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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진동호회의 진실

by 선배/마루토스 201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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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은 했었는데

원래 생각하던 바도 있고, 그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는 분들도 계셔서 ..오늘은 사진동호회나 카페가 왜 사진에 도움이 안되는지

그 이유를 한번 하나하나 짚어보고싶어졌습니다..;


사실 사진을..특히 DSLR을 처음 접하고 이거 저거 찍어보다보면 절대다수의 분들은 막막함을 경험합니다.

바디의 특성, 렌즈의 차이, 후보정의 방법 등등..갑자기 알아야 할것은 너무도 많고

어디서 어느것부터 배워야 좋을지 감이 안잡히기 마련이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오프라인 사진동호회라던가 온라인 사진 관련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는 선배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울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됩니다.


저조차도 한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실제로 가입도 해보고 모임도 나가보고 했었더랬죠.

하지만 실제론 이런 사진동호회나 사진카페는 사진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첫째, 사진이란 모름지기 가족, 지인과 함께 찍거나 혹은 아예 혼자 고독하게 찍거나...정말 맘이 맞는 사람 한두명과 찍는게 가장 바람직한데

동호회란 이름으로 십수명씩 같이 움직이게 되면..찍을 것조차 제대로 못찍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물, 객체, 풍경등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고 빛이 좋은 시간을 기다리며 원하는 프레임이 완성될때 셔터를 누르는 그런거없습니다.

그냥 몰려다니면서 이거 좋다니 이거 찍고 저거 좋다니 저거찍고..생각할 시간이나 기다릴 시간같은건 있지도 않습니다.


둘째, 실제로 배울 수 있는게 그다지 없습니다.

기껏해봐야 이 장비가 좋네 저 렌즈가 좋네..후보정은 포토샵이 짱이네 라룸이 더좋네 같은 사진이 아닌 사진외적 요소에나 열올리게 되기 쉽습니다.

심한경우엔 보급기에 번들 물리고 모임나가면 비웃음의 눈길과 되도 않는 장비예찬에 상처받기도 하죠.

간혹 정말 제대로 된 고수분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확률도 분명히 있습니다만...누차에 걸쳐 말씀드리지만 아는거랑 가르치는거랑은 별개입니다.

아마추어로서 프로를 능가하는 수준의 고수분이라 해서 초보분들 잘 알수 있게 친절하게 가르쳐 줄 수 있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그분이 그래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당연하죠?

만약 이런 분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데 성공한다면 그건 배우는 분의 자질이 뛰어나고 그만큼 노력을 해서지..동호회덕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배울분은 어떤 곳에서도 스스로 배우고 익힐수 있는 분일테니까요.


세째, 절대다수의 온라인 사진카페는 이익집단이지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네이버의 캐논 무슨 카페, 다음의 니콘 무슨 카페, 소니의 무슨 사용자모임...이런곳중 광고 없는곳 드뭅니다.

이런 카페에 사시사철 항상 제일 위에 떠있는 게시물이 뭔지 아시죠?

"사진 잘찍는 법" 이런게 절대 아니라 "신형DSLR+렌즈세트 카페 공동구매" 이런게 제일 위에 떠있습니다.

제일 첨에 말씀드린 대로 뭘 잘 모르는 초보분들을 먹이감 삼아..운영진이 커미션을 챙기기 위해 온갖 종류의 공구를 진행하는것.

그것이 사실상 절대다수 온라인 카페의 진실입니다. 이를 위해 여기 저기서 괜찮다는 강의 아무거나 퍼다 올려놓고

오프라인 강좌라는걸 미끼삼아 "고객"을 모으죠.  제 블로그 글의 상당수도 이런식으로 온갖 카페들에 불펌되어있는데 ..에휴. 말을 말죠.

제가 블로그에 이런 저런 글을 쓰는건 조금이나마 같은 길을 먼저 걸어본 사람으로서

뒤에 오실 분들에게 작은 조언, 조그마한 도움이나 드리고 싶어 하는거지 무슨 댓가나 커미션따위 받으려고 하는게 아닌데..그게 저런식으로 쓰이면 솔직히 열받습니다.

또 요 몇년새 저는 이 공구와 거기 얽힌 커미션때문에 흥했다가 망한 온라인 카페를 상당수 보아왔습니다. -_-;

무슨 신기종 하나만 새로 등장했다 하면..그 기종 이름 선점해 일단 카페부터 만들고 같은 짓을 반복하죠.

심지어는 카페를 사고 팝니다. 회원채로..!

그래서 말씀인데, 무슨 기종 하나 콕 찝어 만들어진 카페는..가입 아예 안하는게 좋습니다.


넷째, 그 동호회를 주관하는 사람에 의해 영향을 너무 강하게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게 좋은 영향이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그 반대경우인 케이스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풍경지상주의자가 운영하는 곳이라면 풍경아니면 사진도 아니라는 식이고

인물..그중에서도 모델사진 지상주의자가 운영하는 곳이라면 스튜디오나 야외에서 헐벗은 모델들 데려다 사진찍기 바쁩니다.

물론 유료로요. (......)

특정기종 아니면 카메라도 아니란 식의 잘못된 주관, 이런 사진은 꼭 무슨 렌즈로 찍는거라는 잘못된 선입견,

모름지기 사진이란 후보정하면 안된다/후보정 꼭 해야한다 하는 주관등에 초보분들은 자칫하면 너무 쉽게 물들어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아직 자신의 사진에 대한 주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주관들이 주입될때 생겨나는 부작용은 무시무시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기주관은 확립된 상태에서 동호회활동을 하시던가, 아니면 정말 열린 마인드의 동호회를 찾아야겠죠.


다섯째, 사진동호회는 명목일뿐..사진보다 잿밥이 주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제가 분당의 지방사진모임에 한번 나가본적이 있는데 그날 빛이 참 강했습니다.

사진찍기좋은 빛이 되려면 해가 질때즈음이 되야겠더라고요.

동호회분들과 인사하고 같이 이거 저거 찍으며 이야기 하다..이제 빛이 가장 좋을 오후 6시즈음 되어

자, 본격적으로 찍어볼까 하는데 동호회분들은 장비챙겨 일어나시면서 이러시더군요.

"자, 이제 해도 저물어가니 가서 술이나 한잔씩 하죠 ㅋㅋㅋ"


다른 동호회라면 그래도 됩니다. 예. 스키타다가 해질때즈음 술한잔 좋죠. 고전영화 한편 단체관람하고 술한잔 좋습니다.

하지만 사진동호회는 그러면 안됩니다. -_-;;

모름지기 사진찍는 사람들이....빛이 별로 안좋을때 대충 이거 저거 찍다가 해가 제일 좋을 시간에 가서 술타령한다..?


그거 자체가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동호회활동이란게 원래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우러지는 즐거움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식이면 초보분들은 결코 동호회에서 사진을 배울 수가 없습니다. 빛 제일 좋은 시간에 술이나 푸는데 참이나 사진이 늘겠죠..?

심지어는 모델사진 스튜디오에서 찍는 척 하다가 모델 끼고 술마시는게 목적인 동호회조차 있습니다.

모델분들 전화번호를 얼마나 따냈는가를 서로 무용담삼아 자랑하는..사진이 목적인척 예쁜 아가씨들과 술마시는게 목적인 그런곳이 말이죠.

전 그런분들중 한분에게 이런소리조차 들었습니다. "비싼술집에서 예쁜 아가씨 끼고 술마시는것보다 이쪽이 아가씨도 더 예쁘고 돈도 적게든다 ㅋㅋㅋ"


...잠깐. 거기 혹하시는 분들, 다시 마음 가다잡으세요. -_-;;


여섯째, 멀쩡하던 사람들도 뭉쳐다니면 망나니가 되기 쉽습니다.

혼자서는 못하던 것들...예를 들면 길막고 촬영한다던가, 지나가는 분들에게 비키라고 소리친다던가..

자연보호 푯말 무시하고 단체로 보호구역 들어가 짓밟는다던가..이런 망나니짓을 하게 된다는 소립니다.

실제로 엊그제..다음의 한 나이 지긋하신 사진사분 블로그에 어떤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끼계곡 출입금지구역을 단체로 들어가 깨끗한 이끼와 계곡물 짓밟고 더럽히면서 사진찍고 놀고 나왔는데

안걸려서 과태료도 안냈다고 자랑하는 게시물이 말입니다....-_-;;

실제로 이렇게 동호회가 단체로 야외출사를 할때 그 민폐의 정도가 도를 넘곤 합니다.

얼마전에도 문제가 된 경화역 돌팔매사건도 단체출사나온분들이 했다고 하죠.

불꽃놀이촬영한다고 빨래줄로 자기네 구역 만들어 남들 못들어오게 선점하는 나쁜짓도 태연히 하는..그런게 바로 동호회입니다.

개인일땐 못하던 온갖 패악을 자행하는..그런 분들중 한분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는 가급적 동호회 활동에 반대하는겁니다.

모든 동호회가 다 그렇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하지만 어느쪽이냐면 이런 막가파 동호회가 솔직히 더 많이 눈에 보이죠.


일곱번째, 이거는 정말 정말 너무너무 싫은건데 아까 글적다가 깜빡하고 빼먹었네요.

동호회나 모임에 오는 "여성"분들, 특히 젊고 예쁘신 분들....이분들도 사진 찍어보고 싶어서 오신분들입니다.

근데 사진동호회가 남탕인경우가 많다보니..이분들을 회원이 아니라 피사체로 자꾸 삼으려 드는 꼴을 자주 봅니다. -_-;;

물론, 여자분 본인이 피사체가 되길 원하신 경우라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찍어드리면 되겠죠.

하지만 싫다고 손사례치고 거절해도 에이~ 좋으면서~ㅋㅋ 하고 막무가내로 찍고 아무데나 포스팅하는거...이거 거의 성희롱입니다.

남자 여자 떠나서, 사진찍으러 온 분들은 사진찍게 내버려두세요. 왜 여자라는 이유하나만으로..젊고 예쁘다는 그 이유로 억지로 피사체가 되어야 하나요?

그리고 사진동호회는 사진찍는곳이지..미팅하는곳 아닙니다. 서로 좋다면 몰라도..과도한 애정공세는 제발 좀 자제합시다.




이제 정리해볼까요..?


좋은 사진동호회, 정말 열린 마인드의 소모임을 찾으실 수 있다면..그건 정말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익이 목적인 동호회, 사진이 목적이 아닌 동호회, 허영에 쩔어 폼생폼사 하는 동호회, 이런곳이 솔직히 너무도 많습니다.


사진전시회같은거에 끼워준다며 돈챙기는 동호회, 모 협회의 사진전을 목적으로 작가증 따내 작가행세하는게 목적인 동호회..

한번 나갔다 오면 그곳을 쓰레기투성이로 만들고 구둣발로 짓밟아 초토화시키는 그런 동호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기에 가급적..사진동호회나 카페모임등에 혹하지 않으시도록,

그런 사람들의 뻘짓, 뻘주관에 물들지 않도록...부디 각별히 조심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런글 쓰면 동호회나 카페 운영자들로부터 욕을 한몸에 받을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그런걸 각오하고 초보분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

이한몸 희생해 글 적어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