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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진의 프레임 밖에 숨겨진 비결들을 눈여겨보자.

by 선배/마루토스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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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좋은 DSLR을 산 분들이 하나같이 가지는 의문중 하나는

왜 내 사진기랑 저사람들 사진기랑 똑같은데 나는 저사람들처럼 찍지 못할까? 라는 것일겁니다.


어느정도 공부를 해서 조리개를 알고 감도를 알고 셔속을 이해하고 외장스피드라이트의 사용법도 알았건만

고수분들의 멋진 사진처럼은 절대 나오질 않아 좌절하시는 그런 경우들이 많지요.


제생각에..이런분들의 가장 큰 약점은 단순이해에서만 그치다보니 다른분들의 사진을 볼때

그 사진의 프레임 안만 수박겉핥기로 보고 말게 되어 그 멋진 사진의 프레임 밖에 숨겨진 비결들까진 생각이 미치지 않아

사진안에 충분히 많은 힌트가 숨겨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여 자기것으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례로 위에 올린 사진을 보죠.

다른 흔한 역광사진과 저사진은 한가지점에서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얼핏 사진 보신 분들도 느끼실겁니다.

네. 바로 라인아트죠. 모델이 그림자영역에 위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라인아트가 몸매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실루엣처리된 영역과 확실한 대비를 나타내는점이 이사진의 다른점입니다.


근데 사진을 보면서 그냥 아 실루엣 멋지다 하고 그치면 ..절대 저사진의 비결을 자기걸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것을 사진을 보면서 추론해내어 자기걸로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그리고 저 사진에는 충분한 힌트들이 들어있습니다.


우선 사진을 찍은 시간입니다. EXIF를 살펴보면 저사진은 대략 오후 6시..이전 강좌에도 썼듯 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그러면서도 측면에서 들어오는 시간대입니다.

이것이 저사진의 첫째 비결입니다. 그리고 둘째비결은 더 쉽죠. 모델이 무엇을 입었는가? 입니다.


봄 여름에 입는 얇은 소재의 면남방..모시남방..이런류의 옷입니다. 약간의 시스루소재...그덕에 빛이 닿는 옷 윤곽선이 그토록 선명하게 빛을 머금은거죠.

알고보면 어이없을정도로 간단하지만, 이것을 사진만 보고 알아낸다는건 처음엔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고 보고 또보고, 생각 하고 하고 또하고 하면서 그것을 알아내고자 노력하는 사람만이....다음단계, 남들이 못찍는 사진으로 넘어갈 수 있는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많은 분들이 카메라 사고 제일 처음 하시는것중 하나가...그 물방울 찍기더군요.


수도꼭지에서 물이 방울방울 떨어지게 해놓고 셔속번답시고 조리개는 열고..선명은 해야 하니 감도는 낮추고..나름 공부한걸 살려서

다른 고수분들처럼 물방울 멋지게 찍어보겠다고 시도들 하시다 안되니 포기하시는 그런 경우 정말 많이 봅니다.


사실, 다른 고수분들의 멋진 물방울사진에는 약간의 트릭이 숨어있는데 그걸 모르시니 찍을 수가 없죠..;


아주 멋진 물방울사진(제가 찍은 예제사진은 없기에 샘플사진은 생략합니다)이란걸 잘~들여다보면

사실 그 사진들에도 2가지 큰 비결이 숨어있습니다.


첫째는 ..물방울을 선명하게 찍기위해선 조리개는 조이고 감도는 낮추고 찍어야 한다는거죠.

근데 그러면 셔터속도확보가 안되어 물방울이 움직인 잔상만 찍히잖아? 라고 생각들 하시기 쉬운데

바로 거기서 외장플래시가 등장합니다. 이전 강좌에도 썼듯이 2010/08/18 - [CAMERA] - 총알이나 번개 사진같은걸 찍는 요령 - 순간광과 셔터속도개념의 붕괴

외장플래시의 발광시간은 실제론 1/10000을 가볍게 넘습니다. 보급기 카메라의 최고셔속이 1/4000정도인걸 생각해보면 그 몇배나 빠른 셔터속도효과를 가져올수 있다는거죠.


어두운곳에서 조리개 조이고, 감도 낮추고, 벌브모드 해둔상태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그순간 플래시를 펑~ 하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잡히다 그 한순간의 물방울만 상이 맺힙니다.

이것이 첫번째 비결입니다.


그리고 알고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두번째 비결은 ..그분들이 찍은 물방울이 사실은 물방울이 아니란거죠. 보통.


글리세린류의 점성이 강한, 하지만 그냥 보아서는 물과 전혀 구분이 안되는 별개의 액체를 ..주사기에 넣고 방울 방울 떨어뜨리면

물방울보다 훨씬 예쁜 모양으로 그 형태를 유지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발상의 전환입니다.

물방울보다 더 물방울같은 사진을 찍기위해 물방울이 아닌 다른액체를 찍는다...알고보면 사기고 아무것도 아닌것같지만 이게 바로 내공이요 테크닉입니다.

그리고 정말 주의깊게 사진을 보았다면..물방울의 표면장력유지한계를 뛰어넘은 액체임을 간파하고 그것이 물방울이 아니란걸 알아차릴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수분들의 사진속에는 프레임 안에 충분히 프레임밖에서 무슨짓을 해서 그 사진을 찍었는가에 대한 충분한 힌트들이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예로 이런경우도 들어볼 수 있겠죠.

위 사진을 보고 "아 애기가 웃고 있는 사진이구나" 하고 그치시면..실제로 저사진 찍기 힘드실겁니다.

저사진에 숨겨진 프레임 밖의 두가지 비결을 알아차리지 못하신다면 말이죠.


첫째, 저 사진의 배경으로 볼때 스튜디오라는 특수환경에서 찍은 사진이고..아이의 눈동자에 생겨있는 캐치아이(광채)의 모습을 잘 살피시면

2개의 커다란 순간광, 그것도 디퓨져가 장착된 조명을 동조시켜 찍은 사진이라는걸 알아차리셔야 합니다.

캐치아이의 형태로 볼때 그 조명 2개는 동일높이에서 약간 하방으로 발사되고 있으며 좌우 양쪽에 배치되어 아이 뒤쪽의 그림자가 생기지 않게 하고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웃고있지만 시선은 카메라를 보고 있지 않다는걸 생각해보면 현재 저 아이가 바라보는 방향에서

엄마와 아빠가 애기를 웃기기 위해 생쑈를 하고 있다는 -_-;; 사실을 알수있죠.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서 "아, 생쇼를 할거면 카메라 바로 뒤쪽에서 해야 애가 카메라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셔야 합니다.



예를 딱 하나만 더 들어볼께요.

진짜 파란 바닷물보다도 더 파랗게 보이는 저 물사진.

심플하게 물만 찍었지만 그 푸르른 빛깔에 격렬한 물방울들이 뒤섞임으로서 나름 멋이 있는 저 사진을 저는 어떻게 찍었을까요?

무슨재주로 파란바닷물보다 더 파란물을 찍었을까요?


저거 실제로 파란색 물입니다. (......)

스파 같은데서 흔히 보이는 거품 스파탕중엔 포도탕은 보라색물이, 복숭아탕은 갈색물이 보글보글하죠?

그중 파란색 물이 보글보글하는 편백나무탕인가에서 찍은겁니다.

실제로 물이 파란색이니 원래는 투명한 바닷물보다 더 파랗게 보일 수밖에 없죠. (......)


막상 알고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기란 솔찬히 쉽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정말 별것아닌 몇가지 생각들이..사진을 남들과 차별화 시켜주며

그 비결이라는걸 누가 꼭 책이나 강좌 써서 가르쳐줘야만 알아차린다면 그사람은 평생 남 뒷북이나 치며

"아 좋은 책이나 강좌가 없어서 사진 못찍어먹겠다"고 투덜거리시게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남들의 사진을 아주 주의깊게 보고 생각하고 추론함으로서..그사진들에 숨겨진 비결들을 스스로 알아차리실수 있다면

사진내공의 증진속도는 훨씬 더 탄력이 붙습니다.


당연합니다. 일일이 강좌같은거 안보고, 책 사서 독파하지 않고도 사진만 줄줄줄줄 봄으로서 그사진의 비결을 체득해나가는데

내공증진의 속도가 훨씬 빨라질것은 자명한 이치지요.



덤으로 부작용도 사실 좀 생깁니다.

여태까진 "우와~"하고 보았던 사진들이 갑자기 "에이..."하는 맥풀린 사진으로 보일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저위에 물 대신 글리세린 쓴다고 제가 말씀드렸죠..?


음식사진..예를 들어 스테이크나 햄버거 사진 프로사진사가 찍은거 봤을때 그 먹음직스럽던 광채..?

그거 글리세린입니다. (......)

차가운 맥주캔의 느낌을 살려주는 ..흘러내리는 느낌의 생생한 물방울. 그거도 글리세린입니다. (......)


건담 프라모델이 우주를 날으는 느낌의 멋진 사진..? 그거 배경 24인치 LCD모니터에 우주사진 띄운후 프라모델 그 앞에 세워 찍습니다.

흔히 보이는 핸드폰의 멋진 광택의 사진..? 절묘한 조명과 반사판, 돔형 미니 스튜디오에서 찍는겁니다.



알고나면..갑자기 이런 사진들이 좀 시시하게 느껴지실 수 있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아는거랑, 실제로 찍어보는거랑은 또 전혀 별개거든요.

머리속에 알고있다고 해서 그거 직접 해보시려면..ㅋㅋ 글리세린의 농도조절부터 시작해서

LCD모니터의 밝기조절, 프라모델과의 거리 및 조명방향..절~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사진이란게 재미있는거고 말이죠.



다만 한가지, 이런 비결에 너무 얽매이다보면 사람이 해선 안될 짓까지도 하기 쉬운 그런 일도 태연히 저지르는 분들이 생겨납니다.


연꽃에 맻힌 아름다운 이슬방울을 만들겠다고..자동차 부동액을 뿌려 사진찍고 연못 오염시켜 연꽃 죽게 만드는 분들.

야생화에다 오일 발라 사진찍고 가는 분들...천연기념물 벌레들에게 마취제 뿌려 빈사상태로 만들고 꽃이랑 배치시켜 찍는 그런 분들..솔직히 없지 않습니다.


그런건 이미 비결도 뭐도 아닙니다. 그냥 범죄죠. 설사 죄가 성립안한다 해도 양심과 도덕, 매너와 상식레벨에서 용인될수 있는 그런 행위가 아닙니다.



이런 부분까지도 충분히 생각하시면서..

다른분들의 비결을 자기것으로 삼는 동시에 그런것들을 응용하여 자기만의 비결을 새로이 만들어 내는 그런 분들만이..


남과 다른 진정한 사진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오늘 글은 이만 매듭짓겠습니다.



통산 400번째 포스팅인지라 신경좀 썼어요 사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