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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사진/영상 창작자가 원하는 색을 가장 다수에게 비교적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

by 선배/마루토스 202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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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DSLR/미러리스 카메라의 영상 관련 기능이 매우 강화되고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색감에 대한 화두가 새삼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동영상 색감이 기기마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가 이런 논의도 활발하던데....그런걸 보다보니 떠오르는 점이 하나 있어 글 적어봅니다, 


제가 예전 한창 이 장비 저장비 리뷰하던 시절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동영상 또한 사진처럼 "어느 플레이어에서 어떤 옵션으로 재생하느냐"에 따라 같은 영상이라 할지라도 보여지는 색감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제가 당시 테스트 했을 때 곰플레이어랑 초코플레이어랑 다음팟플레이어랑 미디어 플레이어랑 프리미어랑....디폴트 셋팅에서의 색이 제각각이었어요. 분명 같은 영상이었는데도요. 심지어 맥의 색감과 윈도우의 색감은 비교할 방법조차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찾아본 결과 당연한 일이지만 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고 어떤 디폴트 셋팅을 밀어붙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게 사실이라는 팩트를 확인했었습니다. 

그노무 색공간, 컬러 프로파일도 한몫 끼고 말이죠 ㅋㅋㅋ

그리고 이 사실을 확인한 시점에서 저는 동영상 색감 항목을 장비 리뷰시 테스트 리스트에서 삭제했어요.  

(...여기엔 다시 픽쳐스타일같은 부가요소가 들어가긴 합니다...)


같은 맥락인데, 요즘처럼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스트리밍서비스에 업로드한 영상의 색감을 기반으로 각 장비의 색감을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실제로 민감하신 분들은 알아차리시겠지만 같은 영상도 유튜브 올렸을때 색감이랑 네이버 올렸을때 색감이랑 비메오 올렸을때 색감이랑 각각 미묘하게 다릅니다. 

다들 업로드하면 지네들 알고리즘에 따라 재인코딩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일거예요. HDR영상같으면 더더욱 극적으로 달라지고 말이죠. 

심지어 당장 유튜브만해도 기껏 올린 영상에 대해 유튜브가 h.264와 vp9 코덱중 어느걸 적용하느냐에 따라 영상이 전혀 다른 퀄이 나옵니다. 이걸 업로더가 선택 못해요. 편법은 있지만 ㅋ 

여기에 보는 사람이 충분한 해상도를 지닌 디바이스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며, 모바일과 PC 그리고 태블릿중 어디에서 재생하느냐에 따라서도 색은 전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근데 이걸 염두에 두지 않고 색감을 단순비교한다면....? 좀 웃긴 모양새가 나오겠죠 아무래도 ㅎㅎ 

한마디로 "뭘로 찍었느냐"에 대한 테스트가 "뭘로 보았느냐"의 선택에 묻혀버린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선 다들 인식조차 없어요 보통...;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젠 어차피 로컬 감상보다 스트리밍 감상이 대세인데 창작자의 로컬 색감이 뭐 중요한가 하는 생각또한 듭니다. 기승전유튜브라면, 걍 첨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에 맞춰 색 대충 뽑는게 더 나을것같기도 하거든요. 아니면 아예 색감같은거에서 신경을 끄던가. 

이제는 기록하드웨어, 기록소프트웨어, 편집소프트웨어, 재생하드웨어, 재생소프트웨어 등 색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아져서 일개 소비자가 아무리 애를 써 본들 자기 맘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에 들어서지 않았나....그런 생각도 하곤 합니다. 

특히나 동영상의 색감은요. ㅋ


이런 일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파편화라고 전 생각해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파편화 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이 자기네의 마지막 OS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 OS에서조차 색공간을 OS레벨에서 어플리케이션에 강제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색에 대해 기본인식이 없는 사용자들은 자기네들이 쓰는 프로그램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난립하는 그래픽카드 업체들과 그에 따른 디바이스 드라이버문제, 제조 회사별로 그 차이가 확연한 모니터의 색감이 여기에 더해지면서 적어도 윈도우 PC에서는 향후 어떤식으로도 색에 대한 파편화 문제를 절대로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주 사용 브라우저에 따라서도 같은 홈페이지 보는데 색이 다르고 메신져 별로 전송받은 사진 색이 다르니 말 다했죠.ㅋ 그나마 컬러 캘리브레이션 되는 고급 하드웨어라면 답이 없지는 않긴 한데...


안드로이드의 색 파편화 문제는 어찌보면 이보다 더욱 더 심각합니다. PC 이상으로 제조업체들이 난립해서 온갖 디바이스를 조합해 어마무쌍한 물건들을 저마다 한해에도 수십수백개씩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그 모든 제품들이 저마다 각각 다른 색을 뽐냅니다. (........) 안드로이드가 오픈 플랫폼이다보니 어쩔 수 없어요. 근데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대부분이다보니 PC에서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두 측면에서의 컬러 캘리브레이션이 애저녁에 불가능합니다.


즉 이처럼 OS나 하드웨어 디바이스에 따라 파편화 문제가 두드러져 제작자, 창작자들이 자기가 보여주길 원했던 색이 사용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지리란 보장이 전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자기 혼자 색에 아무리 연연해봤자 보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 다른 환경하에 있으니 색에 아무리 연연해봤자 그야말로 의미없는 헛수고일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의도했던 색과 가장 흡사한 색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방법이 뭐냐고 제게 묻는다면, 저 자신은 결코 원하는 답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쓰세요" 라고 말이죠.;;;


애플은 일찍부터 색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정하고 모든 OS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어느정도 통일성 있는 색을 만들고 보여주는 사실상의 유일한 업체입니다. 타 플랫폼과는 다르게 그래픽카드는 물론이거니와 모니터, OS, 태블릿, 핸드폰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바이스에 대해 통일된 컬러 가이드가 존재하며 이를 나름 최대한 준수해요.


여러분이 윈도우에서 창작물을 만들어 내밀었을때, 그 본연의 색을 볼 수 있을거라 장담할 수 있는 사용자는 창작자와 거의 동일한 하드웨어 사양에서 거의 동일한 소프트웨어 셋팅까지 해놓은 극극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걍 까놓고 말해 아무도 그 색 그대로 보지 못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윈 유저는 윈 유저대로 파편화에 의해서.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대로 파편화되어 있어서. 맥유저는 맥유저대로 윈도우완 기준이 달라서.


반면 여러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애플 플랫폼 상에서 창작하고 배포했을때, 2020년 기준으로 테스크탑 사용자의 7.6%, 노트북 사용자의 8.7%, 태블릿 사용자의 33%, 모바일 사용자의 30%는 그 색을 거의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누구냐? 바로 애플 사용자들입니다. 

(물론 이런 저런 변수로 그 색 그대로 못보는 케이스는 여전히 존재하죠. 소위 오줌액정같은 기기별 편차란건 어쩔 수 없이 존재하니까) 


어쨌거나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는 각각 지속적으로 파편화가 가속된 반면, 그동안 음지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온 애플에 맞출 경우 가장 다수를 타겟으로 가장 정확한 결과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역설이 여기 성립하게 되어버린겁니다. 

거의 모든 애플 유저는 거의 통일된 OS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에 온라인 환경에서건 로컬환경에서건 애플에서 만들고 작업했다면 내가 애플에서 본 색은 다른 애플 유저도 거의 그대로 보게 됩니다.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처럼 "어느 프로그램에서 무슨 셋팅을 만진다음 어느어느 모니터에서 봐야지만"...이런 조건이 애초에 무의미하단 소리예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색의 전달성"만을 염두에 두었을 때의 이론적 탁상공론입니다.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정확한 색"이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도 하구요. 

그러나 굳이 그것에 대해 집착이 어느정도 있는 사용자라면....애플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이 또한 팩트예요. 

저 역시도 이 결론이 그리 유쾌하진 않지만 ㅋㅋㅋ



걍 그렇다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