩트 카메라처럼 초점거리가 짧은 장비들은 최고급 접사용 렌즈를 장착한 DSLR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도 초점을 맞춰 촬영할 수 있습니다.
센서, 즉 판형이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둘째, 아주 가까운 물체를 찍었을 경우 아웃포커싱이 억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웃포커싱이 일어나는 5대 조건은
1. 센서 판형이 클수록 2. 렌즈 초점거리가 길고 3. 조리개 수치가 낮고 4. 피사체-카메라간 거리가 가깝고 5. 피사체-배경간 거리가 멀수록 잘된다예요.
그런데 접사를 할 경우 아무리 렌즈 초점거리가 짧고 조리개를 왕창 조여도...4번 조건 피사체-카메라간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아웃포커싱이 억제가 안됩니다.
덤으로 피사체-배경간 상대 거리는 엄청 멀기때문에 아웃포커싱이 너무 확연하게 일어나버려요.
DSLR/미러리스 정도 되는 센서 판형일 경우 건담 눈에 초점맞추면 건담 뿔과 몸통은 초점이 나갈만큼 심도가 얕아져 버리기때문에 이런식으로 접사를 하면 흔히 말하는 그 미니어쳐 느낌이 확 나서 현실성을 잃어버립니다.
광학적으로 이걸 막을수는 없어요.
초점이 다른 여러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합성하는 스택 포커싱 기법같은 후보정으로 커버하던가 해야 하는데 번거롭고 쉽지 않죠.
그런데 이 역시도 핸드폰이나 콤팩트 카메라처럼 센서가 작은 장비들은 아웃포커싱이 일어나는 조건들이 모두 억제되기 때문에
DSLR이나 미러리스와는 비교도 하기 어려울 만큼 아웃포커싱을 억제하고 초점이 전체적으로 잘 맞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셋째, 위의 두가지 문제를 어떻게든 클리어하기위해 접사전용 렌즈를 사용하고 또 조리개를 듬뿍 조여 촬영할 경우 DSRL과 미러리스는 필연적으로 광량부족현상을 만나게 됩니다.
조리개를 최소한 8, 보통은 11, 심할경우 회절현상 각오하고 22나 32수준까지도 조여서 사용하게 되는데 깔끔한 이미지를 얻어내기 위해 감도를 낮출 수는 없고 하니 결국 부족한 광량을 커버하기 위해 순간광을 더하던가, 삼각대를 사용하여 노출시간을 벌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핸드폰, 콤팩트 카메라는 제아무리 광고에서 자기네 조리개가 2.8이니 하고 포장해도 실제로 35미리 포맷 환산하면 최소 11이나 14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애초에 조리개가 어마어마하게 조여져있는게 평소 상태이다보니 추가로 뭘 더 조이고 할 필요가 없으며 평소 광량 그대로 셔터만 누르면 되요(...)
결과적으로, 최신 스마트폰처럼 어느 수준 이상의 화질이 보장되고 촬영자가 저감도에서 깔끔하게 촬영할 수 있는 스킬만 적당히 보유하고 있을경우 어마무쌍하게 비싼 접사 전용 셋팅된 DSLR이나 미러리스보다 그냥 손에 들린 스마트폰이 접사에 있어선 훨씬 더 나은 장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프라 주로 촬영하는 입장에서 제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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