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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COMIC

[연재] 선배의 명작 만화 소개 <3> 무한의 리바이아스

by 선배/마루토스 2007.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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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배 마루토스입니다.


불현듯, 비정기적으로 가끔 한두개씩, 여러분에게 좋은 만화를 소개시켜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갑자기 불현듯 마음속 깊은곳에서부터 우러나와, 이렇게 연재식으로 글을 하나 써보게 되었습니다.


기왕지사 하는거, 명작들을 골라 소개해 드릴 생각이며,

아마도 제가 권해드리는 만화들의 태반은 구해 보기조차 어려울 소지가 충분히 있으므로,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이나 여러가지 문제가 존재하기에, 저에게 구해달라는 쪽지나 답글은 정중히 사절하오며;

가급적 좋은 작품을 엄선해서 소개시켜드리겠다는 것만 약속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그 세번째로, 역시나 갑자기 불현듯 생각난 애니, 무한의 리바이어스을 소개시켜드릴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의 리바이아스 (1999) 총26화


1999년에 방영된 이 26화짜리 애니메이션은, 20세기 후반의 반세기동안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세계관과 노우하우를 쌓아온 일본 TV애니메이션의 결정판이다, 라고 까지 저는 이야기합니다.


2237년, 우주 항주사 면허를 따기위해 일종의 우주학원이자 우주스테이션인 리베 델타에 와있던

주인공 아이바 코우지와 소꼽친구 호우센 아오이, 동생 아이바 유우키등 487명의 생도들은....

돌연한 사고에 휘말리면서 단 한명의 어른도 없이 우주에 내팽겨쳐집니다.


게돌트 페노메논으로 인해 레베 델타가 압력으로 인해 붕괴하기 직전, 기적적으로 리베 델타 안에 숨겨져있던

의문의 외양형우주가잠함(게돌트 페노메논 하에서 독자적 외우주 항행이 가능한 전함) "흑의 리바이어스"를 발견,

전원이 이 전함에 올라타면서 스토리는 시작됩니다.


그러나, 한명의 어른도 없이, 본래는 모두가 평등한 487명의 생도들이 구조를 바라며 우주를 표류하는 동안

이 우주전함을 둘러싼 정치세력들과 군부의 암투로 인해 구조는 오지 않고, 오히려 공격을 받게 됩니다.

그것도 동급의 외양형우주가잠함들인 "청의 임펄스", "심홍의 디스카티스"", "회색의 게슈펜스트"등의 공격을요.

생명의 위협을 느낀 생도들은 마침내 리바이아스에 숨겨진 바이탈 가더의 사용법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무력으로 공격해오는 상대를 격퇴하지만, 이로 인해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인간사회에서라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들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엘리트 사관들이 통치하는 체제하에서 모두가 평등하게 작업하고 배급받던 초기 단계에서...

일부 불량 세력들의 쿠데타로 인해 평등은 깨어지고 독재체제가 시작되는가 하면,

지나친 억압에 의한 역쿠데타로 다시 민주체제로 돌아왔다가,

리더의 우유부단함과, 자유를 중시한 나머지 일부 방종으로 달리는 인간군상들로 인해 치안이 무너지게 되고

다시금 일인독재체제가 설립되는 와중에, 물밑으로는 사이비 종교까지 번지기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지만 개인의 능력은 특출난게 없었던 주인공 아이바 코우지는

이성간의 관계, 형제간의 관계, 그리고 우정의 붕괴등으로 인한 시련을 차례차례 맞이하게 되며


치안이 무너진 자치체제하에서 성폭행 당하는 여생도까지 나오면서 이야기는 극을 향해 치닫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바 코우지와 소꼽친구 호우센 아오이의 자아가 한번 붕괴했다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다시 일어서게 되는 계기가 되는 21화는

TV애니메이션 사상 역사에 남을 명연출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이 애니메이션은 18세 이하가 봐서는 그 깊이를 다 이해하지 못할만큼 심오합니다.

SF의 모습을 빌리고, 우주액션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언정,

이 애니메이션의 참모습은 "인간 사회에 대한 고찰"입니다.


무정부상태로 버려진 500여명의 평등한 인간군상이 생명의 위기에 처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협력하고, 또 내분을 일으키고,

자유를 위해 희생되는 개인, 사회 치안 유지를 위해 희생되는 개인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죠.

한가지 흠이라면 벌린 이야기의 수습을 위해 SF의 힘을 빌리고 있다는 정도랄까요;;


시나리오를 쓴 작가 쿠로다 요스케는, 이 애니메이션의 각본을 집필할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내게 시나리오의 신이 강림했었다"


애니를 보고 난 후 제 감상도 그랬습니다.

"이 애니 시나리오 작가에게는 신이 내린것임에 틀림없다 -_-;;"라구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정말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초기에는 누가 누군지 헷갈릴 정도로 많이 나오지만, 이내 각 캐릭터들이 구분되기 시작하는 것은,

각각의 캐릭터에게 부여된 명확한 차별성때문입니다.


능력없는 주인공 아이바 코우지, 능력있지만 형을 혐오하는 아이바 유우키,

능력도 있고 온화한 성격을 지녔지만 아픈 과거를 지닌 오제 이쿠미,

자신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깨닫기까지 오래 걸린 호우센 아오이,

대단한 능력을 소유했으면서도 우유부단한 유이리 바하나,

힘을 앞세운 독재를 펴면서도 최소한의 분별은 잃지 않던 에어즈 블루,

무능력하면서 허풍만 강했던 룩슨 호우죠,

스스로를 "제 2인자에 적합한 부관타잎"이라고 하는 게이, 슈타인 헤이가,

사이비종교를 창시하고 스스로 교주가 되는 무서운 아가씨, 파이나 시노자키,

밝고 명랑하면서 오제를 좋아했지만 슬픈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이즈미 코즈에,

사랑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는 찰리(굿 터틀렌드 3세)....


그리고 이들 모두를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지켜보는 수수께끼의 소녀 네야 등등....

이들 캐릭터 한명한명이 모두 각각의 스토리를 지니고 복잡하게 얽히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그들 모두가 각자의 인생의 주인공임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50년에 걸친 일본 TV애니메이션 역사에서, 20세기 최고의 TV애니메이션을 단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이 애니메이션을 꼽을 것입니다.


사실 이 애니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림체죠 -_-;;


화려한 그림으로 치장하는것이 다반사인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유독 이 무한의 리바이아스는

작화 레벨이 높다고 말하기 힘든 그림을 하고 있습니다. -_-;;


그러나 성우들의 연기도 수준높으며, 음악은 정말 좋은 편입니다.

특히 내용과 음악의 하모니가 기가 막힌 수준이죠.

또한 리바이아스의 오프닝, "Dis"는 애니메이션 주제가중에서도 대단히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TV애니메이션은 다 질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편견을 박살내줄만한 "무한의 리바이아스"를,

오늘 마루토스가 여러분에게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