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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황후화 [花] 영화평.

by 선배/마루토스 2007.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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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오늘즈음 해서 쓰려던 글이 하나 있었다.

인터넷에 있어서 정보의 분산과 집중에 대해 좀 길게 쓰려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본 영화 하나가 이런 글 쓰는걸 중단하고 그 영화를 평하지 않고는 넘어갈 수가 없게 해서 -_-;;

영화평을 하여 속을 좀 푼 이후에 다음기회에 저 글을 다시 써보려 한다.



유명한 장예모감독이 만든 이 영화, 황후화의 영어 제목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Curse of the Golden Flower.......직역해보자.

"황금꽃의 저주"

..........거의 뭐 이건 B급 액션 호러 영화 제목의 정석에 가깝다. -_-;;


말 그대로 이 영화는 황금꽃의 저주에 관한 영화다. (..........)

이 영화는, 주윤발, 공리등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장예모 감독의 영화답게 화면구석구석 철저하게 안배된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엄청난 물량과 엑스트라를 동원한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다.

그리고 재미는 한마디로 더럽게 없다. 긴급조치 19호 레벨로 재미없다.
내가 .....예술의 심오함을 이해 못해서 그렇게 느낄수도 있겠다. 그런데 450억쯤 들였으면 예술영화아니라
상업영화중에서도 대작이라고 봐도 되는것 아닌가?

이 영화는 상업영화로서는 극도로 재미가 없다. 심하게 재미가 없다. 그저 스케일이 큰 싸이코 패밀리 드라마다.

최근의 중국영화-영웅-연인-야연-황후화에 이르기까지, 중국영화인들은 뭔가 .....엄청난 강박관념에
잡혀있는듯하다.

중국은 거대한 국가다. 중국의 역대 왕조의 황제들은 절대의 권위와 권력을 지녔었다.
그리고 지금 중국의 영화인들은 별 내용없는 드라마에 그것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마치 그때의 중국은 이랬었다 하고 세계를 상대로 마스터베이션 치고 있는것같다.
그때보다 중국이 더 빛나지 못하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기에 더 거기에 연연하는 것이겠지.

무작정 엄청난 스케일에, 세트에 돈처발라 이색 저색 칠해놓고 영화 찍는다고 그게 다 작품이 되겠는가?
요즘 중국 영화들은 하나같이 저꼴이다. 야연도 그랬고, 연인도 그렇고,
차라리 주성치의 서유기 월광보합이나 선리기연이 이정도 제작비로 제작되었더라면 -_-;;

이 영화, 황후화는 오직 장예모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장예모에 의해서 망한 영화다.
난 그의 예술성을 이해할만한 교양도 없고, 솔직히 이해할 생각도 없다.
단, 사진을 하는 이로서, 영화 한컷 한컷의 구성, 앵글, 배치, 색감, 조명은 경이적이리만치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영화의 각 장면들은 하나하나 떼어놓고 사진으로 놓고 봐도 수준높은 작품으로 인정받을만 하다.
연인이나 영웅에 이어, 이 작품은 노란색이라는(좋게 말해 금색) 테마컬러를 통해
중국황실의 화려했던 문화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란게 그것만으로 구성되는건 아니잖는가.

솔직히 스토리의 개연성도, 시놉시스도, 아무것도 없다.
내돈주고 본 영화를 이토록 깍아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말해서 한심한 영화다.

후반부의 액션신도 돈만 처 발랐지, 특별할것도 없었다.

천년전, 중국의 황실문화는 이렇게 화려했으며, 황제는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절대군주였도다!
서양의 왕나부랭이들과는 비교도 안된다!! 어떠냐 멋지지!?

라고 딸딸이 치는 중국영화는 솔직히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중국을 대표하는 감독 장예모, 그는 앞으로 서세원이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