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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la

시작도 하기전에 삐걱대는 원더 페스티벌 코리아 2024

by 선배/마루토스 2024.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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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피규어 전시 관련 세계적 행사중 하나로 원더 페스티벌이라는게 있습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 제작자들까지도 참가해 자기들이 만든 피규어등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과 캐릭터의 2차 창작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특이한 행사인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당일 판권"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드래곤볼의 손오공 캐릭터를 맘대로 만들어 판다면 당연히 저작권 위반이 됩니다. 그러나 원더 페스티벌에서는 그게 가능해요. 당일 판권이라는게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즉 원더 페스티벌 회장 내에서 사전에 신청하고 당일 판매되는 제품들에 대해선 저작권에 관한 책임을 일절 묻지 않습니다. 대신 개최측이 IP보유측과 협의해 판권을 확보해주는거죠.

물론 이런 저런 수속이 필요하고 사전 신고도 해야 하며 어쨌거나 판권료를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애초에 저작권자와 교섭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개인 및 초 소규모 제작자들에게는 굉장히 고마운 제도이며 이로 인해 원더 페스티벌은 매우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원더 페스티벌이 2024년부터 한국 개최를 선언했고 관련해서 서브컬쳐 관계자들은 드디어 불모지 한국에서도 그런 행사가!? 라면서 설레발 김치국을 거하게 들으켰는데....

세부사항 공식 발표가 나자 분위기는 그야말로 급속냉동으로 돌아섰습니다. 그 원인을 보자면

1. 당일 행사가 아니라 4일행사로 바뀌었습니다. 관람객 입장에서야 행사가 길어지면 좋은거 아니냐 하시겠으나 위에 언급했듯 원더는 소규모, 개인 참가가 돋보이던 행사예요. 주말중 하루면 모를까 4일 내내 부스를 열고 자리를 지키는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4일이라는 명목하에 부스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싸게 책정되었습니다. 책상 하나 놔주고 호왈백만이란 말이 나올정도.

2. 당일판권을 인정하지 않는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자기가 직접 판권을 가진 반다이나 코토부키야 급 기업이라면 모를까...당일 판권에 의존하던 소규모 개인은 사실상 참가를 포기하라는 소리나 다름없습니다. 실제로 잘나가는 일본 개인업자들은 당일판권 미인정 발표 나자마자 응 그럼 한국 안가고 안팔아 라고 선언하는 상황이예요. 당연히 당일판권작을 노리던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게 됩니다.

3. 행사 개최 시기도 좋지 않습니다. 일주일 차이로 서울팝콘이 있고 근소한 차이로 건담 엑스포가 있을예정이예요. 심지어 일본 원조 원더 페스티벌이랑도 10일밖에 차이가 안납니다. 참가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원조 원더와 서울 팝콘을 우선시하면 했지 굳이 원더에 목숨걸 이유는 1도 없어요.
당장 반다이에 이어 2인자를 자처하는 코토부키야, 굿스마일 등은 매년 서울팝콘에 출장하고 있습니다. 반다이야 자기네 건담 엑스포가 있으니 아쉬울거 하나도 없구요.

4. 성인향에 대해 전면금지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솔직한 말로 이바닥에서 성인향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통 큰 소비자들도 대부분 성인이고 말이죠. 그런데 유교국 특성때문인지 뭐때문인지 하여튼 아예 전면금지를 때려버리면...출품작의 절반이상이 금지먹는거나 다름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엘프마을 같은건 아슬아슬 하겠네요 ㅋ

결론적으로 참가하는 제작자들도, 보러가는 소비자들에게도 현 시점에서는 메리트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장료도 일본 원더 페스티벌을 참고하면 3만원 이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근데 그럴바엔 서울팝콘이나 AGF를 가고 말죠.

모처럼의 원더 페스티벌 코리아 개최지만 꼴랑 1회 개최하고 끝나버릴까봐 모형, 피규어 애호가들은 벌써부터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