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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의 논리/물리속성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by 선배/마루토스 2020.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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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이건 일러스트레이터건 여튼 뭐건간에 디자인 관련된 계열을 공부하거나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개인적으로 간절한 충고 한가지만 드려본다면 그것은 "논리"와 "물리"를 구분해서 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초기부터 들이시는게 좋다는 겁니다.


뜬금없는 왠 논리와 물리냐 하실수있는데, 현대 디지털 이미징에 있어 이 구분법은 극도로 중요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이를 구분할줄 아는 사람은 문제해결도 스스로 해 낼수 있고, 이를 구분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문제 해결을 스스로 해내지 못하고 누군가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왜 그런지 이제부터 차근차근 예시와 함께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제가 디자인에서 말하는 "물리"는 파일의 속성에 담긴 진정한 크기, 진정한 색 등을 의미합니다. 이게 제대로 보이려면 PC상에서 단순한 물리뿐만 아니라 아니라 물리와 논리가 일치한 경우에만 제대로 볼 수 있어요. 


예들 들어 800x600사이즈의 이미지가 있을 때 이를 1920x1080 큰 해상도 모니터에서 800x600 사이즈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면 저는 이것을 "제대로 된 물리뷰"로 정의합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6000x4000사이즈 2400만화소 이미지(물리)를 촬영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인스타그램은 업로드과정에서 자체적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1080x1080사이즈로 리사이징(물리)하여 저장하고, 다시 보는 사람들에게는 보는 사람들의 핸드폰 액정 가로사이즈에 맞춰 1920x1920이나 1154x1154사이즈 등으로 임시 렌더링(논리)해서 보여주는데 이경우 여러분은 원본을 업로드 한 사람이 의도한 "물리"이미지가 아닌, 중간에 강제 리사이징과 논리렌더링이 뒤섞인 "임시 논리" 이미지를 보게 됩니다. 


이처럼 단순히 이미지를 본다는 간단한 프로세스에 있어서 조차 어느 과정이 물리적 프로세스(실제로 파일에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는)인지, 그리고 어느게 논리적 프로세스(파일 원본에는 변화가 없고 일시적으로 다르게 보여주는)인지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는거죠. 이걸 구분하지 못하면 문제가 어디서 생겨서 어디서 바로잡아야 하는지를 유추해 낼 수가 없게 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더니 뭉개진다" 라는 것도 이 물리와 논리로 나눠 접근하면 원인의 분석과 해결이 극도로 쉬워집니다.


여러분이 작성한 1920x1080 FHD사이즈 이미지가 있다 치고, 이를 여러분 블로그에 올리면 분명 컴에 있는 원본은 화면에 꽉 차는 거대한 사이즈인데 블로그 스킨 내에서는 작게 보이잖아요? 이게 바로 물리와 논리의 불일치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차례로 짚어보자면, 원본은 물리 1920사이즈지만 원본으로 올릴래야 올릴수도 없고 만약 올릴 수 있다 하더라도 블로그 스킨의 가로 이미지 허용사이즈는 논리 720픽셀이고, 결국 업로드 과정에서 그리고 보여주는 과정에서 네이버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강제적으로 일시 리사이즈 렌더링(논리)되어 보여지게 됩니다.


당연히 자바 스크립트의 논리 리사이즈 렌더링 알고리즘같은건 허접하기 짝이 없기 마련이라 이미지가 포토샵같은 전문 뷰어에 비해 흐리멍텅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죠. 


더불어 이 과정은 이미지에 임베디드 시켜둔 색공간 설정도 무효화 시킵니다. 아도비RGB좋~다고 쓰시는 분들이 네이버에서 망하는 이유 별거 아니예요. 이거(논리 렌더링에 의한 물리속성 무효화) 몰라서 망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여기에 다시 모바일이 끼어듭니다. 


블로그 스킨 사이즈720도 PC에서나 유효한 이야기고 모바일은 인스타마냥 액정가로크기에 맞춰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죠. 


누구는 1154 누구는 1080 누구는 1200 누구는 720...



즉, 물리와 논리를 구분한다면 네이버 관련 다음과 같은 답을 도출 해 낼 수 있습니다.



PC에서의 문제 해결법 : 처음부터 스킨에 맞춰 가로 720픽셀로 리사이징해서 올린다. 


이러면 중간에 논리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기때문에 720픽셀이미지를 720픽셀로 보는 "물리"상태가 되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모바일에서의 문제 해결법 : 그런거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바일에서 이미지를 물리적 fit시켜 왜곡없이 볼 방법은 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져 논리가 그럴싸 하게 보여지도록 위장할 수는 있으나, 끝까지 따지면 결국 논리는 논리지 물리가 아닙니다. 색공간문제도 따라오고요.



이번엔 포토샵툴 내부적으로도 접근해봅시다.


수없이 많은 분들이 질문하시는 "갑자기 이미지가 깨진다"고 하는 경우, 질문에서 "깨졌다"라고 이미 단정짓고 있는데 이것부터가 미스예요.


논리적으로 깨져 보이는거랑, 실제로 물리적 깨진거랑은 전혀 다른 것이며 실제로 대부분은 물리이미지화일이 깨지는 경우보다는 "논리적으로 이미지가 이상하게 왜곡되어 보인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별거 아닌듯 이 구분부터 하고 시작해야지 원인을 바로 찾아낼 수 있어요.



원본은 멀쩡하다는게 확실하다면 논리를 구현하는 프로세스에서 문제를 찾으면 되니까요. 예를 들어 잔상같은건 이미지를 화면에 뿌려주는 GPU 가속기능이 제대로 드라이브 매칭이 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생기곤 하죠.


ACR, 아도비 카메라 로우에서 사진 보고 작업하면 엄청나게 선명한데 컴에 저장하고 나서 보니 흐리멍텅하다 라는 질문도 엄청나게 많이 받습니다만 이분들이 질문에 항상 빠드리는게 바로 논리와 물리예요.


포토샵에서 생성한 물리파일을 포토샵이라는 논리뷰어A에서 본거랑 알씨라는 썩은 논리뷰어B에서 본거랑, 윈도우 기본 뷰어라고 하는 뷰어같지도 않은 논리뷰어C에서 본거랑.....같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이미지 물리 원본을 보는게 아니라, 작게 리사이징 된 임시 렌더링 논리 사본을 보기 때문이예요. 막상 물리픽셀사이즈랑 논리픽셀사이즈랑 일치시켜놓고 보면 어느뷰어건 차이는 그리 크게 나지 않습니다. 날래야 날 수가 없습니다. 그게 물리예요.



그런데 요즘 카메라 화소수가 어떤가요. 기본 2천만이고 4천만 5천만도 넘지만 모니터 화소수는 껏해야 200만(FHD), 많아봐야 800만(4k UHD)에 불과합니다. 물리픽셀과 논리픽셀을 1:1로 매칭시켜서 100%뷰로 볼 환경이 안되어있어요. 그러니 저마다 작게 작게 그때 그때 리사이즈 해서 보게 되고...그러니 저마다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뷰어마다 축소 퍼센테이지가 다르고 리사이즈 알고리즘(바이블릭인지 네이버후드인지 랜코즈인지 등등등등)이 다른데 같게 보이면 그게 더 이상한거예요.


"나는 컴이랑 아이폰이랑 갤럭시랑 사진 다 똑같이 보인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 가끔 있는데....논리와 물리 속성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감히 하지 못할 망발인겁니다. 눈이 삐꾸라서 비슷해보이는걸 뇌도 삐꾸라 그냥 대충 물리적으로도 같다고 단정짓는 전형적 사이비예요. 



그라데이션을 먹였는데 계단진다? 실제로 물리적으로 계조단계가 크게 차이나 가서 계단이 생겨있는건지, 모니터가 받쳐주지 못하거나 리사이즈 알고리즘때문에 논리적으로 계단이 생긴듯 보이는 건지 상황 보고 판단하면 바로 알수있습니다.


분명 보더랑 페더랑 적당히 먹였는데 경계선이 이상하다? 정말 물리적으로 이상한건지, 논리적으로 이상해 보이는건지를 확인해야 하는거죠.


RAW파일은 왜 기본적으로 어떠한 변화도 허용하지 않는 불변의 포맷인지, 왜 매번 새로운 jpg나 tif를 만들어야 하는건지도 해당되겠네요.


DPI논쟁도 엄밀히 따지면 물리파일이랑 논리뿌려주기를 구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 할 수 있고요.




이처럼 예를 들어보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 물리와 논리의 불일치, 그리고 그에 대한 미인지에서 생기는 문제는 정말 엄청나게 다양해요.


하지만 반대로 물리와 논리만 제대로 구분해도 의외로 싱겁게 그리고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들 천지입니다.



항상 논리와 물리를 구분해서 생각하고, 보고 있는게 논리인지 물리인지 파악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디지털 이미징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트러블들은 사실 별게 아닌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어떤 스킬같은건 아니지만 전 포토샵 가르쳐드릴때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말씀드리곤 해요.


보시다시피 상당한 경우의 문제 해결 답변도, 대부분 이 논리와 물리 구분법으로 수렴하거든요.



제가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들 상당수도 분리해서 말했을 뿐 원리적 접근해보면 결국 물리와 논리로 귀결되는게 상당수입니다. 그래서 제가 매번 비트맵 공부해라 비트맵 공부해라 하는거예요. 비트맵 공부 하신 분들이라면 이게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 되니까요.


아하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