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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COMIC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 극장 감상평.

by 선배/마루토스 201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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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카테고리에 글 쓰는건 정말 오래간만이군요. ㅋ

어제 와이프님의 윤허를 얻어 퇴근후 강남 메가박스에서 큰화면으로 감상하고 왔네요.

생각(오덕포스 풍기는 관객들만 가득할것이다)하고는 달리

오히려 젊고 예쁜 아가씨 관객들이 많아 조금 놀라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저처럼 혼자 온 아저씨들도 상당수 보였.....ㅠㅠ

 


일단 이 작품에 대한 감상평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이랬네 저랬네 하고 단순히 말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작품에 대한 감상평 따로 해야 하고

제작진에 대한 감상평 따로 해야 하는....그런 난해한 작품이니까요.

 

"에바의 세계를 리메이크가 아닌 리빌드 하겠다"는것이 이 신극장판 처음 제작시 감독이 한 말이었죠.

극장판 서, 파는 TV판 애니의 리빌드였습니다. 그리고 파에서 진도를 급격하게 빼면서

사실상 TV판의 리빌드는 끝났어요. 극장판 급(Q)부터는 지난 구 극장판의 리빌드라고 봐야 합니다.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이 난해한 시리즈, 그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이 Q를 만든 제작진은

이 난해한 작품을 누구 보라고 만들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 오덕이죠. 저같은 정상인 보라고 만든 작품이 아닙니다.(.....)

서와 파는 나름 친절한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가장 다수의 시청자가 보았을 TV애니의 리빌드였으며

스토리의 큰 줄기가 TV판의 그것을 따라 진행되다 조금씩 틀려져 나가기에

어지간한 시청자도 따라가는데 큰 무리가 없는 작품들이었어요.


Q는 다릅니다. 이건 전혀 달라요.


현대의 오덕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정보의 오덕, 분석의 오덕, 해석의 오덕입니다.

제작진이 던지는 떡밥을 즉시 받아 정보를 모으고 분석한 후 해석해 내는 현대의 오덕앞에

어지간한 떡밥은 떡밥으로서의 의미조차 없습니다.

이 오덕과 나누는 떡밥의 밀당을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게 누구냐?  안노입니다. (......)

그리고 그 안노가 내놓은, 오덕을 위한 최강의 떡밥이 바로 이번 Q에서 보이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잃어버린 14년"입니다.


잠시 딴이야기를 해보죠.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그리고 Q를 제대로 보기위한 최소한의 제반작업은 어떤 것일까요?

먼저...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을 읽어야 합니다.

토미노 감독의 이데온을 보고 와야 하고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고 와야 합니다.

고다음에 비로서 가이낙스가 만든 작품들 중에서 왕립우주군-오네아미스의 날개-를 보고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를 보고, 건버스터를 보고, 프리크리를 보고, 에바 TV판을 보고,

에바 구 극장판을 보고, 마기 극비문서까지 검색해서 찾아본 후 비로서

아, 이제 준비 좀 되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바꿔말하면...에반게리온 덕후라 하면 최소한 이정도는 다 이미 애저녁에 쌈싸먹듯 해치운 인종들이죠.

이쯤 되면 어떤 떡밥도 자체분해 하고 안노도 이제 바닥이 드러났구나 ㅋ 하며 코웃음 치는 사람들이

중증 에바 덕후들입니다. 실로 무섭고도 벅찬 존재죠.


그런 이들이 보라고 만드는 작품이예요. 이미 일반인 보라고 만드는 작품이 아닙니다.-_-;;

그렇기에 정말 과감하고 자충수가 될 수도 있는 극단적인 한 수를 썼다고 생각되어집니다.


14년의 공백, 세상 그 어떤 오덕도 안노 머리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한..

그리고 신극장판 완결편이 나오기 전까진 알수없는 14년이라는 한수 말이죠.


아 물론 밀당의 1인자 답게 약간의 힌트는 흘려줍니다.

니어서드임팩트. 인피니티. 열세번째 사도. 리린의 왕, 뷔레, 신 살해자....안노답게 멋져보이는 말로 치장한

몇개의 키워드를 던져주며 "자 님들하 이제 알아서 추측들 하며 다음 극장판 나올때까지 떡밥놀이 하셈"

하는거죠. 일반인이 아무정보없이 Q보러 들어갔다 나왔다면 도대체 이게 뭔가 ?? 하고 말테지만요.

 

그래서 이 작품은 오덕에게조차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으로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된것이라 봅니다.


작품 자체는 언제나 그렇듯 충격적인 연출, 극히 높은 퀄리티의 작화,

정과 동이 극도로 교차되는 편집과 사운드등...매우 잘 만든 작품이지만

에바라는 이름을 단 이상 그건 뭐 기본으로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만드는게

에바라는 이름의 힘이겠죠. -_-;;


개인적으로는 기다린 보람이 있는 작품이기도 했던 동시에

약간의 실망감도 금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작품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백의 14년이 존재하는 만큼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 왜 그들이 신지에게 그렇게 했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공백으로 인해 알 수 없는 만큼 오히려 감정을 이입하기는 힘들었어요.

만드는 사람들이야 14년간 뭔일이 있었는지 아니 이들은 당연히 이리 행동하는 거다 라고 생각하고 그렸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리빌드"에 얽매인 나머지 모든것을 반대로만 가져가는데 연연해하고

충격의 반전만 자꾸 보여주려 하다보니 개연성조차 잃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조차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신 극장판 급(Q)에 대한 단독평은 좀 보류하고 싶어요.

진정으로 이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될 완결편이 나올때까지 말입니다.


걸작이 될지 그저 그런 작품으로 막을 내리게 될지는 역시 방점이 가장 중요할테니까 말이죠...

 

 

그나저나 또 어떻게 기다리나 ㅠㅠ

이 신극장판 시리즈 시작한 이래 벌써 애가 둘이 되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