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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사랑이다.

by 선배/마루토스 201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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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혼혈 아가씨 삐나 릴리 양.

 

 

무생물이건 생물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풍경이건 사람이건간에


제가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것은 제가 사랑하는 피사체들입니다.



아니..생각을 한번 해봐요 우리.

우리가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찍는데 그게 즐거울 리도 없고 행복할 리도 없으며


따라서 좋은 사진이 찍힐 리도 없습니다. 기본 짬밥이 있다면 그럭저럭 잘 나온 사진정도는 찍을 수 있겠지만 말이죠.




평소 특히 사랑하는 아들 딸, 그리고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멋진 풍경과 노을진 하늘등이야 원체 좋아하는 것들이니 뭐 문제없습니다만


사랑하지 않는..좋아하지 않는 난생 처음 보는 타인, 평소 관심도 없던 다른 피사체라면 문제가 생기죠.

아무리 탁상공론이니 어쩌니 하더라도 사진을 찍을 때 찍는 사람의 마인드가 결국 사진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경우 잠시동안 마음을 가다듬고 셀프 마인드 콘트롤을 걸곤 합니다.


"아..난 지금 저 꼬마가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이 꽃이 너무 예뻐서 도저히 참을수 없군!!"


"지금 저기 서있는 신랑 신부는 내 오래된 지인이며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로 그때야. 그리고 그걸 찍어줄수 있는건 나밖에 없어!"


하는 식으로....아주 잠시, 셔터를 누르는 그 잠시동안만이라도 대상을 사랑하고 있다고 스스로 세뇌해보곤 합니다.

무생물이건 아니건 이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마음가짐으로부터 긍정의 힘이 생기고 강한 책임감이 생기며 피사체와 교류할 적극성이 만들어지고 상대를 자세히 바라보는 관찰력이 생깁니다.




이 자기최면, 자가세뇌가 성공하면 보통 나름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고.....


이게 실패하면 그날은 뭐 그냥 망이더군요. (.......)



꼬마, 아기들을 찍을 때는 자기최면이 좀 쉬운편인데


사회적 지위가 높고 허영과 체면에 살고 죽는 기름기 흐르는 아저씨들의 허세증명용 행사사진 찍을때는 도저히 이게 안되요. 험험; (.......)





사실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졌던건 아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사진찍을 일이 많아짐에 따라 여러가지를 촬영하다보니

 

이게 잘되는 날, 맘에 드는 사진이 쏟아져나오는 날이 있고...아닌 날이 있더란 말이예요.

도대체 그 원인이 뭘까. 찍는 사람도 나고 카메라도 그대로고 렌즈구성도 변한게 없고 리터칭도 항상 하듯이 하는데

왜 이렇게나 사진의 내용부터 질까지 차이가 나는걸까...곰곰히 생각해보며 어느날 사진을 뒤져보다가

아들 사진 찍어놓은거 바라보는 순간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사랑이구나. 이래서 사진은 사랑이라고 하는거였구나..."

예를 들면 쭉쭉빵빵 모델사진만 해도 그래요.

모델의 풍만한 가슴과 미모에 대한 욕정으로 찍은 사진이랑, 모델을 잠시동안 사랑하는 마음으로 담은 사진이랑은

 

솔직히 말해 그냥 봐도 엄청난 차이가 확 드러납니다. 이거 꽤나 공감들 하실걸요...?

사진 보는 사람도 바보 아닙니다. 사진 보는 사람들을 물로 보는 분들 계시던데...오히려 보는 사람이 찍은 사람보다 때론 더 객관적일 수 있어요.

아무리 본인이 아니라 하셔도 욕정으로 찍은 모델사진은 티가 확 납니다.

 

만약 여러분의 사진이 왠지 맘에 잘 안드신다면

한번 이렇게 시도해 보실 만한 가치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시도 자체는 공짜거든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찍는 사진은

일하기 싫다며 얼굴찌푸리고 억지로 찍은 사진이랑....절대로 같을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느새 주말이군요.

이번주에도 블로그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고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ps) ...그나저나 EXIF에 신경쓰실 분들이 계실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