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국내 사진관련 최대급으로 일컬어지는 모 사이트의 갤러리에
몇장의 누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몇장의 사진은 대단한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죠.
지금 제가 포스팅하는것도 바로 그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올라온 사진은 몇장의 연작사진으로서
모자이크된 얼굴의 누드 중년남성이 역시 누드로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는 어린 여성의 허벅지를 만지는 사진,
그리고 침대에 엎드려있는 누드 여성을 두고 일어나서 사라지는 일련의 연작사진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촬영자 자신이 누드로 출연했다는걸 제외하곤 누드갤러리등에 흔히 올라오는 사진유형중
하나에 불과한 컨셉-처녀성의 상실-사진으로 보아 넘겨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촬영자 자신이 아주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게 몇글자 더 적어둔데서 기인합니다.
거기엔 "모델과에 합격한 고등학교 졸업 예정인 여학생을 촬영했다, 많은 격려 바란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촬영장소조차도 호텔이었습니다. (.......)
당연한 일이지만 어지간한 사진은 그냥 넘어가는 사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심지어는 아청법 위반이라며 검경에 신고까지 들어갈정도로 말입니다.
자칭 작가분의 변도 한번 들어볼까요?
"고등학교 졸업반이라 함은 졸업을 앞둔 고교 3학년을 일컫으며 사회통념상 한국나이로 19세에 고교3학년이 되므로 고3 졸업반이면
2013년 1월이 지난 현재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1일이 지났으므로 아청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어 처벌이 이루어질 경우 처벌 수위는 어느정도 되나요?"
자, 우리...상식적인 선에서 생각을 해보죠.
어리디 어린 여학생, 설령 졸업반이고 모델을 하기로 결심해 모델과에 입학이 결정된 학생이라 해도 데리고 찍을 사진이
작가 자신이 직접 호텔에서 똑딱이로 찍는 어린 여학생 엉덩이 만지는 장면이 들어간 컨셉의 누드사진밖에 없는걸까요?
그정도는 해줘야 예술인걸까요...? 게다가 자기는 또 왜 홀라당 벗었답니까..??
이 작가분은 여학생이 19세니까 성인이다 아니다만 따져서 자기가 처벌받을지의 여부만 걱정하고 계신데..
졸업도 안한 이 여학생이 이 몇장의 사진으로 인해 평생 안고 갈 상처와 잘못된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솔직히 이런 류의 사건을 처음 접하는게 아닙니다.
모 성인 의류 사이트에서는 모델들 데려다가 피팅사진 찍는다는 핑계 대며 벗겨대다 결국 성추행혐의로 잡혀가기도 했고
아예 모 케이블TV에서조차 미성년자 모델지망생 데려다 상의 탈의 시키고 세미누드 컨셉의 광고사진 촬영하다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히기도 하는 둥....이런류의 사건은 끊이질 않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자녀분들이 모델지망생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묻는 분들이 꽤 계신데
제 대답은 거의 항상 한결같이 똑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젊고 예쁜 여성이 모델관련 직종으로 일하고자 한다는건 보통각오로 되는 일이 아니며
아무리 본인이 그럴 의사가 없다 해도 인지도를 권력으로 착각하는 일부 사진사들로 인해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상처받을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니
충분히 심사숙고를 하고 관련정보를 많이 모은 다음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곤 하죠.
원래는 모델이라는건 축복받은 직업이어야 합니다.
축복받은 선천적, 그리고 일부 후천적인 조건들이 모이고 모인 극히 일부의 선택받은 사람들이
선택받은 외모를 여러 분야에서 어필하며 그 댓가를 받는, 영예롭고 또 선망받는 직업이어야 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모델이라는 직업을 이제 갓 선택한,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도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으며
실제로 모델이라는 직업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제대로 배울 기회를 가지지 않은 여학생을 데려다가
모델의 세계를 가르쳐준다는게 고작 호텔에서 여학생 벌거벗겨놓고 자기도 덩달아 벌거벗고 허벅지 만지작하는 사진 찍는게
예술이고 나발이고를 떠나, 그리고 법률적으로 성인이냐 아니냐를 떠나
도덕적 양심적으로 올바른 행위라고 여러분들은 생각하십니까? 예술이란 명목만 들이대면 이게 용납이 되는걸까요? 과연..?
아..참 그러고보니 그런 분들도 있었죠. 여학생들 쪼물딱 성추행 해놓고는 교육이었다고 발뺌하던 교육자분들..(.......)
이런걸 예술이나 교육이라고 생각할 리도 없지만 실제로 정말 본인들이 그렇게 믿으신다면 나를 믿는 대학 오산 대학올시다입니다.
아 물론 레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분들 많다니까요. 그러니 매일같이 뉴스에서 떠들고
전자발찌 착용을 소급적용 하네 마네 하며 성범죄자들이 들끓는거겠죠.
하지만 최소한....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가치관과 건전한 상식을 지닌 성인 사진사라면...
모델 지망 여고생 데려다 벌겨벗겨놓고, 자기도 덩달아 홀라당 벗고 허벅지 만지는 사진이나 찍는 대신
다른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 줄 수도 있는 일이고, 모델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 줄 수도 있는 일이고,
어떤 힘든 일들이 있고 어떤 사진사들이 있으며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고...이런걸 가르쳐 주면서
모델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선택받은 이들의 영예로운 직업인지를 설파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비겁하게 자기얼굴은 모자이크 해놓고, 뒤늦게 아청법 위반이냐 아니냐..자기가 받을 처벌 수위가 어떻게 되냐만 따지기 이전에
모델이 된 여학생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그 여학생에게 어떤 속죄를 해야 할지, 그 부모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를 생각하는게 우선아닐까요?
대저 대한민국의 아마추어 사진계의 현실이 이모냥 이꼴입니다.
한심해서 말이 나오질 않을 지경이예요.
물론 모 초유명사진작가분이 TV에 나와서 웃으며 말한적도 있습니다.
자기는 대학교 다니면서 학교 여학생들 다 벗겨서 사진찍어봤다고...
저는 저거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존경스러워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인물 사진사에게 제일 중요한거? 사진실력이나 내공을 떠나 우선 말빨입니다.
모델이 아닌 사람 다수의 옷을 벗게 만들정도의 화법이라면 세상천지에 인물 데려다 못찍을 사진이 없을 겁니다.
그것도 판단력이 미약한 미성년자 여고생이 아니고 여물대로 여문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겁니다.
이거랑 저거랑은 아예 근본부터가 다릅니다.
그런데 이런 작가분들이 요래요래 했다고 하니 나도 여고생 한번 데려다......이건 아니죠. -_-;;
막말로 자기 딸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여고생 자기 딸이면 그렇게 벗겨놓고 자기도 홀라당 벗은채 허벅지 만져대며 사진 찍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여고생 자기 딸 허벅지를 생판 모르는 아마추어 사진사가 예술이란 미명하에 지도 같이 홀라당 벗은채로 주물럭대도록 놔두시겠습니까?
저런 사진을 이제 갓 모델쪽에 입문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여고생을 데려다 해야만 했을까요?
미성년자 데려다 처녀성 상실 컨셉 사진 찍어야만 그 컨셉이 예술로 승화될까요?
걍 까놓고 말해 돈주고 프로 성인여성 모델 고용해서 찍었으면 이렇게까지 문제 되지 않습니다.
프로 성인여성 모델데려다가도 얼마든지 처녀성 상실 컨셉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리얼하게.
기껏 한다는게 고작 뭐가 뭔지 모르는 여고생 꼬드껴 컨셉이라면서 조물딱대는건가요? 자기도 홀라당 벗고?
그게 예술이라는 말을 지금 저보고 믿으라는 겁니까...;?
막말로 ...행여 여고생측에서 작가 붙잡고 이런거좀 찍어주세요.....해도
아이쿠 안될말이다..네가 아직 어려서 물불을 못가리는구나...너자신을 좀 더 소중히 하려무나...
모델이란게 무조건 벗는게 장땡이 아니란다....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것이 나이살 먹은 어른의 올바른 행동아닐까요????
예술욕심이 아무리 과하기로서니 어른이 어른이기를 포기합니까? 앞장서서 여고생앞에서 홀라당 벗고..?
예전에도 비슷한일 있었습니다.
정말 몸매가 빼어난 글래머 미성년자 여학생을 데려다 돈을 주고 비공개 스튜디오모델출사를 했는데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얼마나 수위가 높은 사진을 찍었는지 보는 저나 다른 사람들이 다 놀랄정도였고
급기야는 출사 주최측에서 외부 포스팅 금지, 비공개 포스팅으로 돌리더군요.
그러고도 자기들은 예술인데 보는 놈들이 예술에 무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오히려 화를 냈었습니다.
모델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서는 이때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 모델 섭외하려면 어디가야 하냐는 문의가 빗발쳤다는 슬픈 후일담이 남아있습니다.
같은 아마추어 사진사로서 참 쪽이 팔리고 챙피하고 들 얼굴이 없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누가 카메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좋게 보겠어요.
어린새는 죽건 말건 둥지에서 꺼내 찍고
어린 여고생은 벌거벗겨 주물럭대며 찍고
구인광고 보고 온 여대생에겐 야한 옷 입힌다음 찍으며 성행위 강요하다 잡혀가고
이름난 꽃밭은 단체로 와서 짓밟고
이름난 명소엔 주민들 피해 보건말건 아무데나 주차하곤 쓰레기 있는데로 버려가며 사진만 찍고 가버리고
길거리에선 여자분들 미니스커트나 도촬해대고
해수욕장에선 비키니 도촬하다 잡혀가고
미성년자 데려다 얼마나 대단한 사진을 찍었길래 급기야 외부노출금지를 시키고....
이건 뭐 한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한두번 쓰는 글이 아닌데 고쳐지는게 없어요. 미치고 펄쩍 뛸 노릇입니다. -_-;;
그나마 제 블로그에 여태까지 와주신 분들이 200만명이 넘습니다.
이런글 하나 쓰면 그래도 몇천명은 와서 꼬박꼬박 읽어주십니다.
생각다 못해 저는 그 소수의 사진사분들에게만이라도 소리쳐 외치고 싶어요.
그 소수의 분들만이라도 보고 사진사로서의 양심을 지키셨으면 하고 바래요.
그런거밖에는 할 수 있는게 달리 없습니다. ㅠㅠ
우리 제발....지킬것은 지키며 찍읍시다.
예술에 욕심내기 이전에 양심을 생각해요 우리.
아무나 은교 같은 영화 찍을수 있는거 아니고 아무나 로리타같은 영화 촬영할 수 있는거 아닙니다.
지금 자기가 하는게 숭고한 예술이라고 쉬이 착각하지 마세요.
예술이면 무엇이든 다 허용될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 앞서 대상이 되는 피사체가 받을 피해도 제발 생각해주세요....
그리 대단한 기준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제 생각엔.
그런사진 찍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다 아들 딸 있으시잖아요.
그 아들 딸에게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 사진 찍으시면 되는겁니다....결과물도, 그리고 과정도 말입니다...
사건의 추이는 앞으로도 좀 지켜보겠습니다만(해당 작가분은 이미 커뮤니티 탈퇴하셨어요)
해당 여학생과 그 가족들이 받게 될 정신적 충격 및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 가지게 되셨을
완전히 잘못된 선입견에 대해서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발.....이 잘못된 아마추어 사진 문화의 비정상적인 생태계가 하루빨리 제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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