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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by 선배/마루토스 201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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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결과가 전부일 수 있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됩니다.

원하는 이미지를 원하는 형태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중간과정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무슨 장비를 쓰건, 어떤 후보정을 하건간에 그 목적 하나만 달성하면 되는것이 사진의 본질입니다.





한편, 사진은 만남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 처음 만나는 풍경, 처음 만나는 사람들...그러한 것을 즐길 여유가 있다면

결과물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즐거운 만남, 기분좋은 산책길이었다고 웃음지을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남에게 자랑할 사진 몇장 건지지 못했다고 스스로 그 즐거움을 져버리실 필요는 없어요.





사진은 사랑이고 추억이며 기록이기도 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 시간들을 사랑을 담아 찍고 사랑을 보태 보정하고 인화한다면

그 사진의 가치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금은과도 바꾸기 힘든것일겁니다.

장비의 경중이나 실력의 고하는 상관없어요. 사랑하는 이가, 사랑했던 그 순간들이 담겨있기만 하다면.




그와 동시에 사진은 폭력입니다.

온전히 자기의 욕심을 채우고자 가난하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나 사회적 약자,

마녀사냥의 희생자들에게 들이대는 카메라는 흉기 이상의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은 찍는이를 그대로 반사하여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잘찍건 못찍건, 장비가 좋건 나쁘건간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여준다는 것은 찍은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욕정으로 찍었다면 욕정이 담길것이고 우정으로 찍었다면 우정이 담길것이며

슬픔으로 찍었다면 슬픔이 보일것입니다. 이 정직함이 바로 사진입니다.

결코 어설픈 후보정같은 포장등으로 보는 이들을 속일 수 있을거라고 자신하지 마세요.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다른 분들을 속일 수는 없는것이 또한 사진입니다.




사진은 과정만 즐겨도 됩니다.

누군가에게 굳이 잘 찍었다고 인정받기위해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시간, 그 곳에서 그것을 찍어보고자 기계를 조작하고 빛을 관찰하며 더하고 빼는 그 과정들 하나 하나가 즐겁습니다.

PC로 옮겨와 이리 저리 만져보며 바뀌는...그 변화자체만 즐겨도 충분히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하나의 게임이라 할만 한것이 또한 사진입니다.




사진, 그냥 안찍어도 됩니다.


그저 그 극도의 기능성이 세련된 디자인과 만나 발하는 공학적 아름다움만 보고 즐겨도 됩니다.

필카부터 디카까지, 오래된 렌즈의 차가운 금속 광택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면, 그래서 모은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사진 그까이꺼 뭐 꼭 찍어야 하나요. 찰캉 하는 날카로운 금속성의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좋아지는걸요.

제습함에서 하나씩 꺼내고 닦고 다시 넣어두고 하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설레일 수 있습니다.

세련된 기능미의 작은 카메라 하나 귀엽고 앙증맞은 가죽케이스에 담아 패션아이템으로만 써도 됩니다.

거울에 살짝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카메라가 약간의 지성미를 더해준다 느껴진다면 그걸로 된거예요.









중요한 것은 사진에 대한 각자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어느것은 틀리고 어느것은 맞다가 아닌, 100명이 있다면 100명 모두 다른 생각이 나와야 하는 그런것 말입니다.





그래서 하는 생각인데

사진은 .....결국 마음인것같습니다.