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MERA

2020년 렌즈교환형 고급카메라 시장현황과 세대교체시기의 기종 선택에 대한 개인적 생각

by 선배/마루토스 2020. 7. 30.
728x90


우와. 포스팅 번호 보니 이거 무려 저의 1000번째 포스팅이네요. 뭔가 약간 평소보다 힘줘서 글을 적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욕이 간만에 아주 조금 듭니다. 그래서 약간 길게 적어볼께요. ㅎㅎㅎ


2020년 현재,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축소일로입니다. 


2019년 세계총출하대수는 겨우 1521만대, 피크였던 2010년 대비 1/8 수준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덮쳐진 신형코로나의 충격으로 외출규제, 이벤트 중지 등으로 인해 카메라 시장은 완전히 차갑게 식어있습니다

.

94년의 역사를 가진 아사히카메라 잡지도 2020년 7월호를 기점으로 휴간이 결정되었다. 언젠가는 이라고 모두들 생각해왔지만 역시나 관계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으며 디지털카메라업계는 시장철수한 올림푸스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난에 처해있습니다. 




2017년에는 리코가 기종축소를 단행했고 카시오는 2018년부터 콤팩트카메라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을 정도예요. 심지어 중견메이커에서도 정리해고의 도미노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메이커도 안전하지만은 않습니다.  어제 포스팅했듯 캐논 조차도 이미징사업부분에서 가정용프린터의 분전이 없었더라면 사실상 적자가 났을것이 확실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이 특히 어려운 곳이라 지적하는 곳은 DSLR에서 캐논과 쌍벽을 이루던 명문 니콘입니다. 

니콘은 2020년 3월 결산에서 영상사업분야가 처음으로 171억엔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DSLR이나 렌즈의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입니다. 니콘의 CFO는 2기 연속 적자를 각오하고 있다고 주주총회등을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2018년 말부터 뒤늦게 본격적으로 미러리스시장에 발을 담구기는 했으나 2019년 미러리스 생산대수 165만대로 수위인 소니에 비해 니콘은 겨우 28만대. 라이벌 캐논이 94만대를 생산한것에 비하면 시장에서의 니콘의 약세는 명약관화합니다.

니콘은 현재 생산라인업축소, 생산거점의 재편 및 인원감축을 진행중이며 2022년 3월기까지 500억엔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며 지속적으로 미러리스 신기종을 투입할 예정이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다시는 렌즈교환형 고급카메라 시장이 2010년같은 비정상적 활황을 맞이할 일은 없을거라 보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디지털로 이행하기 전의 필름수준보다 더 퇴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원래 렌즈교환형 고급카메라 라는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살...그런 종류의 컨슈머 제품이 아닙니다.

그런데 원체부터 기존 세대들은 고급카메라에 대해 알게 모르게 의식 무의식적으로 아, 나도 저런거 한번쯤은 써보고 싶다...이런 심리들이 있음에도 비싸고 부담스러우니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가 350D같은 보급형 DSLR과 M같은 미러리스가 매우 저렴한 수준으로 구매가 가능해지자 약간은 군중심리도 있어 너도 나도 앞다투어 산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결과가 2010년도 전후의 비현실적 판매량으로 나타났던거구요.


DSLR 나오고 이제 약 20년이 흐르는 동안 기존 커다란 카메라에 대한 동경심 있던 세대들중 어지간한 사람들은 써볼만큼 써보고 경험해볼만큼 해본다음 고급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즐긴다는게 스마트폰에 비해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깨달으면서 코어 유저 말고는 다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세대 신규 유입 유저 나이대가 2~30대예요. DSLR 보급형 처음 나왔던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거나 그당시 유치원 혹은 초등학생이었던 세대입니다. 커다란 필름카메라같은거 대신 DSLR이나 스마트폰을 보고 자란 세대요. 그중 극소수만이 렌즈교환형 카메라에 유입되는겁니다.

즉....용도와 목적이 분명한 사람들이 그에 맞는 장비를 구매해 사용한다는 고급카메라 본연의 모습, 본연의 시장크기로 돌아오고 있는겁니다. 2010년처럼 멋모르고 사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지난거예요.

광학식 뷰파인더를 아예 경험도 못해보고 LCD보며 사진찍던 세대들이 사진영상분야의 대세로 몰려오고 있는겁니다.


그런 2020년을 기점으로 하는 최근은 제 생각에 몇년, 혹은 십몇년만에 한번씩 찾아오곤 하는 카메라의 대 세대교체시기에 해당합니다. 


위에 언급했듯 다수의 입문자 초보자를 대상으로 많이 파는 제품에 집중했던 제조사들이 타겟을 완전히 하이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로 잡고 어차피 고급카메라 살 사람들을 확실히 붙잡겠다는 관점에서 과거처럼 단순히 관성적으로 옆그레이드 해서 나오는 신제품들이 아니라 설계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예 근본적으로 다른...게임기로 치면 전 기종과 호환성이 담보되지 않는 최신형 차세대 게임기가 나오는 시기에 해당해요.


소니를 필두로 캐논 니콘 모두가 그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속속 고급기들을 선보이며 자사라인업을 근본적으로 뒤집어갈아엎는 시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걸 다들 아는거예요.


그렇게 해서 나오는 제품들은 아주 뛰어납니다. 

단순히 성능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새로 나오는 신제품들이 구형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더 편하고, 전에없던 새로운 강력한 기능들이 추가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세대교체기 한번 나올때마다 게임기 시장도 그렇고 카메라 시장도 그렇고 아주 들썩들썩 하죠. 이런 축제기는 자주 오는게 아닙니다. ㅋㅋㅋ

그러나 한편, 잠깐 시선의 방향을 바꿔봅시다. 신기종이 나오면 구기종은 그냥 찬밥이 되기만 할까요? 


제가 오늘 할 이야기가 바로 이 부분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세대교체 신기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구기종의 가격은 카타스트로픽하게 떨어집니다. 신품가격도 그렇고 중고가격은 더 인정사정 없이 떨어지죠. 옆그레이드 기종들 가격이 잘 안떨어지던거랑은 비교됩니다. ㅋ

그리고 이런 세대교체는 필연적으로 메모리나 스피드라이트 등의 부가 악세사리 장비들도 다 함께 얽혀있습니다.
단적으로 ...신세대 카메라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CF 익스프레스 초고속 메모리의 가격을 한번 봐요.

괜찮다는 128기가 가격이 30만원 좀 안됩니다. 256기가는 70만원이 좀 안되고 512기가쯤 되면 90만원이 안넘는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정도예요. 비트레이트가 엄청나게 높은 UHD급 이상의 영상을 RAW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으로 이정도 되는 메모리가 필수불가결하기때문에 카메라가 지닌 포텐셜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좋건 싫건 이런 메모리까지도 세대교체가 불가피합니다.

아참 리더기도 새로 사야죠. 기존 리더기로는 CF 익스프레스를 읽을 수 없으니까요.

마운트가 일신되면서 가격이 확 뛴 렌즈들 하며, 기존 TTL에서 단자가 변하며 버전이 바뀌었다고 하는 스피드라이트 하며...최고의 성능을 위해서 소비자가 치뤄야 하는 금전적 댓가는 이런 세대교체기일수록 훨씬 커집니다.


아예 모든게 바뀌는 시기니 어쩔 수 없는 거기도 하구요.
여기에 후처리를 하는데 사용될 PC의 사양도 고급화 되어야 합니다. 8k 영상의 처리 및 편집이 원활한 PC이야기까지 넣으면 이야기가 너무 장대해지니 여기서는 걍 언급만 하고 말께요 ㅋㅋㅋ

프로야 벌어서 충당하면 그만인데 그냥 장비가 좋고 사진이 좋아서 하는 아마추어의 경우 단순히 장비에 관해 시대를, 유행을, 트렌드를 쫓아가야 한다는 명목만으로 이정도 규모의 지갑을 열기란 쉽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앞다투어 지갑을 열지만 ㅎㅎㅎ)

근데 시선을 바꿔서, 딱 한세대 전의 구형기에 초점을 맞춰봅시다.

구세대의 구형기종...우와 어감에서 느껴지는 이 구수함....ㅋ 아주 그냥 낡아빠진 느낌이 물씬 듭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정말 낡아빠지기만 한걸까요?

구세대의 마지막 기종이라는 말은 신세대 출시 이전 과거 세대기 전체의 노하우가 집약된 마지막 열매라는 말과 동의어예요. 그 설계사상에서 그 이상의 발전이 어려울만큼 끝에 도달했다 판단하기에 과감하게 해당 라인을 접고 아예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ㅎ....아니 신세대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거니까요.

한마디로 말해 한세대 전이긴 하지만 그 세대에서는 끝판왕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들어가는 악세사리며 호환도구며 모두 구세대 가장 마지막 물이기에 그보다 더 저렴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싸게 싸게 살 수 있어요.

신세대기의 고급영상기능과 관계없는 구형기에 여전히 애용되는 SDXC메모리같은 경우 가격이 CF 익스프레스와 비교할때 1/10...아니 그 이하 수준에 불과합니다. 128기가는 3만원이면 떡을 치고 512기가도 7만원이면 괜찮은거 사서 4k정도까지 무난히 담아요.

512기가 기준으로 SDXC 7만원과 CF 익스프레스 87만원 간에는 무려 80만원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말이 80만원이지 80만원이면 지금 당장 샵에 가서 초보자용 DSLR에 기본렌즈 끼우고 메모리카드까지 넣은 세트로 구매하고도 잔돈이 남을 수준의 금액입니다. 단순히 메모리가격의 차액조차 말입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으세요? ㅋ

물론 그런게 필요하거나, 그런게 하고 싶으면 그 금액을 댓가로 내야합니다. 해야 하거나 하고 싶으면 하는거죠 뭐.

그렇지만 약간 거리를 두고 "가격 대 성능비" 라는 명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해본다면...지금이야말로 전세대 최종기와 악세사리 일체를 저렴하게 사서 꿀을 빨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시기인것도 분명하다는게 제 생각인겁니다.

즉, "지금은 장비가 취미가 아니라 사진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영상에 별로 흥미가 없고 오직 사진에 올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괜히 영상기능특화된 신기종과 악세사리 일체를 비싼 돈 들여 통채로 기변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기존 사용하던 것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최고수준의 장비를 저렴하게 구매해 온전히 취미에 집중할 수 있는 베스트초이스가 가능해지는 시기"란 거죠.

특히 어떤 선을 정해서 그어놓고 그 선을 넘지 않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요.

마치 신형 게임기 출시하면 그동안 참아왔던 한세대 전 게임기와 명작게임일체를 저렴하게 사다 알뜰하게 즐기듯이 말입니다. 한세대 전이면 어때요? 남보다 한박자 늦으면 어때요? 효율과 재미가 담보된다면 이것도 방법 아닌가요? ㅎ


물론 최신기종을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입수해서 최대한 뽕을 뽑는것도 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최선의 답은 사람마다 마다 다르고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거죠. ㅋ



ps) 이 글을 카메라 회사들이 싫어합니다 ㅋ



숫자 및 일부 자료출처 : CIPA / 니콘 정기 재무실적 발표/캐논 정기 재무실적 발표/동양경제 오오타케 기자/IT 미디어  이노우에기자 기사에서 부분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