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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나들이에 외장플래시까지, 꼭 챙겨야 하는걸까?

by 선배/마루토스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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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외장 플래시 강좌글들을 쓰면서...

 

특히 빛이 강한 대낮에 고속동조를 이용한 필 인 플래시 기법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었습니다.

 

실제로도 많은 분들이 어두운 밤보다 낮에 플래시를 더 자주 그리고 잘 쓰고 계시기도 한데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정작 그런 글과 사용법 강좌를 적은 저 자신은 이제 대낮에 고속동조 촬영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어지간하면 플래시를 아예 들고 나가지조차 않아요.

 

외장 플래시뿐입니까. 가족나들이에 2개 이상의 렌즈를 챙겨 나가는 일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장비랑 플래시가 무겁고 거추장스러우니까. (........)

 

근데 그게 간단하다고 쉽게 일축할 수 있냐면 그렇지는 않은게 현실이예요.

 

DSLR에 렌즈 한개야 그냥 저냥 대충 들고다니는데 큰 지장 있는거 아니지만

 

크고 무거운 외장 플래시를 마운트 하면 카메라의 무게중심 그 자체가 바꿔어버리기 때문에

 

들고 다니는 난이도가 확 올라가기도 하고 셋팅에 소요되는 시간도 늘어나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모든 기법과 테크닉들을 열심히 익히고 연마한 다음

 

어느날 평소처럼 나들이 나가서 청계천에서 아들사진을 역광 고속동조로 촬영하다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최선의 화질,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사실 플래시를 꼬옥 꼬옥 챙겨다니고 사용하는 것이 맞기는 맞아요.

 

그렇게 한 사진은 그렇게 하지 않은 사진과는 분명히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제대로 사용했다는 전제하에서긴해도.

 

이점은 이전 제가 플래시 관련 강좌글들을 썼을때도 강조했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분명한 메리트예요.

 

 

하지만...생각을 조금 바꿔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사진은 덜어냄의 미학이 성립하는 분야인데 저는 그 덜어냄에는 [욕심]도 좀 포함되어야 한다 생각해요.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분명히 외장조명의 사용법 응용법을 익히고 연마해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저처럼 조촐하게 가족사진이나 대충 찍는 사람한테도 과연 그렇기만 하냐면....그건 또 좀 아니거든요.

 

 

 

실제로 제 아이들의 사진은 한창 제가 플래시 챙겨다니며 고속동조를 시켰을 때에 비해

 

얼굴에 그늘도 더 지고 배경에 화이트홀도 더 많이 생기는 등 화질과 관련된 전반적인 퀄리티는 확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사진속 아이들의 미소는 더 잦아지고 더 커졌어요.

 

왜냐면 플래시를 챙기지 않는 만큼의 여유가 제게 생겼기 때문에, 그리고 그 여유를 아이들에게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사진이란게 그렇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고,

 

하나를 잃으면 반드시 하나를 얻는 제로섬게임이 성립하는 분야예요.

 

저는 외장조명을 기껏 익히고도 쓰지 않는 댓가로 사진의 퀄을 잃었으나, 아이들의 미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진 어느정도 찍으시는 분들 아닌 이상에는 플래시 써서 찍은 건지 아닌건지 구분도 잘 안갔었던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쉽게 구분되면 그건 플래시 잘 못쓴 사진입니다;;)

 

 

 

저처럼 취미로 사진을 하시는 분들이라면...이런 부분도 한번 꼭, 생각을 해 보실 필요가 있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