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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사진과 장비에 대한 쓴소리 몇개.

by 선배/마루토스 201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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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가 없던 시절에도 사진 잘만 찍었던 선인들이 존재한다. 하물며 AF있는 지금이야..


- 암실이 없어 필름 자가현상못했던(안했던이 아님) 시절이 존재한다. 이젠 PC만 있음 자가현상이 되는데 그거 왜 굳이 부정하나..


- 색을 카메라가 결정한다고? 사진의 어느 점이 어떤 값을 지닐지 결정하는건 결국 우리다. 카메라따위가 아니라...


- 단렌즈를 줌렌즈처럼 구사하는 고수가 있는가 하면 줌렌즈로 단렌즈 뺨치는 프로도 있다. 렌즈탓좀 고만하고 사진 내용을 보자.


- 사람들은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서 주방장에게 '님하 이거 무슨 냄비로 만들었소?'하고 묻진 않는다.

   그런데 멋있는 사진을 보면서 작가에게 '님하 이거 무슨 카메라로 찍었소?' 하고 묻는건 당연시한다.


- 그리고 자기 사진이 맘에 안드는건 자기 카메라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요리가 맛이 없다면 그럼 그땐 냄비탓을 할건가..?


- 아주 멋진 접시가 요리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다만 더 맛잇게 보여줄 뿐.

   사진에서 샤픈이라는게 딱 이 접시와도 같다.


- 한번 MSG에 맛들리면 MSG가 없는 요리는 쳐다도 안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진도 그렇다.

   아웃포커싱에 맛들리면 아웃포커싱 없는 사진은 쳐다도 안보게 되는 점이.


- 어떤 사진은 머리로 계산해서 찍고, 어떤 사진은 반사신경으로 찍으며 어떤 사진은 또 인내심으로 찍는다.

   그리고 그것은 그사람의 사진에 고스란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양심을 속이고 찍은 사진 역시 마찬가지.


-  사진은 찍은 대상보다도 찍은 사진사를 훨씬 더 많이 반영한다.

    그래서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그 사진을 통해 찍은 사람을 직시하기 마련이다. 이건 아무리 숨기려 애써도 결코 숨겨지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이 단순히 운이 좋아  절묘한 타이밍에 기가막힌 대상을 포착해 셔터 눌러 황홀한 작품을 담았다고 시기하지 말라.

   그가 그 사진을 담은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성과 몸에 밴 습관이 만들어낸 필연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당신에겐 없는 부분이다.


- 이름도 모르고 말한마디 나눠보지 못한,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회적 약자를 찍어 예술이라 포장하는 비겁한 사진사를 지망하지 말자.


- 남보다 부지런하지도 않고, 남보다 노력하지도 않으며, 남보다 기다릴줄도 모르고, 남보다 생각도 덜하며,

   남보다 덜 걷고, 남보다 덜 관찰하고, 남보다 덜 셔터를 누르면서 어찌 사진은 남보다 낫기를 바라나?


- 비록 잘 찍진 못해도 자기만족할줄 아는 사진사가 잘 찍어 남에게 유세떨 목적만으로 자연과 타인에게 피해나 주는 사진사보단 천만배 낫다.


- 구도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그게 구도의 정석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는 결코 되지 못한다.


- 근현대 미술을 모르고는 깊은 사진은 결코 논할 수 없다. 사진이 정말 좋다면 미술공부도 좀 하자.

   그리고 그래야 비로서 셔터만 누르면 찍히는것같은 사진이 실제로는 그림보다 더 어렵다는걸 알게된다.


- 동호회는 기본적으로 사진 배우러 나가는 곳이 아니다. 나갔다 와서 아무도 사진 안가르쳐준다고 징징대지말자.


- 딱 아는 만큼만 보이고, 보이는 만큼만 지배할 수 있으며, 지배한 만큼만 사진에 반영된다.

  형편없는 사진은 결국 사진에 찍힌 요소들에 대한 사진사의 지배력이 모자랐다는 증거이며 지배할 방법이나 필요를 몰랐다는 소리고 그만큼 무지했다는 의미다.


- 부분으로 객체를 표현하는 법을 익히는 한편, 객체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하며, 이야기는 주제와 연결되어야 한다.


- 사진의 본질은 이미지화된 정보다. 그 자체가 이미 정보인데

   텍스트의 힘을 빌어 추가설명해야 이해되는 사진이라면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 그러나 반대로 이미지의 텍스트화, 텍스트의 이미지화는 지극히 장려받아 마땅한 행위다.

 

- 셔터를 누르기 전 항상 빛의 강도, 성향, 세기, 방향을 확인하자. 백날 피사체만 보고 따라다닌들 멋진 사진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결국 찍는 사람이 피사체만 보고 빛은 못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자기 사진에 책임질 수 있는 사진사가 되자. 책임질 수 없는 사진이라면 애초에 찍질 말자.

 

블로그가 너무 개점휴업인지라 뻘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