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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찍기 이전에 찍지말아야할것부터 익혀라.

by 선배/마루토스 201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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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국민 사진사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거의 누구나가 휴대폰, 콤팩트 카메라, 그리고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중 최소한 하나..보통은 두개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최소한 그중 하나 이상을 거의 항상 들고 다니며 무언가를 찍는다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진 관련 블로그등을 보면..사진 잘찍는 법, 멋있게 담는 법, 멋진 풍경 어디가면 있는지 등등을 말하기에 바쁩니다.

카메라 이제 좋은거 장만하신 분들도 어떻하면 새로 산 카메라로 뭐라도 하나 더 찍어볼까 궁리하기 바쁩니다.

아...참 좋은 현상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사진의 재미를 알고, 더 많은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고 한다는 것은 실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게 적당을 넘어서서 민폐의 경지에 도달하기 딱 좋다는 겁니다.

아무데서나, 아무것이나 찍는다는게 얼핏 자유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 잘 찍는것보다도 찍지 말아야 할 장소, 찍지 말아야 할 피사체등을 매너와 상식차원에서 먼저 알고

찍지 말아야 할 곳에서는 그 잘난 카메라 좀 집어 넣고 찍지 않는 법 부터 배워야 할것인데

어찌된게 잘찍는 법 가르치는 곳은 미어 터지지만 이런거 말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더 조장을 하는 분위기죠. -_-;


마침 요즘 유행하는 애정남? 인가 하는 코너가 있다더군요.

전 TV를 뉴스빼곤 거의 안보고 살다시피 하기때문에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오늘은 바로 그 애정남이 한번 되어서

어떤때 찍지 말아야 할지, 무엇을 찍지 말아야 할지 한번 간단히 정리해보고 싶어졌습니다.



1. 스냅이란 미명하에 "모르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찍지 마세요. 특히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 지나가며 허락도 없이 찍어 예술인척 하는거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정 찍을거면 허락받으시던가..

2. 장례식, 병원등..슬픔으로 가득 찬 분들이 많으신 곳에서는 가급적 찍지 마세요. 기념 한두장이면 모를까 그런데서 찍고 히히덕대는거 보는 주변분들 기분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3. 뮤지컬, 콘서트, 조용한 클래식 공연장, 강연등에선 기본적으로 찍지 마세요. 공연보러 오셨으면 공연을 보고 즐기셔야지..왜 안즐기고 옆분들께 민폐끼치며 셔터소리 내려하시나요?

4.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일때..예를 들면 가족, 아들딸 등...이 누군가를 내팽겨치고 혼자 신나게 풍경찍지 마세요. 오히려 사진기 내려놓고 가족에게 집중하시길 추천합니다.

5. 자연을 찍는것 자체는 좋습니다. 근데 그거 좀 잘찍겠다고 나무 꺽고 꽃 뽑고 둥지속 아기새 꺼내다 떨궈죽이고 새둥지 맘대로 옮기고...미친짓을 서슴없이 하는 자연파괴범은 되지맙시다.

6. 또 사진 좀 잼나게 찍겠다고 개 등에 낙서하고 고양이 입에 루즈떡칠하고...이러지 마세요. 정 할거면 말못하고 힘없는 동물말고 자기 등에 낙서하고 자기입에 똥칠하고 찍으시던가.

7. 아이사진 찍는건 아주 좋습니다. 근데 그 아이 사진을 꼭 "잔디밭에 들어가지 맙시다"표지판 무시하고 그 안에 애 넣고 찍어야 할까요? 애가 뭘 보고 배울까요?
커서 참 법 질서 잘지키는 애가 되겠근영?

8. 길, 공원등은 시민 모두의 것입니다. 불꽃놀이 찍겠답시고 빨래줄로 테두리 쳐 누군가가 맘대로 점유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닙니다.

9. 시골 오지의 멋진 풍경 찍으러 가는건 좋은데, 왜 타고 간 차는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대놓고 가시나요..? 그런분이 열분 스무분만 되도 마을 주민분들이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분들의 패악이 얼마나 심하면 심지어 그 마을주민이 그 멋진 마을명소를 없애고 파괴해 사진못찍으러 오게 해버릴까요??

10. 출사 멋진 사진을 담아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건 쓰레기를 담아오는 것입니다.

11. 조용하게 가족끼리 조촐하게 분위기있는 식사하는데 옆자리에서 한두번 플래시 터지는거야 웃어넘기겠지만 퍼퍼퍼펑 수십번이 넘어가면 모처럼의 외식기분 다망칩니다.
어지간하면 사진기 내려놓고 식사하세요.

12. 취해 잠든 취객, 노숙자등을 찍어 올려 히히덕대지 마세요. 당신이 취해 잠든 추한 사진이 온 게시판에 도배되도 히히덕댈수 있는지 어디 봅시다.



더 있었던거 같은데 쓰다보니 몇개 잊어먹은듯한 기분이...-_-;;



어쨌거나 제가 하고싶은 말은 극히 간단합니다. 위에 이미 다 말했듯..찍지 말아야 할 장소, 찍지 말아야 할 대상 먼저 알고 좀 가려찍자는 거죠.

이런거 제외하고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찍고 행복해 질 수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꼭 이런 민폐짓을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어야 할 필요는 정말이지 없습니다.


누누히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최소한의 매너와 상식, 도덕과 양심은 지키면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아질때....


비로서 사진 찍고 다니는 분들이 무뢰배들이라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이 사라지게 될것입니다.


남들 다 하니 나도 하겠다고 하지 마시고

남들 다 한다 해도 나는 안하겠다 라고 하는 강철같은 양심으로 무장하신 다음에, 카메라를 손에 드세요.



사진 잘 찍는건 그 다음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