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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또 다른 재미, 후보정.

by 선배/마루토스 2012.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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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사진을 찍는것도 좋아하고, 가족과 함께 보는것도 좋아하지만

개인적, 오직 저 혼자만의 만족을 위한 즐거움이 따로 있으니...그게 바로 후보정입니다.

 

어떤 분들은 후보정 그 자체를 무슨 대단한 금기요 죄악처럼 이야기하시곤 하는데

그런 분들은 계속 후보정 안하시면 됩니다. 굳이 억지로 제가 옆에서 하세요 하세요 강요할 권리도 없고 하고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이 후보정이라는게...맛을 들리면 어지간한 게임따위는 저리 가라 할만큼 재미있거든요.

맘대로 되지 않을때는 스트레스받기도 하지만, 어쩌다가 마음속에 그린 그림대로, 혹은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대로 클리어하면

그 만족감이란게 이루 말할수 없을만큼 큰 경우도 많습니다.

덤으로 아마추어레벨에서 하나 하나 자기만의 보정스킬, 효율적인 테크닉을 쌓아가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구요.

 

 

사실 이 사진이 ...위에 있는 사진의 원본입니다.

구름 많이 끼고 푸른 하늘은 온데간데 없는데 구름도 예쁘게 끼질 않아 도통 밋밋하기만 한 사진이었죠.

모르긴해도 아마 제 글 보시는 분들도 건물과 하늘 같이 찍은 사진중 날 안좋은 경우 이런사진 참 많이 찍어서 가지고 계시지 않나 싶습니다...ㅎㅎ

 

저도 이런사진은 그냥 찍어만 놓고 묻혀두곤 하는게 보통이었는데

어제 늦은밤에 이사진 저사진 보고 편집하고 하다 이사진이 문득 눈에 들어오더군요.

날씨좀 안좋으면 허구헌날 이렇게 찍히곤 하는데, 이 밍숭한 하늘에 임팩트를 주고 마치 귀곡산장이나 귀신나오는 집처럼 보이게 하면 어떨까?

그런 보정법 하나 만들어두면 날씨가 구질구질한 날 찍은 사진들에 가끔씩 적용시킬수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생각이 들었으면 실천을 해야죠....ㅎㅎ

먼저 하늘부분에 대해 거의 보이지 않는 구름으로부터 음영과 입체감을 만들어줘야 하니 건물아래쪽은 놔두고 위쪽에 대해서만

밝기와 컨트라스트, 그리고 몇가지 파라메터를 더 건드려 어둡게 만들었는데 한번으로는 모자라 두번, 세번을 반복했고

보다 임팩트있는 무게감을 부여하기 위해 사진 전체를 흑백으로 바꾸면서 필요한 부분은 밝게 아닌 부분은 어둡게 하기 위해

컬러밸런스를 조정했습니다. (흑백사진으로 변환할때 색필터를 사용하면 색에 따라 흑백변환시 밝기가 부분변화하는걸 응용했어요)

그리고 나서 까칠까칠한 느낌을 더 주기위해 건물과 땅에 대해 하이패스식 샤픈보정을 하고 전체적으로 옛날 흑백필름의 느낌을 주기위해

약간의 노이즈와 비네팅을 추가해 완성했습니다.

 

원본이 보잘것없어 보정본도 그닥 많이 산건 아니지만...최소한 제가 처음 만지면서 머리속에 그린 느낌은 된거같아 어느정도 만족도 했으며

이 새롭게 생각해낸 방법을 잘 쓰면 앞으로 비슷한 날씨에서 찍힌, 멋지다 만 사진을 충분히 멋지게 만들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도 약간 생겼네요.

 

후보정이 주는 즐거움이라는게 그렇습니다.

아주 약간 어려운 퀴즈(머리속에 그려진 보정완성본)를 스스로에게 내고

현재 자기가 알고있는 기본기와 테크닉들 몇가지를 응용하고 생각을 거듭해 마침내 이를 풀어냄으로서 사진찍는것과는 별개의 희열, 즐거움을 얻는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즐거움을 ...후보정 무조건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후보정 자체를 노가다, 아주 귀찮은 일로 여기고 기피하시기보다는....저처럼 제 3의 즐거움으로 삼아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도 후보정 잘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자체가 충분히 즐겁거든요....;

이런 맛도 좀 있어야 저도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