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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외국의 감성은 색을 왜곡시켜야만 생기는가?

by 선배/마루토스 2017.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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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등 여러 채널을 통해 사진...

 

그중에서도 여행사진이나 해외 각지의 풍경과 스냅을 담은 사진들을 쭈욱 보노라면

 

유달리 색을 강하게 왜곡시켜놓은 사진들이 있고

 

그런 사진들마다 빠짐없이 달려있는게 [$지역명$ 감성 오집니다] 같은 댓글이예요.

 

 

일례를 들면 도쿄사진이면 사진 전체에 핑크색 색감 진-하게 먹여놓고 도쿄 감성 사진이라 칭한다던가,

 

브라운톤으로 물들인 파리 사진에 아날로그 파리 감성이 묻어난다던가...하는 식으로 말이죠.

 

 

일단 [감성]이라는 단어를 저런데 사용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에 대해선 과거 몇차례 진지 깊이 빨고 적은 적

 

(http://ran.innori.com/623)이 있으니 본 글에서는 최대한 생략하도록 하고

 

여기선 $도시/국가명$+색감을 해당 국가의 감성인양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짚어보고 싶네요.

 

 

 

자 여러분, 도쿄도 파리도 마드리드도 로마도 모두 사람 사는 세상이고 같은 태양이 뜨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초록색인건 이탈리아에서도 초록색인거고 동네에서 똥색인건 도쿄에 가도 여전히 똥색입니다. 현실은 그런거예요.

 

 

하지만 우리 인간에겐 자기 기준으로 뭔가 특별한 것에는 특별한 것이 있기를 강하게 바라는 심리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진이 지금처럼 대세가 되어 모든 것을 이미지로 말하는 현대사회에서

 

SNS서비스나 앱제작사들은 소비자들의 그런 니즈를 아주 잘 꿰뚫어 보고 쉽고 간단하게

 

그러면서도 효율적으로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충분히 특별한'장소가 되도록 간이 필터등을 제공하고 있죠.

 

 

도쿄의 하늘이 강원도 하늘과 다르냐면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쿄에 가는 것 자체는 보통 사람에겐 꽤나 특별한 일이죠.

 

그 특별한 도쿄 하늘이 강원도 하늘과 같으면 쓰것습니까? 안되죠 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에서처럼 푸르고 붉은 하늘이어야 합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처럼 분홍 꽃잎이 눈처럼 내리는 하늘이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그런 사진들이 모이고 모여

 

'도쿄 사진이라면 모름지기 이런 분홍 색감이어야 한다'는 집단 선입견을 만들어냅니다.

 

파리 사진이라면 모름지기 이런 브라운 톤이어야 한다 라는 집단 감성을 만들어냅니다.

 

어처구니 없는데 실제로 가만 보면 흐름 자체가 이렇게 흘러요.

 

 

사진을 그렇게 보정한 사람도 사람이지만, 보는 사람들도 은연중에

 

'외쿡 사진은 뭔가 좀 색감부터 달라야 해' 하는 선입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양자가 죽이 맞으니까 이런게 가능한거예요. (.....)

 

 

그리고 이런 경우 사진들에 달린 댓글들도 보면 다 똑같습니다.

 

"헉 색감감성 죽이네요 보정법좀 갈켜주세요" "이거 필터 머예요?" "vsco 뭐쓰셨어요?" "아날로그 필름 도쿄 하신건가요?"

 

사진 그 자체에는 거의 아무도 관심없습니다.

 

오직 보정법...색감에만 관심있죠. 왜? 대부분 애초에 사진이 별로니까요.

 

사진이 진짜 대단하다면 색감같은거 묻거나 하지 않습니다.

 

도쿄나 시드니나 여기나 사람 사는 곳인건 똑같습니다.

 

기후나 여러 요인으로 인한 하늘의 발색이나 미묘한 분위기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하늘이 통채 분홍색이라던가 초록색이거나 하지는 않아요. (.......)

 

 

그럼 뭔가 국가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다른 점을 포착해 찍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고 결국 여서 찍은 사진이랑 본질적으로 똑같은데 똑같기 싫어서

 

사진에 색감 이거 저거 입힌다 해도 .....사진이 별로인건 변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약점투성이인 사진은 보정으로 무슨짓을 해도 구제받기 어렵습니다.

 

 

사람들 안목이 별로인듯, 실은 꽤나 날카로워요.

 

실제로 색감,보정법 질문 받는 사진은 후보정 빼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는 사진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생각에...다른 사진 다 마찬가지지만 [외국]사진은 특히 양자로 크게 나뉩니다.

 

다녀온 사람끼리 공유하는 그 무엇을 자극하는 사진들이 있는가 하면,

 

다녀오지 못했지만 타인의 글과 사진을 통해 간접경험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도움이 되는 사진들이 있죠.

 

 

감성이 칸트가 일찌기 정의했듯 오감중 몇가지를 자극하는 작용이라 했을때...

 

다녀와본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그 무엇만큼이나, 상상을 통한 공감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벌어지는 현상들을 보노라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겠네요. (....)

 

 

 

지금 저는 취미레벨에서 색감입히고 즐기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또한 상업레벨에서 클라이언트가 원할경우에도 얼마든지 이런색의 색감 작업은 이뤄질 수 있어요.

 

이게 나쁜일이라거나 죄짓는 일이라거나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자고 하는것도 절대 아닙니다.

 

당장 저도 어느정도는 즐기는 일이예요.

 

누구한테 피해주지 않는 이상 즐기면서 뭘 하건 자기 자유입니다. 제가 누누히 주장하는 바가 이거잖아요?

 

 

 

저는 그냥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고 분석을 하는 한편,

 

즐거운 취미를 넘어선 영역으로 가려면 어떤 것이 보다 더 바람직할까에 대한 제 생각을 나름 정리해보고 있을 뿐이예요.

 

 

사실 진짜 외국의 감성을 사진으로 제대로 잡아내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 문화, 생활...자잘한 것을 어느정도 알고 느낀 연후에야

 

비로서 디테일을 포착해 사각의 프레임안에 넣을 수 있을거예요.

 

그런건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게조차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기로 숨쉬면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요.

 

오히려 극소수의 포토그래퍼들이 타지에서 현지인보다 더 예리한 시선으로 본질적인 것을 포착하죠.

 

 

이런 사람들의 사진은 핑크나 브라운 색감같은거 안입혀도 감성, 문화가, 역사가 묻어 나옵니다.

 

아니 과장 좀 섞으면 국가나 시대 그 자체인 사진도 드물지 않아요.

 

예전 젊을적에 살가도 사진 보고 저는 이점을 통감한 바 있습니다. (.....)

 

 

누차에 걸쳐 말하지만 진짜배기 포토그래퍼에게 중요한건

 

내용물과 그 내용물이 목적을 달성했는가의 여부이지, 포장지나 액자가 아니거든요......

 

 

저같은 보통 사진사에겐 포장지나 액자를 가지고 노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의 중요한 다른 것의 존재를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것도 즐겁죠.

 

 

 

없는 특별함을 쥐어짜거나 덧붙이기보단

 

처음부터 특별하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

 

 

그냥 긴 글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