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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사진사가 갖춰야할 내공의 종류들.

by 선배/마루토스 2007.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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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비파악 내공

- 자신이 사용하는, 혹은 사용할 의사가 있는 장비의 성능의 상한과 하한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내공.
    어느 사진을 찍을수 있고, 어떤 사진은 찍기가 어려운지를 현행의 바디와 렌즈와 악세사리로부터
    파악하는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능력에 속합니다..
    이 부분의 내공이 부족한 사람들이 "결혼 스냅 어떻게....."라던가,
    조리개를 열어서 뭉개는 것과 망원으로 뭉개는것의 차이를 잘 모른다던가 하죠.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장비(중형. 똑딱이. 타브랜드등)를 사용하고 경험해 봄으로서
    필요할때 필요한 최적의 장비를 찝어내고 구성하는 능력등도 여기에 듭니다.
    단, 무조건 1:1, 무조건 중형최고, 무조건 플래그쉽, 무조건 라이카에 짜이스....
    라고 말하는 선무당들도 가끔 있으십니다.
    진짜 장비 고수는 크롭의 장단도 알고 포서드의 유리함도 알며 번들렌즈로도 할거 다 하시죠.


2. 조명사용 내공

-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내공 못지않게 따로 한 부분을 형성하는 것이 조명사용에 대한 내공입니다..
    외장스트로보, 내장스트로보, 지속광, 스튜디오용 순간광등 다양한 조명과 반사판 사용에 대한 내공은
    사진책등을 통해서도 접하기 어렵기때문에 더욱 쌓기 힘든 부분이죠.
    기초적인 고속, 저속, 후막, 선막 동조에서부터 측광 사광 정면광 배후광,
    2개나 3개 이상의 조명의 사용, 반사판의 혼용등, 이 부분은 파고 들면 들수록 무궁무진합니다.
    이부분의 내공이 충분하지 않으면, 빛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3. 구도와 앵글, 화면구성의 내공

- 테크닉과 기계적 지식등을 떠나서, 순수하게 사진의 내용을 구성하는 내공입니다.
   기본적인 수직수평맞추기와 황금분할에서부터, 역구도의 응용이나 주/부피사체의 배치.
    불필요한 구성물의 덜어내기등, 단순히 이론으로 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사진사가 지닌
    감성과 예술적 감각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가구와 배경, 악세사리와 소품의 적절한 선택과 배치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구도를 위해서라면 땅바닥에서 기어다니고, 하반신이 다 젖더라도 강가에 기어들어가고,
    위장망으로 위장해서 풀숲에서 죽치기도 하며, 사다리를 휴대하거나 피사체 5cm앞으로 과감하게 전진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다른 내공 다 필요없고 이 내공만 있어도 훌륭한 한명의 사진사라 할 수 있씁니다.
    다만 노력과 근성으로 도달가능한 영역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것과의 차이는 메꾸기 힘들죠 orz...



4. 피사체와 소통하고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 내공

- 프로사진사가 찍은 포트레이트와, 그냥 아마추어가 찍은 포트레이트가 무엇이 다른가 하면,
    바로 이부분이 가장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프로모델에게 돈을 지불하고 적당히 섹시한 옷 입히고 포즈 취해주는대로 찍는것과
    아름답지는 못해도 모델과 사진사가 서로 의사소통하면서 원하는 감정을 표정으로 이끌어내고,
    그 순간을 담아내는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죠.
    그리고 그런 능력은 그냥 셔터만 누른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피사체를 리딩하고
    사진사가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원하던 표정과 감정이 나타났을때는 놓치지 않고 찍는 직감력등 다양한 여러 능력이 혼합되어야 비로서 가능합니다.
    프로사진사분들중에는 포트레이트 사진을 찍을때 3시간을 찍는다면 처음 2시간은 모델과의 의사소통에만
    할당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섹시한 사진을 찍고자 할때, 섹시한 옷을 입히기보다 모델에게 섹시한 란제리와 속옷을
    선물하고 겉옷은 멀쩡히 입히면, 겉옷에 상관없이 란제리로부터 촉발되는 섹시함이 모델에게서 나타나게 되며,
    자신은 그것을 담아낸다고 조세현 선생도 말하신 바 있습니다.
    이런 류의 내공은 인물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고수와 일반인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라 할 것입니다.
    이름난 돌사진 잘찍는 몇몇 분들도 이런 능력이 탁월하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런것도 아이들과 의사소통하는 그분들만의 능력에 기인할것입니다.


5. 그 외 테크닉들과 내공

- 가장 중요한것은, 오랜 경험과 직감을 통해 빛을 이해하고, 이해한 빛을 자신만의 필로 담아내서
    보여주는 내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빛에 대한 이해지, 실제 아마추어 찍사가 빛을 이해하는것은 지난합니다.
    그리고, 빛을 이해하는것과 함께, 빛을 기다리는 인내심또한 필요합니다.
    각 계절별, 시간대별 화이트밸런스와 주광의 관계도 파악해야 하며,
    자신이 원하는 풍경을 원하는 각도에서 잡아내는 로케이션 정보와,
    그날의 시정거리, 풍향, 전운량등 기후에 대한 정보도 필수요소입니다.
    눈오는날, 비오는날, 구름낀날등 날씨에 대해서도 확실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담같으십니까?
    일반인이 눈/비오는날 그냥 찍은 사진이랑, 고수분들이 눈/비오는날 찍은 사진이랑은 완전히 다르다는걸
    느껴보신적이 다들 있으실겁니다. 그 차이가 바로 이런데에서부터 발생합니다.
    비를 표현하는 셔터속도, 적절한 촛점거리, 빛의 반사에 대한 이해....이런데에서부터 차이는 발생합니다.
    예식장 천장이 높으면 바운스 못해서 사진을 못찍는다, 옴니가 필요하다고 하는 아마추어가 있는가 하면,
    직광으로도 너무나 깨끗한 신부의 모습을 담아내는 프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다른 고수분들의 사진을 보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설사 여러분이 사진의 천재라 하더라도, 반드시 남에게서 배울 점이 있기마련입니다.
    그런 수많은 자잘한 테크닉들이, 빛의 이해라는 토대위에 쌓일때,
    우리가 흔히 내공이라 불리우는 그 무엇을 형성한다.......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6. 포토샵 내공

-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후보정 내공입니다.
   자신이 보여주고싶은것은 강조하고, 자신의 실패는 감추고, 원하는 색을 뽑아내고,
   모델의 흉터는 감추고 다리는 더 길게하고......
   말로 다 못할만큼 다양한 후보정 기술들을 익히고 공부해서 발휘하는 것도 분명 내공입니다.
   후보정이라면 질색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후보정 하면 사진이 아니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필름시절부터 닷지와 버닝은 물론이고 연필로 덧그리기까지, 오랫동안 존재했던 관행이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보다 편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는것이 무리가 없을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차 잘못하여 실패한 사진을 살려내기 위해서라도, 평소엔 귀찮아서 안할지언정
   알아두고 익혀는 둬야할 부분입니다.



이상 제가 열거한 요소들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사진이란 빛을 담는 분야이며, 그 심오함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끝이 없죠.

빛을 이해하고자 들지 않으면, 결코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장비를 알지 못하면, 원하는 장면을 담아 낼 수 없습니다.

사람을 알지 못하면, 생생한 그들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경험이야말로 내공증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진은 어려운것같습니다.

그러나, 추억사진사로서 주변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조금 더 잘" 찍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에....

많은 분들이 오늘도 내일도 노력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