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MERA

'아이가 너무 예쁜데 모델 한번 해보시지 않겠어요?'의 진실.

by 선배/마루토스 2015. 1. 30.
728x90

 

 

 

도시에 살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시라면 아마 한두번쯤

 

거리에서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 소속 스카우터라는 사람들을 만나보신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아이가 정말 예쁘게 생겼네요! 저희는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인데 사진 한장만 찍어봐도 될까요?

 

연락처 주시면 나중에 저희가 윗분들께 보여드리고 연락드릴께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혹은 다른 루트를 통해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운영하시는 블로그라던가, 홈페이지...혹은 여러 SNS에 올린 아이들 사진을 보고

 

장래가 유망해 보인다며 오디션을 한번 보시라고 하는 식으로 연락이 올 수도 있고...

 


 

잘나가는 성장앨범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계약하고 자녀분들 촬영했었는데

 

그때 너무 예뻐서 기억에 남아 에이전시에 추천해서 그쪽으로부터 연락드린다고 오는 경우도 있고..

 

뭐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접근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하 무섭고 복잡하기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우선 이게

 

사기가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하시기 마련이죠.

 


 

일단 이에 대한 답변부터 말씀드리자면, 대부분 [사기]는 아닙니다.

 

합법적으로 등록하고 영업하는 회사들인 경우가 대다수예요.

 


 

문제는, [사기]는 아닌데...결과적으로는 부모님들로부터 돈을 받는 다는 점입니다.

 

오호. 신통방통합니다. 이제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볼까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고, 제가 그렇듯 다른 부모님들 또한 자기 아이가 예쁘다는데

 

기분나쁠 사람은 우선 없으실겁니다.

 

게다가 그냥 예쁜게 아니라 TV나 잡지등에 나오는 어린이 모델들만큼 이쁘고,

 

그 어린이 모델들처럼 TV나 잡지에 실리는 차세대 유망주가 될정도라는데 혹하지 않기 어렵죠.

 


 

이런식으로 부모님들의 기분을 Up 시켜놓은 다음,

 

정식으로 오디션을 한번 봐보시도록 유도합니다.

 


 

이 오디션이라는게 어른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가도 보지만

 

무엇보다도 사진발, 화면발을 보아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거든요?

 


 

첫번째 문제는 바로 그 사진발, 화면발을 보는데 돈이 든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첫돌때 성장앨범 찍을때 정도였다면 모를까,

 

5,6세 넘어가는데 스튜디오에 데려가 따로 돈주고 모델마냥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본 분은

 

대한민국에 99.9% 없다고 단정지어도 과언이 아닐거예요.

 


 

그렇기때문에 그 에이전시에 소속된 포토그래퍼가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어봐야

 

비로서 사진발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대부분은 이것도 그리 큰 심리적 장벽이 되지 못합니다.

 

상술했듯 따로 사진찍어준게 없다보니 이참에 가능성도 확인해보고 그게 안되어도 사진은 건지니

 

해봐도 밑질게 없다...이런 사고방식이 자연스레 성립하니까요.

 


 

그 다음 두번째 문제는 바로 연수비..라는 겁니다.

 

자, 오디션이라는걸 거침으로서 1차 서류합격, 2차 면접학격까지 된

 

선택받은 아이의 부모님이 되신 여러분에게 에이전시는 그 다음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희가 보니 가능성이 충분한데, 아직 경험이 없다보니 자신감을 붙여주고

 

표현력을 높이는 교육을 좀 받으면 바로 모델 데뷰할 수있을것같아요 어쩌고 저쩌고...'

 


 

여기까지 와서 주저할 부모님은 사실 별로 없으실겁니다.

 

게다가 몇십몇백만원이라는 연수비 부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또한 다른 방식으로 합리화시키시죠.

 


 

"그래, 이참에 자신감도 키워주고 표현력도 높여주고 사회경험도 쌓게 해주고 하면

 

아이 인생에 보탬이 되면 되었지 마이너스는 안될거야.

 

그리고 잘되면 아역으로 데뷰해서 제2의 유x호라던가 제2의 김x론도 꿈은 아니잖아.

 

까놓고 말해 슈x에 나오는 연예인들 애들보다 우리애가 못한게 뭐야..."

 


 

그렇게 해서 연수라는 명목으로 에이전시 내부의 학원을 보내고 하다보면

 

의외로 또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실제로 연락이 옵니다.

 

우선 피팅모델 어디서 연락이 왔는데 자녀분이 딱인거같다, 해보시지 않겠냐고...

 

가보면 진짜 포토그래퍼가 있고 진짜 옷 갈아입히며 촬영하고 모델료 페이도 나오고...

 


 

이쯤되면 부모님들 껌뻑 죽습니다. SNS로 사진 돌리면서 모델 데뷰했어요 자랑도 하시고

 

우리 애가 진짜 모델감이었구나, 가능성이 있구나....여기 사기 아니고 진짜구나...

 

주변에서도 우와 예쁘다 예쁘다 했는데 진짜 모델되었네 축하도 받고 하다보면

 

껌뻑 죽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거죠.

 

 

 

 

 

 


뭐 그렇게 해서 몇차례 더 모델활동 하다가 시간 흘러 아이 크고 학교도 들어가고 하다보면

 

오퍼도 뜸해지고 부모님들 뭐 좋은 경험 했으니 그거면 되었지...하시기 마련이고

 

그러면 에이전시는 다음 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리고...

 


 

딱 이런 흐름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거예요.

 


 

저는 이거 자체를 악이라던가, 거의 사기라던가...이런식으로 단정지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것은 훌륭한 상부상조, 선순환의 비즈니스로서 성립됩니다. (......)

 

얼마나 훌륭한지 검색엔진에 키즈 에이전시, 어린이 에이전시 한번 쳐보시면

 

전국에 수많은 에이전시가 난립을 해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그런 에이전시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말하고 싶은 생각은 사실 별로 없어요.

 

제가 이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건 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톡 까놓고 말해서...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부모님들은 자녀분들의 모델적 소양에 대한 객관적인 생각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사진이 취미인 저의 경우조차 돌스냅의뢰받아 촬영한 아이들이 백명단위지만

 

그 아이들중에 제 아들 딸보다 예쁜 아이는 없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객관성이 결여됩니다. (.....)

 


 

뷰파인더를 통해 보면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파인더속에 제 아이들이 웃고 있으면 객관이고 나발이고 아 그냥 무조건 이뻐죽어요. (....)

 


 

그렇기에 저런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오면 쉬이 혹하는 거고

 

혹하다 보면 빠져들게 되는거고 하는건데...사실 모델이 될 만큼 사진발이 뛰어나고

 

모델이나 아역을 할 수 있을만큼 배짱좋고 말 잘듣고 기억력 뛰어나고 연기력이 있는 꼬마는

 

까놓고 말해 대한민국, 아니 세계를 통틀어 한줌도 안됩니다.

 

 

 

그리고 그 한줌에 여러분의 자녀분들이 들어갈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한없이 낮다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저도 포함해서 말이죠.

 


 

피팅모델 실제로 해보고 하는거는 사실 별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넘쳐나는게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들이고, 치열한 경쟁속에서

 

망해서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고 하는 아동복 사이트는 항상 있기 마련인지라

 

무명의 어린이 모델을 구하고자 하는 니즈는 항상 있거든요.

 

그런 곳의 모델활동 한두번 시켜주는건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일도 아니예요.

 


더불어 무명의 포토그래퍼를 구하고자 하는 니즈도 항상 있다는 점도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그런데서 사진찍어주는 큰 카메라를 든 사진사 모두가 뛰어난 실력의 전문가는 아니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이런 구조를 잘 모르시기 마련이고,

 

그저 실제로 모델이 되었구나 라는 그 사실 하나만 보며 들뜨시게 되는겁니다.

 


 

여기서 꼭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아이들을 촬영해본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사진을 찍는 일도 힘든 일이지만, 사진을 찍히는 일 또한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심리적으로도 힘들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요. 어른에게조차 힘든데 아이는 오죽할까요?

 

게다가 한창 장난치고 뛰어놀고 싶은 또래의 아이에게 일, [Job]을 시키는 겁니다.

 


 

그냥 촬영만 놓고 보아도 힘든데...

 

보통 모델이 스튜디오로 가지, 스튜디오 사람들이 여러분 집으로 오진 않기 마련입니다. 당연하죠?

 

그래서 어린 아이를 정해진-때로는 이른 새벽일수도 있고 때로는 한밤중이 될 수도 있는-시간에 맞춰

 

정해진 장소까지 억지로 데려가 일만 실컷 시키고 돌아온다...

 


 

과연 이것이 아이에게 있어 유익하기만 한 경험일까요? 즐겁기만 한 체험일까요?

 


 

전 실제로 여기서 포토그래퍼의 역할을 담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소위 잘나간다는 어린이 모델이 엄마랑 같이 지방에서 기차타고 새벽에 출발해 서울와서

 

오전에 한타임 촬영하고 또 택시타고 이동해서 오후에 한타임 촬영하고

 

지쳐 골아 떨어진 아이를 안고 다시 기차로 지방 내려가는 경우도 눈으로 보았어요.

 

본인 자녀시라면 안그러실 것 같죠?

 


 

'힘들다고 일을 거절했다가 다음부터 오퍼가 끊기면 어쩌지?'

 

'오늘 일이 공중파 출연과 연결되는 큰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안그래도 아역 두고 딴 엄마들 치마바람 장난 아니라는데 질수는 없잖아..?'

 


 

부모님이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커서,

 

혹은 아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금전적 보상에 눈이 멀어서,

 

아이를 통해 타인에게 자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넘쳐서...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샌가부터 반대로

 

아이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로 둔갑하게 되는 것은 혹시 아닐까요?

 


 

제가 이 포스팅을 통해 여러분들께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이후로도 키즈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을 받으실 부모님들은 계속 있으실거예요.

 

이 비즈니스라는게 그렇게 돌게 되어있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그 연락을 받으신 부모님들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판단을 직접 내리시는데

 

작은 참조라도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오늘은 이런 포스팅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