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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 [힘내라는 말은 흔하니까]를 읽고.

by 선배/마루토스 201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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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기회가 닿아

[힘내라는 말은 흔하니까] 라는 사진 에세이집을 하나 받아보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아주 심플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면이 적지않았고,

실려있는 사진의 숫자나 사진의 수준이 많거나 혹은 대단히 뛰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책에 담긴 마인드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책이었다.

 

내용...은 고 3수험생인 둘째딸을 지켜보며 그 엄마(저자)가 고3생활의 시작부터 끝까지 약 1년에 걸친 내용을

나눠담은 일종의 에세이집이다. 절대로 무슨 사진에 대한 강좌가 듬뿍담겨있는 책도 아니고 고3을 합격시키는 어머니의 비결같은게 담긴 책도 아니다.

이 책에 담긴건, 책 말미에 담긴 응원의 글에 잘 나와있듯...."사랑"이다.

 

이 책을 보는동안, 이 책에 담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저자의 모습이 마치 눈앞에서 보는듯 펼쳐졌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보는동안...적어도 나는 저자의 심정 일부에 직간접적으로 접근 할 수 있었다.

고3이 된 둘째딸의 수험생활, 그 시작부터 끝을 사진과 함께 글로써 풀어내는 이 책이 서점에 나왔다는건

어찌보면 하나의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일종의 기적이다. 기적.

 

사진....이라는 취미가 그렇다.

인터넷이라는것이 대중화되고, 온라인 커뮤니티라는게 활성화되고, 디지털 이미징이 보편화된 지금..

사진은 변모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허세와 허영을 담아 불특정다수에게 자신을 자랑하는 수단으로.

 

어디어디 공모전이나 어디어디 온라인 사진커뮤니티 맨앞에 자기 사진 걸리게 하고 싶다는 일념만으로

정말 멋지고 끝내주는 피사체만 찾아다니며 찍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야 그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자초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에게

이 책은 하나의 모범적 예시로서 다가온다.

 

이 책을 쓴 저자와 그 가족에게 있어 사진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사진은 순전히 수단에 불과할 따름이다.

무엇을 위한? 가족의 행복을 위한!

잘찍건 못찍건 그딴건 아무래도 좋다. 디지털이건 필름이건 상관없다.

가족의 시간을 담고, 나중에 돌아봄으로서 과거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며 인연을 더욱 굳건히 하는것.....그것 하나만으로도 사진은 할만한 것이라는걸 알려주는 책인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뚜렷한 주제의식을 지니고 사진생활을 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굳이 이 책을 한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앞에서 경고한 바와 같이

사진을 하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음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은 수수하고, 담백하며, 미사여구와 화장기를 뺀...말 그대로 고3 여학생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에 무슨 내셔널지오그래피나 매그넘같은 레벨의 사진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는 애시당초에 하지 말길 바란다.

 

한번 스쳐지나가며 그 마인드를 배우면 족하다. 물론 그 마인드라는게 배우기 힘들어서 그렇지.....;

 

개인적으론 나 역시 사실 앞으로 향후 5,6년....다시말해 둘째딸이 7,8세가 될때즈음까지가

내 사진생활의 황금기가 될것이라 생각했었다. 그 이상 아이들이 자라면 으례 사진찍기는 힘들어지겠지 하며......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배운 새로운 마인드는

부모와 자식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여하에 따라....그 시기는 한없이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생이 될때까지도!!

부디 나 역시 이 책의 저자, 소광숙씨와 같이 아이들의 사진을 오래토록, 또 길게 찍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ps) 저자 역시 필립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를 10번도 넘게 읽었다고 하더라. 역시 사진에 대한 마인드를 가르쳐주는데에는 이만한 책도 없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