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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캘리브레이션, 아마사진사에게 진짜 필요한가?

by 선배/마루토스 201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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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요.

아마추어 사진사들에게 DSLR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고

또한 모니터가 CRT에서 LCD로 넘어가면서....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그런 일종의 유행이 생겨났습니다.


사진 제대로 하려면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기본이다.

모니터 캘리도 안하고 카메라 색감을 논하다니 우습다.

비록 비싸지만 캘리브레이션 장비 사서 해보니 신세계가 열렸다...


이런 글이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우습죠. 한마디로 우습습니다. 낄낄...

뭐가 그리 우습냐구요?


모니터 캘리했다 뽐내는 A씨, 뷰어로 알씨를 쓰시더군요.

사진을 제멋대로 보정해서 보여주는, ICC프로파일도 지원하지 않는 최악의 뷰어 알씨를 쓰면서 캘리했다고 색 좋다고 그럽디다.



비싼 모니터 새로 사고 비싼 캘리장비 사서 캘리했다고 뽐내는 B씨, 인화를 안하시더군요. 일절.



이만하면 충분히 웃을만하죠 예.




애초에 캘리브레이션이라는 행위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남들 한다는 분을 저는 정말 많이 봤습니다.

온라인에서 또 오프라인에서 말이죠.



그래서 오늘 여기에 대해 한번 논해보고싶어졌습니다.

사실 이걸 이야기 하려면 필연적으로 디지털에서의 "색"을 짚어야 되기때문에 이야기가 엄청나게 커지게 되는데

그건 제가 바라는 바도 아니고 이야기의 본질도 아니기에 과감히 생략하고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라는게 애초에 무엇인가?

모니터색을 인화장비색이랑 매치시키는거? 대답은 No.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럴진 몰라도 캘리브레이션이란 행위의 본질은 아닙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란...모니터가 쏜 색들이 실제로 액정에 상을 맺을때

표준색과 비교해서 쏜 색과 같은지 다른지 하는것을 기계가 판단하고

둘이 일치하지 않을때 이를 바로잡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모니터에게 255,0,0이라는 색..다시말해 "순적색"을 쏘라고 시키고

기계로 이를 판별해보니 실제론 254,1,1의 불순적색이 나왔다면 모니터의 세팅과 프로파일을 손봄으로서 가급적 255,0,0이 되게 한단 소리죠.


오..실로 바람직한 행위입니다. 표준색이랑 내 모니터의 색이 일치하지 않을때 일치시키고 색을 보면

저는 보다 정확한 제 사진의 색들이 제 모니터상에 표시되게 할 수 있겠군요....?


여기까지는 true입니다. 참이란 소리죠.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을 저는 수단과 목적으로 나눕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수단이 존재하는거지...목적없이 어떤 수단을 만족시키는건 거의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접니다.


그럼 이 모니터 캘리브레이션도 바로 그 수단과 방법이라는 논리의 연장선에서 바라봅시다.



그렇게 해서 내 모니터로 정확한 색을 보면 뭐하나요..?

그 사진을 웹에 올리면 다른사람들이 볼땐? 보는 사람들 모두가 캘리브레이션 된 모니터를 쓰는게 아니라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또 캘리브레이션을 했더라도 IE8처럼 컬러프로파일 지원 안하고 색공간 지원안하는 브라우저에서 본다면 이 또한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제아무리 정확한 색을 보며 피땀흘려 사진 보정을 했어도 남들에게 그 사진을 그대로 보여줄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캘리 해놓고 웹에 올려 인터넷익스플로러로 사진 보는 사람들에게 "어때 색감 죽이지?" 라고 해봤자죠..


이건 비유하자면 필름시절 슬라이드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라이트박스에 올려놓고 루빼로 보면서

혼자 "아...색 죽인다" 하는거랑 똑같습니다.

그 사진을 인화해서 남에게 보여줘도 다른사람은 절대로 라이트박스에서 루빼로 그 사진볼때의 감동은 맛볼수없죠.

그 감동을 똑같이 느끼려면 그사람 집에 가 라이트박스 앞에 앉아 루빼로 그 필름을 직접 봐야만합니다.


목적없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라는게 딱 이렇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뭐 그 자체가 그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면 그거야 그사람들 자유겠습니다만...



사실 캘리로 얻는 부가적인 이점은 ICC프로파일의 동반사용으로 출력때 가급적 모니터로 본 색을 최대한 재연한다는데 있습니다.

국제표준에 맞춰 모니터를 캘리하고, 이 프로파일을 출력장비에 적용하여 최적의 결과물을 얻는것.


이것이 캘리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애초에 왜 모니터로 본 색과 출력한 사진의 색이 다를까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분명히 배웠습니다.


바로 이게 그 이유죠.

우측의 RGB가 바로 빛의 삼원색입니다. 우리가 빛을 담을때, 그리고 모니터로 볼때는 저렇게 해서 색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좌측의 CYMK가 바로 우리가 출력할때 색을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


이 둘은 절~대로 똑같이 매치가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두가지 존재합니다.


그게 뭘까요?


바로 검정과 하얀색의 구현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겁니다.


빛의 경우는 아무 빛이 없는것이 검정입니다.(0,0,0) 그리고 삼원색이 모두 합쳐졌을때 하얀색이 됩니다. 합치면 합칠수록 밝아지죠.(255,255,255)

하지만 우리가 이걸 종이위에 염료로 출력할때는 이것이 역전됩니다.

아무것도 칠하지 않았을때가 하얀색이고, 칠하면 칠할수록...CYM물감을 섞으면 섞을수록 검어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염료를 쏟아부어도 거무스름한 회색이 될뿐,

절대로 검정은 될수없습니다. 그래서 검정을 표현할땐 검정만 따로 또 칠해줘야 합니다. (blacK)

그래서 CYMK라고 부르죠.


모니터 캘리브레이션과 컬러ICC프로파일을 잘 써서 이 둘이 최대한 비슷하게 매칭시킬순 있지만 결코 완벽하게 똑같이는 못만듭니다.

그건 물리적 광학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어쨌거나 이게 캘리의 진짜 목적인데.....이게 또 우습게도 아마추어에겐 무의미하다는게 제 생각인겁니다.


왜 무의미한가?




일단 여러분이 사진을 제아무리 정성들여 보정하여 인화전문업체에 보내 인화하더라도

여러분의 ICC프로파일까지 보내고 업체가 받아 적용시키지 않는한,


여러분이 하신 캘리는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_-;


프로들은 그리 합니다. 전속업체와 계약해 정확한 색을 얻어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아마는 그럴수가 없죠. 그래주는 업체가 사실상 없습니다.


그럼 그건 냅두고 고급컬러프린터를 자기가 사서 그걸로 인화하며 ICC프로파일 적용시키면 의미가 있는가?

그건 의미가 좀 있습니다. 하지만....여기에도 맹점은 존재합니다.


제법 비싼 고급컬러프린터라 해도 모니터와의 색차이가 나고...캘리를 하고 프로파일적용을 했어도

모니터에 비친 사진과 출력된 사진은 결국 차이가 납니다. 날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유저에겐 2가지 합리적인 선택지가 주어지죠.

그 첫째는...애초에 "목적"에 충실한 것입니다.


"출력물이 모니터로 본 영상과 최대한 매치되도록 애초에 모니터의 색을 왜곡시키는것"


이러면 모니터로 보며 보정하여 만들어낸 색과 출력물이 거의 매치되게 되고 목적은 달성됩니다.

.....그대신 캘리한 보람도 없이 출력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니터색이 애초에 왜곡되어버렸으니 정확한 색감같은건 날라갑니다.


다른 하나는 끝까지 수단에 연연해하는겁니다. 출력물을 포기하고.

인화업체의 색감을, 프린터의 색감을 바꿀순 없으니 깨끗하게 포기하고 모니터로 보는 내 사진의 정확한 색감만을 중시하는것.

이것또한 분명히 하나의 답입니다.



자...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봅시다.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에게 비싼 돈을 주고 캘리브레이션 장비를 사서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 해야 할 절대적인 필요성이 정말 있는가?



글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_-;



모니터를 알고, 색을 알고, 인화를 알고, 출력을 알고,

캘리의 진실을 알고, 색공간을 알고, 프로파일을 알고 난 끝에



저는 캘리 안하고 그저 필요최소한의 모니터 감마값 조정만 한 상태로 쓰는것이

가장 최소한의 노력으로 가장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소리죠.


인화나 출력할땐 업체 하나 정해두고, 그 업체에 시험인화 해본후 실제 모니터 영상과 비교해본담


"눈대중"으로 어느정도 차이가 나니 여기에 인화 요청할땐 보정을 요렇게 해서 보내는게 좋겠구나..하는 정도.



딱 그정도에서 끝내는게 저의 선택입니다.

그래서 다른 아마추어 사진사분들이 모니터 캘리 이거로 하네 저거로 하네

이게좋네 저게좋네 얼마마다 다시해줘야 하나 하실때...



전 그거 안하고 10년 넘게 사진찍고 보정하고 살고있습니다. -_-;;

남이 하건 말건 전 상관안합니다.

제가 필요하면 하는거고, 제가 필요안하면 안하는거지....남들 한다 해서 이유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할정도로 바보는 아니니까요.



그것이 저의 결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