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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보급기와 고급기의 진짜 차이는.

by 선배/마루토스 20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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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라고 할것까지는 못될듯도 합니다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DSLR을 구매하시면서 간과하시거나 잘 모르시는 부분이 고급기와 보급기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히 고급기와 보급기의 차이를 포스팅해

혹시라도 이제부터 카메라를 선택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죠.

 

어느 제조사의 라인업이건 간에 라인업은 최근 크게 4가지로 나뉜다고 보시면 됩니다.

크롭 보급기, 크롭 고급기, FF보급기, FF고급기.

바로 얼마전까지만해도 FF센서가 대중화 되지 못하여 FF센서를 가졌다는 것 하나만으로 비싼 가격이 책정되고 고급기처럼 치부되었지만

이는 가격에 기반한 사고방식일 뿐, 제 기준에서 볼땐 FF센서를 가졌어도 보급기는 보급기고 고급기는 고급기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중 하나가

고급기일수록 더 좋은 사진이 나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신다는 겁니다. 고급기일수록 색감도 더 뛰어나며 고급기일수록 후보정 안해도 작품이 나올거다..

그러니 나는 고급기를 써야 한다....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을 저는 정말로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저로 하여금 이런 글을 쓰게 하는 이유가 된거죠.

 

딱 잘라 말씀드리자면, 헛소립니다. 완전한 착각이예요. 하다못해 저렴한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해도 말입니다.

보급기와 고급기를 나누는 기준은 화질이 아닙니다.

오직 기능과 편의성으로 보급기와 고급기는 나뉩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전혀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죠.

똑같은 엔진, 똑같은 샤시의 중형차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엔진이 똑같고 기본이 똑같으니 이 중형차로 서울부터 부산 다녀온다고 하면 설령 색이 다르다 한들 소비하는 연료의 양도, 드라이빙 감각도

다를 수가 없습니다. 똑같을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중형차의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최저기본옵션으로 하면 2천만원인데 ..여기에 시트 좀 고급으로 하고

오디오 좀 좋은 거 넣고, 에어백 앞뒤로 달고, 후방카메라와 내장내비게이션 넣고 하면 3천만원 훌쩍 넘습니다.

그러나 이 중형차의 "자동차"로서의 본질은 아무리 화려한 옵션을 붙여도 변하지 않죠. 여전히 서울에서 부산 다녀오면 똑같은 기름 먹습니다.

대신 보다 좋은 음질의 노래를 보다 편하게 들으며 가다가 좀 더 편하게 주차시키고 만약 사고라도 났을때 좀 더 안전을 보장해 줄 뿐입니다.

 

카메라 역시 똑같습니다.

막말로 같은 세대, 혹은 앞뒤 한세대 동안은 고급기와 보급기의 센서는 거의 동등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화소따위는 애초에 중요하지않고 전체적 화질을 본다면 더더욱요.

센서가 같다면, 같은 렌즈를 썼을 때 나오는 결과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끝까지 따져보면 아주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이제 처음 구매하는 입문자가 그런거 구분할 수 없을만큼 똑같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란 소리죠.

 

대신 기능이 다릅니다. 보다 정확한 AF, 비나 눈에 조금 더 견디는 방진방습구조, 더 많은 선택을 더 빨리 행할 수 있는 UI,

사진의 노출을 보다 세심하게 나눠 계산하는 노출계, 보는 그대로 찍히게 하는 100%에 근접한 시야율과 이를 위한 더 커다란 펜타프리즘,

움직이는 물체를 더 잘 잡아내는 추적포커싱,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촬영을 가능케 하는 저조도하에서의 신뢰성과 적은 노이즈,

외장순간광 촬영에 대한 보다 나은 편의성과 신뢰성, 더 빠른 셔터스피드의 제공등.....화질이 아니라 기능만 다릅니다.

센서가 크롭이냐 FF이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FF센서 달고도 크롭보급기와 기능면에선 똑같은 카메라가 FF보급기입니다.

 

이러한 더 나은 편의성과 기능들은 결과적으로 사진을 찍는데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더 많은 사진을 건질 수 있게 해주죠. 이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이러한 편의기능빼고 결과물만 놓고 비교한다면

보급기와 고급기의 결과물은 거의 대동소이, 똑같다는 겁니다. 설령 60만원짜리 한물 간 중고 보급기와 200만원짜리 최신 고급기를 놓고 비교해도,

200만원짜리 FF보급기와 900만원짜리 FF고급기를 놓고 비교해도 말입니다.

 

이것은 결국 앞에서 예로 든 중형차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에어백이 필요하고 물소가죽 시트가 맘에 든다면 고급옵션 선택하시는 거고

그런거 필요없이 당장 굴러가는 차가 필요하다면 최저옵션 선택하시는 거죠.

설마 중형차 고르실때 고급옵션 선택하시면서

하이브리드도 아닌데 기름은 더 적게 먹고 승차감은 더 좋으면서 목적지까지 더 빠르고 편하게 가는걸 기대하는 분은 없으실겁니다.

그런데 카메라를 고르실때는 고급기를 고르면서 사진이 더 잘나올거라고, 후보정안해도 작품이 나올거라고 기대하는 분은 실제로 존재하니 미칠노릇입니다.

 

이참에 확실히 말씀드리자면, DSLR의 경우에는 고급기일수록 후보정을 해야 합니다.

네? 농담하지 말라고요?? 아뇨 진담입니다. 실제로 카메라 제조업체들의 방침이 이렇습니다.

 

제조사들은 보급기를 사용하는 사람의 레벨을 낮게 잡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냐면, 이사람들은 후보정을 잘 못하거나, 거의 안할거라고 가정합니다.

그 결과, 보급기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카메라 내부에서 어느정도 후보정을 강하게 하여 후보정 안해도 좀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하는걸 전략으로 삼습니다.

물론 보급기 가지고도 후보정하는 분들을 위해 후보정 약하게, 혹은 거의 안하고 후보정 좀 편하게 할 선택지도 줍니다. 그러나 기본방침이 이렇다는 거죠.

 

제조사들은 고급기를 사용하는 사람의 레벨을 높게 잡습니다. 이렇게나 비싼 카메라는 프로 내지는 하이아마추어들이 쓸거라고 생각하는건 당연한 일일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나면, 이 사람들은 후보정을 거의 반드시 할것이며, 또 잘 할것이라고 가정합니다.

그 결과, 고급기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카메라 내부에서 보정을 거의 하지 않은, 최대한 부드럽고 연하도록 나오게 하는걸 전략으로 삼습니다.

왜냐면 후보정하는 사람 입장에선 약하고 부드러운걸 강하고 진하게 하는건 엄청나게 쉬운 일인 반면, 강하고 진한걸 연하고 부드럽게 하는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거든요.

물론 고급기도 후보정 안하는 사람에 대해 옵션으로서 보급기만큼 강하게 내놓는 선택지를 주긴 하지만 기본방침은 이렇습니다.

 

이래서 카메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고급기 사면 후보정 안해도 작품나올거야"라고 생각하시는건 실은 엄청난 오해요 착각인겁니다.

 

부디 카메라를 고르시면서...엉뚱한 착각에서 비롯된 환상을 가지고

무조건 더 고급기, 무조건 더 비싼 카메라가 더 좋은 사진을 내어줄거라는 믿음에 괜히 비싼 돈을 쓰지는 마시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또 주제넘은 한소리 적어봅니다만.....뭐 여유되시는 분들은 여유의 한도내에서 비싼거 사시는게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요.

 

다만 최소한 그 이유로서 저런 엉뚱한걸 들지는 마시고 보다 합당한 이유를 찾으셨으면 하는겁니다.

 

 

 

이글은 제가 DSLR쓰며 10여년동안 고급기는 단 한번도 사보지 못하여 배가 아파 적는 글이 절대 아닙니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