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진찍을때 보았던 색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싶은데 모니터가 색공간이 캘리가 어쩌고 하시는 경우를 참 많이 봅니다.
그런데...과연 그때 우리가 보았고 기억하고 있다고 믿는 그 색이 잘못된 색이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지금 보고계신 색은 과연 정확한 색일까요?
화제가 된 흰금 파검 드레스가 하나의 좋은 사례입니다.
좀 다른 예인데요...
위 사진 오른쪽 아기 반은 누렇고 반은 퍼렇죠?
그런데 왼쪽 가운데 점을 가까이서 한 이삼십초 보신다음 오른쪽 아기를 다시보세요.
아주 멀쩡한색, 반반이 아니게 보일겁니다. 어라????
이게 바로 인간의 눈에서 일어나는 색왜곡, 크로매틱 어뎁테이션 현상이예요.
여러분이 직전까지 무엇을 어떤밝기에서 어떤색온도로 보고있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환경에서 어떤 설정으로 저 드레스 사진을 보는지에 따라
우리 눈... 정확히는 우리 각자의 뇌가 인지하는 색은 달라집니다.
왜냐면 그로 인해, 사진속의 조명이 무슨색이었는지를 다르게 인식하고,
그에 따라 사진이 지닌 디지털RGB값과는 상관없이
여러분의 뇌내에서 그 조명 그 환경하에서 원래 드레스 색을 다르게 유추해냅니다.
그리고 한번 뇌내에서 결론내어진 색은...이제 쉽게 바뀌지는 않아요.
이것이 바로 오늘사건의 본질중 하나이며(이유의 전부는 아님)
또한 모니터회사와 캘리제조사들이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사실입니다. ㅋ
모니터의 백색, 화이트포인트도 이 이야기의 연장선...
여러분이 모니터 설정에서 더 높은 색온도의 화이트포인트 설정을 하면
첨엔 모니터 흰색이 누래진듯 보이지만 한동안 작업하다보면
잠시후엔 아까와 전혀 다름없는 흰색으로 인지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며,
섣불리 캘리다 뭐다 할때 화이트포인트 괜히 건들지 않는것이 좋은 이유예요.
뭐 디지털적 정의에서야 255,255,255/0,0,0이고
일반적 정의로야 반사율이 100%냐 0%냐지만요.
정확...인간의 눈이 애초에 안정확하고 사람마다,
심지어는 같은 사람조차 환경에 따라 같은 색도 다르게 인지하고 기억하는 판국에 뭘 근거로 정확한 색을 논할수 있겠어요.
기계야 정확하다지만 기계만 정확해도 사실 그리 의미없습니다.
그리고 이상의 원리를 다 파악하신 다음,
지금과 다른 환경 혹은 다른 디스플레이 혹은 다른 전제하에서
사진속 드레스 색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다시 사진을 보시게 되면.....그때는 사진속 드레스 색이 또 바뀌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쪽으로 바꿔보는것조차도 가능하단 소리예요.
사실 이 문제의 진짜 문제점은...
자기가 보는 색과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둘다 맞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가 본 색은 옳고 내가 본대로 못본 놈들은 눈이 삔거다"...는 식으로 의견을 다는 사람들인겁니다.
경우에 따라 사실이 두개 혹은 그보다 여러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는
자신이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타인이 틀렸음을 불유쾌한 방식으로 어필하다보니
이 문제로 말다툼이 나고 싸움이 벌어지고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흰색, 검은색을 결정하는건 결국 불완전한 우리 뇌입니다.
우리 뇌, 우리 눈이 불완전한데
아마추어가 사진에 있어 아무리 정확한 색을 추구해본들.....그게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로 모니터와 캘리브레이션등에 돈을 아무리 쏟아부으면 뭐하나요?
그 아마추어의 눈은 과연 정확할까요?
오늘의 사건이 그 답을 여러분에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저 드레스의 색이 원래 무슨색이었는지,
찍은 사람이 잘찍었는지 못찍었는지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관심도 없고요.
우리 눈, 우리 뇌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예요.
항상 해오던 생각이고 항상 반복해서 이야기 하던 내용인데
사례가 딱 적절하게 등장한 김에 사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좀 다르게 이야기해 포스팅해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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